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역 은퇴를 선언한 '끝판왕' 오승환이 일구대상으로 커리어의 피날레를 장식했다.
오승환은 8일 서울 청담동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25 뉴트리데이 일구상 시상식에서 영예의 일구대상을 수상했다.
한국프로야구 OB 모임 일구회는 “2005년 삼성에 입단한 오승환은 KBO리그 통산 427세이브와 한미일 통산 549세이브를 기록하며 역대 최다 세이브 투수로 우뚝 섰다. 일본 한신 타이거즈와 미국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 콜로라도 로키스에서 활약하며 한국야구의 위상을 높였고, 국가대표로는 2008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 2009 WBC(월드베이스볼 클래식) 준우승 등 굵직한 성과를 남겼다”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이어 “삼성 라이온즈는 그의 업적을 기려 등번호 21번을 영구결번으로 지정했다. 이는 박철순(OB 베어스), 송진우(한화 이글스)에 이어 KBO 세 번째 21번 영구결번이다”라고 덧붙였다.
일구회 김광수 회장은 “오승환 선수는 한국 프로야구 마무리 투수 역사를 새로 쓴 전설이자, 국제무대에서도 위상을 드높인 상징적 인물”이라고 치켜세웠다.
오승환은 수상 후 “은퇴를 하면서 많은 분들 앞에서 인사를 할 수 있게 이 자리를 마련해주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21년간 프로에서 많은 팬들에게 과분한 사랑을 받았다. 그 사랑에 조금이나마 보답할 수 있도록 조금 더 성숙하고 발전된 모습을 보이도록 노력하겠다. 그 동안 너무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남겼다.

그러면서 “불펜투수가 영구결번, 은퇴투어까지 할 수 있도록 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 프로 와서 불펜투수들의 힘든 점을 계속 이야기했는데 그런 부분을 헤아려주셨다고 생각하니 더 상이 뜻깊다. 나도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힘쓸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라고 커리어를 결산했다.
후배들을 향해 조언을 해 달라고 하자 “매 경기 일희일비 안 했으면 좋겠고, 좋은 활약을 하면 팬들이 응원을 해주신다. 팬들 사랑을 받고 있다는 걸 잊지 말고 야구장에서 조금 더 멋진 플레이로 보답했으면 좋겠다”라고 당부했다.

은퇴 후 제2의 커리어에 대해서는 “은퇴를 하면서 가장 많이 받는 질문이다. 지금 아직 정리해야할 부분이 있고, 둘째 아이가 생겨서 계획에 차질이 생겼는데 한국야구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오승환은 수상 후 레전드 박철순, 송진우와 함께 21번 영구결번 착장식에 참여했다. 공교롭게도 한국야구를 대표하는 박철순, 송진우, 오승환 모두 21번을 등에 새겼고, 각 구단의 영구결번이 됐다.

특별 공로상은 이정후(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게 돌아갔다. 이정후는 올 시즌 메이저리그 2년차를 맞아 첫 풀타임을 소화하며 150경기 타율 2할6푼6리(560타수 149안타) 8홈런 55타점 73득점 10도루 출루율 .327 장타율 .407 OPS .734로 활약했다.
삼성 라이온즈 에이스 원태인은 최고 투수상,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송성문(키움 히어로즈)은 최고 타자상을 수상했고, KBO 신인상의 주인공 안현민(KT 위즈)은 이날도 신인상의 주인공이 됐다. 롯데 자이언츠에서 독립리그 신화를 쓴 박찬형은 의지노력상을 차지했다.

프로 지도자상은 LG 트윈스 김정준 수석코치, 아마 지도자상은 경남고 전광렬 감독, 심판상은 권영철 KBO 심판위원에게 돌아갔다. 역대 한 시즌 최다 관중 신기록(164만174명) 수립을 이끈 삼성 라이온즈 마케팅팀은 프런트상을 수상했다.
이날 시상식에서는 故 하일성 전 일구회 회장의 AI 축사가 공개돼 화제를 모았다. 일구회는 하일성 전 회장의 목소리, 표정, 말투를 바탕으로 제작된 버추얼 휴먼(Virtual Human) 축사를 통해 한국야구를 위해 헌신했던 고인을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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