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루카 프레스티아니(20, SL 벤피카)가 결국 유럽축구연맹(UEFA)로부터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 다만 이유는 비니시우스 주니오르(26, 레알 마드리드)가 주장했던 인종차별이 아니라 동성애 혐오 발언 혐의다.
영국 '스카이 스포츠'는 25일(이하 한국시간) "벤피카 윙어 프레스티아니가 레알 마드리드의 비니시우스를 향한 차별적 행위로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받았다"라고 보도했다.
매체는 "비니시우스는 지난 2월 리스본에서 열린 양 팀의 UEFA 챔피언스리그 녹아웃 플레이오프 경기에서 자신이 인종차별을 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UEFA 성명에 따르면 해당 징계는 동성애 혐오 발언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UEFA가 자체적으로 윤리 및 징계 조사를 실행한 결과다. UEFA는 홈페이지를 통해 "UEFA 통제·윤리·징계기구(CEDB)는 프레스티아니에게 차별적(즉, 동성애 혐오적) 행위를 이유로 출전 자격이 있는 UEFA 클럽 경기 및 대표팀 공식 경기 총 6경기 출전 정지 징계를 부과한다. 이 중 3경기에 대한 출전 정지는 본 결정일로부터 2년간 유예 기간이 적용된다"라고 발표했다.

사건은 지난 2월 18일 벤피카와 레알 마드리드의 챔피언스리그 플레이오프 맞대결 도중 벌어졌다. 후반 5분 비니시우스가 선제골을 터트린 뒤 코너 플래그를 다리 사이에 끼고 허리를 돌리는 도발적 세리머니를 펼쳤다. 당연히 홈 팬들의 야유가 쏟아졌고, 주심은 그에게 옐로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후 경기가 10분 넘게 중단됐다. 비니시우스가 프레스티아니로부터 인종차별적 발언을 들었다며 경기장을 떠났기 때문. 경기가 재개되긴 했지만, 분위기는 험악하기 그지없었다. 야유와 거친 신경전이 계속됐고, 후반 40분엔 주제 무리뉴 벤피카 감독이 비니시우스의 경고 누적 퇴장을 주장하다가 퇴장당하기도 했다.
경기 후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은 프레스티아니를 비난했다. 킬리안 음바페는 "그는 비니시우스에게 다섯 번이나 '원숭이'라고 했다. 더 이상 챔피언스리그에서 뛰어서는 안 된다"라고 말했고, 페데리코 발베르데 역시 "카메라 수십 대가 있는데도 인종차별 발언을 포착하지 못한 건 믿을 수 없는 일이다. 프레스티아니가 입을 가리고 말했다는 건 많은 걸 뜻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프레스티아니의 입장은 달랐다. 그는 소셜 미디어에 비니시우스와 함께 찍은 사진을 게시하며 "난 어떠한 인종차별적 모욕도 하지 않았음을 분명히 밝히고 싶다. 비니시우스가 안타깝게도 오해한 거다. 나는 누구에게도 인종차별을 한 적이 없으며,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로부터 받은 협박에 대해 유감을 표한다"고 적었다.

진실 공방은 계속됐다. 벤피카 구단은 "함께 있던 선수들 가운데 누구도 해당 발언을 들었다고 확인하지 않았다"라며 공개적으로 프레스티아니를 감쌌고, 동료 선수들도 그의 편에 섰다.
하지만 레알 마드리드 측은 프레스티아니가 입을 가리고 말했다는 걸 근거로 들며 그가 공개적으로는 할 수 없는 말을 뱉었다고 주장했다. 비니시우스는 소셜 미디어를 통해 "인종차별주의자들은 겁쟁이다. 그들은 유니폼으로 입을 가려야만 한다. 자신들이 얼마나 나약한지 보여주듯 말이다"라며 다시 한번 인종차별 피해를 호소했다.
UEFA는 빠르게 비니시우스의 손을 들어줬다. UEFA는 프레스티아니에게 1경기 출전 정지 임시 처분을 내리면서 그가 레알 마드리드와 2차전에 뛸 수 없도록 조치했다. 벤피카 구단은 조사가 진행 중임에도 징계를 내렸다며 항소 의사를 밝혔지만, 달라지는 건 없었다.
국제축구연맹(FIFA)도 마찬가지였다.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은 지난달 '스카이 뉴스'를 통해 "선수가 입을 가리고 무언가를 말했고, 그것이 인종차별적 결과를 낳았다면 당연히 퇴장당해야 한다. 그는 하지 말아야 할 말을 했다는 전제를 둬야만 한다. 그렇지 않았다면 굳이 입을 가릴 이유가 없었을 것"이라고 비니시우스의 주장에 동의했다.

결국 프레스티아니는 중징계를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비니시우스와 레알 마드리드 선수들이 주장했던 것과 달리 인종차별이 아니라 동성애 혐오적 발언 혐의라는 점에서 의문이 남는다.
프레스티아니는 '원숭이(mono)'라는 표현을 사용했다는 점은 부인했지만, 동성애 혐오로 들릴 수 있는 발언은 인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그는 "아르헨티나에서는 특정 단어들이 일상적인 표현처럼 쓰이기도 한다. 그렇다고 차별의 의미는 아니다"라며 간접적으로 시인하기도 했다.
일단 3경기 출전 정지는 2년간 유예되면서 3경기 출전 정지만 확정된 상황. 여기에는 지난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적용된 1경기 임시 출전 정지가 포함된다. 따라서 프레스티아니는 추가로 2경기만 결장하게 된다. 문제는 한동안 UEFA 주관 대회가 없기에 2026 북중미 월드컵 출전에도 제동이 걸린다는 점이다.
한편 이번 사건으로 인해 규정 자체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스카이 스포츠는 "국제축구평의회는 다음 주 캐나다에서 FIFA 총회를 앞두고 회의를 연다. 이 자리에서 선수들이 상대와 충돌 상황에서 입을 가리고 대화하는 경우를 어떻게 처리할지 추가 논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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