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사극=미스캐스팅 논란, 관행인가..최수종→안은진→김동준의 성장통 [Oh!쎈 이슈]
OSEN 장우영 기자
발행 2023.11.19 22: 24

배우 최수종도, 안은진도 처음에는 ‘미스 캐스팅’으로 불렸다. 지금은 김동준이 ‘미스 캐스팅’으로 불리며 지적을 받고 있다.
김동준은 군 전역 후 대하 드라마로 복귀했다. 그동안 미니시리즈 등 대하 드라마에 비해 상대적으로 호흡이 짧은 작품에서 시청자들과 만나왔던 김동준으로서는 파격적인 선택이었다. 특히 그가 연기하는 현종은 고려 8대 왕이자 고려 왕조의 기틀을 다지는 데 크게 기여한 군주로, 열아홉의 나이에 황제가 되어 즉위 초반부터 거란의 침입을 받는 등 어려움을 겪었으나 거란을 물리치고 고려의 번영을 이룩한 왕이다.
극 초반부터 입체적으로 캐릭터를 표현해야 한다는 점에서 수준급 연기력이 필요했다. 김동준이 ‘고려 거란 전쟁’ 현종 역으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시청자들은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첫 방송을 기다리고 지켜봤다. 이에 김동준은 대하 드라마 도전을 앞두고 “부담감은 있다. 어떤 일을 할 때 부담감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고려 거란 전쟁’을 읽으면서 현종이라는 인물을 표현할 수 있을까 싶었다. 부담을 넘어 해내고 싶고, 꼭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동준은 부담감을 중압감으로 느껴 자신의 연기를 보여주지 못하는 배우는 아니었다. 실제로 삭발까지 감행하는 각오에서 드러나듯 김동준은 초반부를 오롯이 이끌면서 몰입도를 높였다. 궁에서 쫓겨나 절로 들어가고, 이로 인한 설움과 숱한 암살 위협 속에서도 용손으로서의 기개를 잃지 않았다.
하지만 첫 방송 이후 김동준의 연기가 몰입도를 깬다는 지적이 있었다. 무게감이 큰 대하 드라마에 맞지 않는다는 미스 캐스팅이라는 지적이 김동준을 둘러쌌다. 반면 실제로 삭발까지 감행하며 각오를 보이고, 전역 후 더 연기가 깊어졌다면서 김동준을 칭찬하는 이도 적지 않다.
김동준이 겪는 미스 캐스팅 논란은 사극에 도전하는 배우들이라면 다 한 번쯤 겪는 관행이 된 듯 하다. ‘태조 왕건’으로 대하 드라마에 도전한 최수종도 “얼굴 동글동글하고 쌍꺼풀 지고 그런 사람이 무슨 왕이냐”라는 지적 속에서 ‘태조 왕건’을 시작했지만 자신만의 페이스를 유지하며 200부작을 완주했다. ‘태조 왕건’은 최고 시청률 60.5%를 기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 ‘한 사람만’, ‘나쁜 엄마’ 등으로 주목 받은 배우 안은진도 대하 드라마는 아니지만 첫 사극 ‘연인’에서 몰입도를 깬다는 이유로 미스 캐스팅 지적을 받았다. 하지만 안은진은 기존 사극에서 보기 어려웠던 주체적인 여성을 자신만의 연기와 매력을 더해 입체적으로 풀어내면서 안방극장의 새로운 ‘히로인’으로 자리를 잡았다.
김동준 또한 최수종, 안은진이 겪었던 미스캐스팅 논란을 성장통 삼아 더 성장하고 안정적인 연기로 ‘고려 거란 전쟁’을 이끌면 될 일이다. 최수종의 비중이 적은 ‘고려 거란 전쟁’의 초반부에서 시청자들이 몰입하며 볼 수 있는 배경에는 김동준의 연기력도 한 몫을 해내고 있음이 분명하다. 이제 황제의 자리에 올라 정치 스승 강감찬과 함께 거란의 거센 공격을 이겨내고 고려를 이끌게 된 김동준. ‘고려 거란 전쟁’을 통해 한단계 더 성장할 ‘배우’ 김동준이 기대된다. /elnino8919@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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