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성과 이영표를 공개적으로 깎아내렸던 서강일 전북축구협회장이 정작 국회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는 나오지 않는다. 지난해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 지지를 선언했던 시·도축구협회장 3명도 모두 불출석을 통보했다.
27일 축구계에 따르면 서 회장은 이날 국회에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하고 오는 30일 예정된 대한축구협회 청문회에 참석하지 않기로 했다. 서 회장은 증인이 아닌 참고인으로 채택돼 법적인 출석 의무는 없다. 불출석 사유는 건강 문제로 전해졌다.
서 회장은 앞서 언론과 인터뷰에서 박지성 K-축구 혁신위원장과 이영표 혁신위원을 향해 “지네가 뭘 안다고 혁신위원회를 하느냐”고 말했다. 이어 “축구선수로서는 국가대표였지만 인생을 얼마나 살았고 법을 얼마나 알고 사회 경험이 얼마나 있다고 혁신위원장을 하느냐”고 주장했다.


발언 수위는 거셌다. 두 사람의 선수 경력과 축구 행정 참여 자격을 정면으로 문제 삼으면서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여야는 이후 서 회장을 청문회 참고인으로 추가 채택했다. 방송 인터뷰에서 내놓은 주장을 국회에서 직접 설명할 기회가 생겼지만 서 회장은 불출석 사유서를 제출했다.
서 회장은 당시 정몽규 전 회장도 적극적으로 감쌌다. 그는 정 전 회장의 재임 기간을 두고 ‘13년 천하’가 아니라 ‘13년 희생’이라고 표현했다. 협회 정관에 따라 60일 안에 보궐선거를 치러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혁신위원회의 정관 개정 움직임에도 반대했다.
서 회장은 회장 공백이 협회 행정을 마비시키고 아시안게임과 A매치 준비, 감독 선임에도 차질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정 전 회장을 향한 비판도 지나치다며 기존 지도부를 두둔했다.
서 회장의 불출석으로 추가 채택된 시·도축구협회장 3명은 모두 청문회에 나오지 않게 됐다. 세 사람은 공교롭게도 지난해 제55대 대한축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정 전 회장 지지를 공개 선언했던 인물들이다.
백현식 부산축구협회장은 유기동물 200여 마리를 돌보는 봉사활동을 이유로 불출석을 통보했다. 박성완 충남축구협회장도 개인 일정을 사유로 제출했다. 박 회장은 개정 정관이 아닌 기존 정관에 근거한 혁신을 주장해왔다. 세 사람 모두 참고인으로 출석 의무는 없다.

이번 청문회에는 홍명보 전 축구대표팀 감독과 정몽규 전 회장 등 15명이 증인으로 채택됐다. 미국으로 출국했던 홍 전 감독은 최근 귀국해 청문회 출석을 준비하고 있다. 박항서 전 대한축구협회 부회장 겸 북중미월드컵 지원단장은 해외 체류를 이유로 불출석 사유서를 냈다.
정 전 회장 등 다른 증인의 출석 여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참고인으로 채택된 박지성, 이영표, 박주호도 불출석을 통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증인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처벌받을 수 있지만 참고인은 출석 의무가 없다. 서 회장의 불출석 역시 법적인 강제 대상은 아니다. 다만 방송에서 혁신위원들을 강하게 비판했던 당사자가 국회의 공개 검증 자리에는 서지 않게 됐다는 사실은 남았다. 청문회는 30일 국회에서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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