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축구연맹(FIFA)이 2026 북중미 월드컵에서 승부조작이나 수상한 베팅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지만, 국제 감시기구는 대회 중 잠재적인 이상 징후 7건을 포착한 것으로 확인됐다.
영국 '디 애슬레틱'은 24일(한국시간) "국제 자문기구가 2026 남자 월드컵에서 확인된 잠재적인 베팅 이상 징후와 관련해 승부조작 가능성을 검토해야 할 7건의 통보를 제기했다"라고 보도했다.
해당 조사는 스포츠 경기 조작의 탐지와 제재, 예방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독립 국제 네트워크 '코펜하겐 그룹'이 진행했다. 코펜하겐 그룹은 월드컵 전체 104경기를 대상으로 무결성 감시 활동을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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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보고서는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다만 유럽평의회가 주요 결론을 요약해 발표했다.
보고 내용을 전달받은 관계자들에 따르면 경기 중 이상 징후가 제기된 사례에는 남아프리카공화국과 멕시코의 개막전에서 나온 템바 즈와네의 퇴장이 포함됐다.
즈와네는 경기 종료를 앞둔 후반 39분 레드카드를 받았다.
암호화폐 기반 예측시장 '폴리마켓'에서 스페인이 카보베르데를 꺾지 못한다는 결과에 480만 달러(약 70억 원)가 몰린 사례도 보고서에 담겼다. 해당 경기는 0-0 무승부로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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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이 사우디아라비아를 4-0으로 꺾은 경기에서는 페란 토레스의 골이 취소되는 과정에서 비디오 판독(VAR)에 약 3분 30초가 걸린 점도 이상 징후로 분류됐다.
미국 대표팀 공격수 폴라린 발로건과 관련한 예측시장도 문제가 됐다. 폴리마켓은 지난 2일 '발로건이 벨기에전에 출전할 것인가'라는 항목을 개설했다. 같은 날 발로건은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와의 32강전에서 퇴장당했다.
FIFA 징계위원회가 발로건의 출전정지 징계를 유예해 벨기에전 출전이 가능하다고 공식 확인한 시점은 사흘 뒤인 5일이었다.
코펜하겐 그룹의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대회에서 퇴장당한 나머지 14명의 선수를 대상으로는 이와 같은 예측시장이 열리지 않았다. 이들 가운데 징계가 유예된 선수도 없었다.
코펜하겐 그룹은 발로건 사례와 관련해 FIFA에 공식적으로 서면 설명을 요청했다.
다만 FIFA는 자체 무결성 태스크포스의 결론을 유지했다. FIFA는 "다수의 독립적인 전문가 집단이 공동으로 조사했다. 베팅 감시 보고서와 관련 자료, 신고 체계를 통해 접수된 정보가 절차에 따라 분석되고 공유됐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 결과 어떤 경기에서도 의심스러운 베팅 활동이나 승부조작을 나타내는 징후는 확인되지 않았다"라고 강조했다.
FIFA 무결성 태스크포스는 지난 22일 대회 전체에서 수상한 베팅 활동이나 경기 조작 정황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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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그룹은 하루 뒤 자체 감시 과정에서 7건의 '옐로 노티스'를 발령했다고 밝혔다. 옐로 노티스는 여러 이상 징후가 동시에 확인됐을 때 내려진다. 설명되지 않는 배당률 변화, 소셜 미디어에서 확산한 소문, 정보원을 통해 입수한 내용 등이 근거가 될 수 있다.
코펜하겐 그룹은 감시 단계를 네 가지 색으로 구분한다. 정상 단계는 녹색, 경계가 소폭 높아진 단계는 노란색, 경계 수준이 높아진 단계는 주황색, 최고 경계 단계는 빨간색이다.
다만 옐로 노티스가 곧바로 승부조작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도박 산업 전문가 크리스티안 칼브는 "코펜하겐 그룹이 포착한 이상 징후는 배당률 변화나 위험 회피 거래 등 비정상적으로 보이는 행동으로 설명될 수 있다. 조작이 아닌 다른 이유도 많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장 큰 문제는 이해충돌이나 내부 정보가 개입했을 가능성"이라며 "예측시장에서는 특이한 움직임이 감지될 수 있지만, 이를 위험 분산 목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기 때문에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예를 들어 특정 강팀의 승리에 베팅이 과도하게 몰릴 경우 소규모 베팅업체가 손실 위험을 줄이기 위해 예측시장에서 반대 결과에 자금을 투입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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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펜하겐 그룹은 이번 월드컵에서 총 2400억 달러(약 351조 원) 규모의 베팅이 이뤄진 것으로 추산했다. 2022 카타르 월드컵의 약 두 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대회 기간 15경기는 특별 감시 대상으로 지정됐다. 특히 조별리그 최종전들이 집중 감시를 받았으며, 무결성 위험과 관련한 주요 논란 12건도 별도로 분석됐다.
칼브는 "월드컵의 베팅 규모는 워낙 크다. 이를 근거로 특정한 결론을 도출하는 것은 매우 어렵다. 경기 한 경기마다 수십억 파운드 규모의 자금이 움직인다"라고 말했다.
코펜하겐 그룹은 이번 대회에서 처음으로 폴리마켓과 칼시 등 예측시장을 지속해서 감시했다. 칼시는 FIFA의 공식 파트너다.
이들 예측시장은 관할 지역에 따라 규정이 다르고 규제 환경도 빠르게 변하고 있다.
코펜하겐 그룹은 "예측시장은 전례 없는 문제를 일으킨다. 매우 다양한 사건을 대상으로 익명에 가까운 방식으로 베팅할 수 있고, 추적이 어려운 결제 수단도 사용된다. 국제대회에서 이들을 감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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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FA는 승부조작 징후가 없었다는 입장이다. 반면 함께 감시 활동을 벌인 코펜하겐 그룹은 설명이 필요한 이상 징후 7건을 제시했다.
이번 조사 결과만으로 월드컵 경기 조작을 단정할 수는 없다. 다만 발로건의 징계 유예 발표 전 특정 출전 여부를 대상으로 예측시장이 개설된 사례를 포함해 FIFA가 추가로 설명해야 할 문제는 남게 됐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