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1 패배에도 가장 빛났다...압박-연결-흐름 살린 이재성, '월드컵 필수 카드'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4.01 07: 08

이재성(34, 마인츠)만큼은 더 이상 '선택지'가 아니다. 홍명보호에서 이재성은 있으면 좋고 없어도 되는 선수가 아니다. 반드시 있어야 하는 선수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1일(한국시간) 오스트리아 빈의 에른스트 하펠 스타디움에서 열린 오스트리아와 평가전에서 0-1로 패했다.
결과만 놓고 보면 코트디부아르전과 다를 것 없는 패배다. 하지만 경기 내용은 달랐다. 적어도 전반전만큼은 한국이 훨씬 더 조직적이고, 훨씬 더 위협적이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그 중심에 이재성이 있었다.
홍명보 감독은 이날 손흥민-이재성-이강인을 전방에 배치했다. 겉으로는 3-4-3의 왼쪽 공격수였다. 실제 역할은 훨씬 넓었다. 이재성은 왼쪽 측면에 머무르지 않았다. 손흥민이 안쪽으로 들어가면 바깥으로 빠졌고, 김진규와 백승호가 압박에 막히면 중원으로 내려왔다. 때로는 손흥민보다 더 높은 위치에서 전방 압박을 이끌었고, 때로는 이태석 뒤 공간까지 내려와 수비를 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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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코트디부아르전에서도 높은 위치에서 압박을 시도했다. 결과는 처참했다. 압박은 느슨했고, 간격은 벌어졌으며, 한 번만 벗겨져도 곧바로 수비가 무너졌다. 오스트리아전은 달랐다. 이재성이 있었다.
이재성은 상대 빌드업의 방향을 읽고 먼저 움직였다. 오스트리아가 한쪽으로 볼을 몰면 가장 먼저 압박 각도를 만들었고, 뒤따라오는 손흥민과 김진규, 이태석이 자연스럽게 연쇄적으로 붙을 수 있도록 길을 열었다. 직접 공을 빼앗는 장면도 있었지만, 더 중요한 건 상대가 원하는 방향으로 공을 돌리지 못하게 만들었다는 점이다. 기록상으로는 수비적 행동 2회, 볼 회수 7회에 불과하다. 하지만 숫자로 설명되지 않는 움직임이 훨씬 많았다.
전반 시작과 동시에 나온 손흥민의 결정적 기회도 이재성의 발끝에서 시작됐다. 김승규가 길게 걷어낸 공을 이재성이 받아냈고, 곧바로 손흥민의 침투 타이밍에 맞춰 공간으로 찔러줬다. 전반 16분 손흥민의 슈팅 장면 역시 이재성이 왼쪽에서 템포를 끌어올리며 시작됐다. 전반 27분 이강인의 압박으로 만들어진 기회도, 그 이전까지 상대를 몰아넣은 건 이재성의 활동량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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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성은 이날 63분을 뛰며 32번의 터치, 25개의 패스 중 19개 성공, 키패스 1회, 볼 회수 7회를 기록했다. 숫자만 보면 평범할 수도 있다. 경기를 본 사람이라면 안다. 이날 한국이 전반 내내 오스트리아를 상대로 밀리지 않았던 이유, 손흥민과 이강인이 더 좋은 위치에서 공을 받을 수 있었던 이유, 한국의 압박이 처음으로 압박답게 보였던 이유는 모두 이재성에게 있었다.
속도는 예전 같지 않다. 20대 시절처럼 폭발적으로 치고 나가거나, 혼자서 수비를 벗겨내는 장면도 줄었다. 대신 훨씬 더 영리해졌다. 어디로 움직여야 하는지, 어느 순간에 압박해야 하는지, 누구를 도와야 하는지를 가장 먼저 읽는다. 지금의 이재성은 눈에 띄는 선수라기보다, 없을 때 더 크게 티가 나는 선수다.
실제로 이재성이 빠진 뒤 한국의 흐름은 눈에 띄게 흔들렸다. 후반 18분 홍명보 감독은 이재성을 빼고 홍현석을 투입했다. 이후 한국은 오히려 더 공격적인 조합을 꺼냈지만, 전반전처럼 유기적으로 움직이지 못했다. 압박은 따로 놀았고, 손흥민과 이강인은 각자 해결해야 하는 상황이 많아졌다. 중원과 측면, 공격진을 이어주던 연결고리가 사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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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명보 감독은 이번 3월 A매치를 통해 월드컵 최종 엔트리 마지막 퍼즐을 확인하려 했다. 몇몇 자리는 여전히 경쟁 중이다. 적어도 이재성의 자리는 아니다. 그는 더 이상 '데려갈까 말까'를 고민할 선수가 아니다.
손흥민과 이강인이 살아나기 위해서도, 홍명보 감독이 원하는 압박 축구가 돌아가기 위해서도, 월드컵에서 최소한 지금보다 나은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도 이재성은 반드시 필요하다.
오스트리아전은 이재성만큼은 왜 반드시 있어야 하는지를 확인시켜준 경기이기도 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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