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자책점 0.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에 1선발 같은 5선발이 탄생했다.
두산 우완 신예 최민석은 지난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의 시즌 2차전에 선발 등판해 5⅔이닝 3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투구로 시즌 첫 승을 올렸다. 팀의 7-3 승리를 이끈 값진 호투였다.
1회초 삼자범퇴로 호투쇼의 서막을 연 최민석은 2점의 리드를 안은 2회초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안타를 맞은 뒤 박찬혁을 3구 삼진, 박주홍을 병살타로 잡고 실점하지 않았다. 3회초에는 2사 후 제구가 급격히 흔들리며 박한결-트렌턴 브룩스를 연달아 볼넷으로 내보냈는데 안치홍을 투수 땅볼 처리하는 위기관리능력을 선보였다.

2년차 신예의 담대한 투구는 계속됐다. 4회초 선두타자 이주형에게 안타를 맞은 상황에서 최주환-박찬혁-박주홍의 중심타선을 모두 범타로 돌려보냈고, 4점의 리드를 안은 5회초 2사 만루 위기에 몰린 가운데 이주형을 3구 삼진으로 막고 승리 요건을 갖췄다.
최민석은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 선두타자 최주환에게 볼넷을 내줬다. 이어 박찬혁을 헛스윙 삼진, 박주홍을 1루수 야수선택 처리한 뒤 이병헌에게 바통을 넘겼다. 투구수는 98개. 이병헌이 어준서를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보내며 승계주자 1명이 지워졌다.
최민석은 최고 구속 147km 직구(44개) 아래 커터(25개), 스플리터(20개), 슬라이더(9개) 등 다양한 변화구를 곁들였다. 데뷔 첫해에도 그랬듯 그 어떤 상황에서도 스트라이크존 안에 자신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98개 가운데 스트라이크가 62개(볼 36개)에 달했다.
최민석은 서울고를 나와 202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2라운드 16순위로 두산에 입단한 2년차 투수다. 2라운드 지명에도 신인드래프트장에 초대받지 못해 집에서 이를 시청한 그는 급하게 두산 구단의 연락을 받고 행사장에 도착해 1라운더 박준순과 극적으로 기념사진을 남겨 화제를 모았다.

최민석은 지난해 전반기 8경기 1승 2패 평균자책점 3.63이라는 기대 이상의 퍼포먼스를 뽐내며 선배 최원준을 제치고 선발진 입성을 해냈다. 그리고 후반기 9경기 2승 1패 평균자책점 5.02로 기세를 이으며 향후 베어스 선발진을 이끌 재목으로 인정받았다. 조성환 감독대행은 최민석의 투구를 보고 롯데 자이언츠 레전드 손민한의 느낌이 난다는 극찬을 남겼다.
데뷔 시즌을 17경기 3승 3패 평균자책점 4.40으로 마친 최민석은 마무리캠프와 스프링캠프를 통해 크리스 플렉센-잭로그-곽빈의 뒤를 이을 4, 5선발 후보군으로 분류됐다. 이영하, 최원준, 양재훈, 최승용 등 선배들과 경쟁에 뛰어들었는데 김원형 신임 감독의 눈도장을 찍으며 생존과 함께 5선발을 차지했다.
뚜껑을 열어보니 최민석은 5선발이 아닌 1선발급 퍼포먼스를 뽐내고 있다. 첫 경기였던 2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 6이닝 2피안타 5볼넷 4탈삼진 1실점(비자책)에 이어 이날도 비자책 투구를 펼치며 11⅔이닝 동안 자책점이 ‘제로’다. 10개 구단 선발투수 가운데 평균자책점 0을 유지 중인 선발투수는 최민석을 비롯해 구창모(NC 다이노스), 케일럽 보쉴리(KT 위즈),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 등 4명 뿐.

최민석의 호투가 더욱 돋보이는 이유는 두산 선발진이 시즌 초반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 돌아온 에이스 플렉센이 2경기 2패 평균자책점 5.40을 남기고 부상을 당해 재활에 돌입했고, 토종 에이스 곽빈은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7.27로 2026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후유증을 겪고 있다. 4선발 최승용 또한 2경기 1패 평균자책점 5.63으로 저조한 상황에서 최민석이 토종 선발진의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 두산의 원투펀치를 잭로그-최민석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투구가 안정적이다.
최민석은 경기 후 “정재훈 코치님의 조언이 호투에 큰 도움이 됐다. 코치님이 항상 선발 등판을 준비할 때 선발투수는 팀의 얼굴이고, 간판이니 그날 무조건 한 경기를 책임지라는 말씀을 해주셨는데 그래서 더 책임감이 생겼다”라고 프로야구 최강 5선발로 발돋움한 비결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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