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축구의 상징이 대한민국 축구의 가능성을 다시 꺼내 들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는 우연이 아니었고, 다시 한 번 재현될 수 있다는 평가였다.
아스날과 프랑스 대표팀을 상징하는 레전드 티에리 앙리는 최근 공개된 유튜브 채널 슛포러브 콘텐츠를 통해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했다. 그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에서 한국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낼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앙리는 “토트넘은 좋아하지 않지만 손흥민은 인정할 수밖에 없는 선수”라는 취지의 인터뷰 흐름 속에서, 자연스럽게 한국 축구 전반으로 화제를 확장했다. 그의 시선은 단순한 덕담이 아니었다. 과거의 경험과 현재의 흐름을 근거로 한 평가였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대표팀은 지난 6일 미국 워싱턴DC 존 F. 케네디 센터에서 열린 조 추첨식에서 개최국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그리고 UEFA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와 같은 조에 편성됐다. 한국은 조별리그 세 경기를 모두 멕시코에서 치르는 일정이다.
첫 경기는 오는 6월 12일 멕시코 과달라하라에서 열린다. 상대는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패스 D 승자다. 이어 6월 18일 같은 장소에서 멕시코와 맞붙고, 24일에는 몬테레이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과 조별리그 최종전을 치른다.
대표팀은 대회를 앞두고 3월 유럽 원정 평가전을 준비 중이다. 유럽 한 팀, 아프리카 한 팀과의 맞대결이 유력하다. 다만 일본처럼 유럽 두 팀과의 연속 평가전에는 이르지 못해 아쉬움도 남는다. 아랍 매체 윈윈스포츠는 최근 튀니지 대표팀의 평가전 상대 후보로 한국과 캐나다를 언급하며, 한국의 국제적 위상을 조명하기도 했다.
11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에 성공한 한국은 홍명보 감독 체제에서 두 번째 월드컵에 나선다. 홍 감독은 공식 목표로 8강 진출을 제시했지만, 팬들의 시선은 여전히 조심스럽다. 특히 이번 대회는 48개국 체제로 확대되면서 조별리그 이후 32강과 16강을 연속으로 통과해야 8강에 오를 수 있어 난이도가 더욱 높아졌다.
그럼에도 앙리는 한국이 가진 저력을 분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는 지난해 9월 아이콘 매치 참석차 방한했을 당시에도 “아시아냐, 유럽이냐, 아프리카냐의 문제가 아니다. 결국 할 수 있다는 믿음의 문제”라고 강조했다. 이어 “2002년 한국에서 우리가 일찍 탈락하긴 했지만, 그 대회에서 한국이 보여준 모습은 누구도 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앙리는 “한 번 해낸 국가는 다시 해낼 수 있다”며 “최근 월드컵에서 모로코가 증명하지 않았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한국 역시 충분한 가능성을 지닌 팀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이제 한국과 일본 선수들이 유럽 무대에서 중심 선수로 활약하고 있다. 단순히 로테이션 자원이 아니라 팀의 핵심이 된 경우도 많다”며 “나는 이 선수들에게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앙리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정리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스스로를 믿는 것이다. 브라질도 한동안 우승하지 못했고, 잉글랜드 역시 긴 기다림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국가는 각자의 스토리를 만들어간다. 한국도 결국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겨야 한다.”
월드컵을 바라보는 레전드의 시선은 분명했다. 한국은 이미 한 번 역사를 썼고, 다시 도전할 자격이 있다는 평가였다. /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