배우 남궁민의 활약으로 주목받던 '연인' 파트1이 퇴장한 뒤 김순옥 작가가 '7인의 탈출'로 컴백했으나 호불호 평가가 나뉘고 있다. 금요일부터 주말까지 드라마판을 견인하는 방송 인기작의 공백기다.
SBS 금토드라마 '7인의 탈출'이 최근 첫 방송을 시작했다. '황후의 품격', '펜트하우스'를 함께 한 김순옥 작가와 주동민 감독이 다시 뭉친 작품이 시작부터 기대를 모았다.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전국 기준 6% 대, 나쁘지 않은 성적이지만 작품을 향한 평가들을 두고 보면 마냥 지켜보기만 할 수치는 아니다.
'7인의 탈출'을 두고 가장 크게 나오는 비판은 자극적인 요소들이 선을 넘고 불쾌감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이다. 우선 방다미(정라엘 분)의 불행에서 시작하는 모든 이야기가 '펜트하우스'와 유사해 기시감이 강했다. 금라희(황정음 분)가 버렸던 친딸 방다미를 다시 데려와 성공을 위한 도구로 이용하는 것도 모자라 딸의 얼굴을 주먹으로 때리고, 수족관으로 패대기 치는 모습이 보는 이들을 경악하게 만들었다. 컨닝과 원조교제, 학교에서의 출산 등 자신의 부정을 덮기 위해 전학생을 이용하는 한모네(이유비 분)도 마찬가지.
기본적으로 '7인의 탈출'이 악인들을 주인공으로 삼는 피카레스크식 작품이긴 하다. 그러나 작위적인 설정이 난무하고 그 과정에서 충분한 개연성은 사라졌다. 마음 붙일 곳 하나 없는 등장인물들의 행보들 가운데 '7인의 탈출'로 즐길 수 있는 재미는 오직 '고자극' 뿐이었다. 제작발표회부터 "마라맛을 넘어 죽을 맛이었다"라던 출연진과 제작진의 고백이 과언이 아니었다. 결국 해당 방송들에 대한 민원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빗발친 상황이다.
물론 '황후의 품격'에서도, '펜트하우스'에서도 그래왔듯 김순옥 작가 특유의 극적인 전개 특성상, 초반부의 자극과 악행들이 후반부의 사이다로 더욱 폭발력 있게 돌아올 수도 있다. 그러나 초반부터 치닫는 전개가 당장의 시청에 대한 불쾌감마저 남기고 있어 비판을 사고 있다.
더욱이 이제는 동시간대 경쟁이 무의미하고 VOD나 OTT를 통해 주말드라마 전체가 경쟁하는 구도인 바. '7인의 탈출'의 경쟁작은 더 이상 동시간대 금토극 드라마 만이 아니다. 안타까운 점은 그렇다고 해서 이를 대체할 금요일 혹은 주말 밤의 인기드라마가 또 존재하진 않다는 점이다.
tvN 토일드라마 '아라문의 검'은 시즌1이었던 '아스달 연대기'보다 높은 완성도를 자랑하는 데다 배우 이준기와 신세경 등 바뀐 주연들도 자연스럽게 극에 녹아들며 호평을 받고 있다. 그러나 완전히 새롭게 창조된 판타지 장르와 세계관의 특성상 신규 시청자 유입이 좀처럼 쉽지 않은 모양새다. 이에 좀처럼 5% 벽을 깨지 못하고 있다.
지난 달 일찌감치 방송을 시작했던 JTBC 토일드라마 '힙하게'도 비슷한 상황이다. 배우 한지민의 천연덕스러운 사이코메트리 능력이나 이민기와의 로맨스 등은 유쾌하게 볼만 하다. 하지만 이미 극이 후반부에 접어든 가운데 좀처럼 뒷심을 발휘할 만한 전개가 나오질 못하고 있고, 8% 대로 한자릿수에 머물러 있는 상태다.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 또한 주말드라마로 유독 호평받았던 유이의 새 드라마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단, KBS 주말드라마 특유의 50부작 이상으로 긴 호흡 탓에 본격적인 이야기가 전개되지 않은 상태다.
여기에 오는 23일부터 다음 달 8일까지 '제 19회 항저우 아시안 게임'까지 예정된 상황. 결국 금, 토, 일 주말 드라마 팬들을 사로잡을 TV 작품의 공백기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TV에서 OTT로 시청 이탈률이 극심해지는 가운데 방송 시장에 더욱 뼈 아픈 공백기가 될 전망이다.
그렇다면 대안은 정말 MBC 금토드라마 '연인' 파트2에 대한 기다림 뿐일까. 그조차도 오는 10월 13일에야 컴백해 인내의 기간이 결코 짧지만은 않다. 이에 남궁민 떠난 자리 든든한 굴러온 돌이 될 줄 알았던 김순옥의 죽을 맛이 유독 안타깝다. / monamie@osen.co.kr
[사진] SBS, tvN, KBS, MBC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