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의 준중형 세단 아반떼에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 나왔다. 차가 커지고 좋은 기능이 대거 투입되는 건 좋은데, 연쇄적으로 따라 붙을 가격 인상 압박이 걱정이다. 현대자동차는 아직 출고가를 발표하지 않았고, 현재 고심 중이다.
‘프리미엄 준중형’이라는 수식어는 29일 오전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서울 양재동에서 열린 ‘디 올 뉴 아반떼 테크 데이(The all new AVANTE Tech Day)’에서 나왔다.
‘디 올 뉴 아반떼’ 개발에 참여한 엔지니어들로서는 뛰어난 사양을 갖춘 이 차가 마냥 자랑스러울 게다. 그러나 이 차를 얼마에 팔아야 하는 지를 결정해야 하는 부서에서는 여간 고민스러운 일이 아닐 듯하다.

가격은 추후에 발표될 일이고, 우선 29일의 테크 데이에서 공개된 내용들을 토대로 ‘디 올 뉴 아반떼’에 어찌하여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까지 붙을 수 있게 됐는지 확인해 보자.
‘아반떼’를 부르는 애칭은 그 동안 ‘국민 첫 차’였다. 직장인이 되면 월급을 모아 내 이름으로 등록된 차를 구입하게 되는데, 후보 1순위로 거론된 차가 아반떼였기 때문에 붙은 애칭이다. 그 때문에 고급 사양 보다는 현실적인 타협을 통해 합리적인 가격대를 유지하는 데 애를 써온 모델이기도 하다.
그런 차에 프리미엄이라는 수식어가 붙으면 가장 먼저 걱정되는 게 가격 상승으로 인한 진입장벽이다. 이런 염려에 현대차 엔지니어들은 “국민의 첫 차라고 해서 낮은 사양의 차만 타야하는 것도 그렇게 바람직해 보이지는 않는다. 준중형 세단의 한계를 넘어서는 가치를 엔트리 모델부터 경험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새로운 가치 창출이 될 수 있을 것이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다만 엔트리 모델은 훌륭한 사양에 합리적인 가격대까지 갖췄을 때 그 가치가 제대로 빛난다.
테크 데이에서 확인한 ‘디 올 뉴 아반떼’의 프리미엄 상품성은 공간이 차급 이상으로 커지고, 안전성과 NVH 성능이 높아졌으며, 한층 업그레이드된 하이브리드 경험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풀체인지된 8세대가 Beyond Class, “차급 너머의 경험”을 외칠 수 있었던 시작은 차체의 변화다.
‘디 올 뉴 아반떼’는 종전 모델 대비 전장은 55mm, 전폭은 30mm, 전고는 5mm, 휠베이스는 30mm가 커졌다. 이 수치만 보면 실감이 안 날 수 있다.
55mm가 길어진 ‘디 올 뉴 아반떼’의 전장은 4765mm다. 2001년에 출시된 뉴 EF쏘나타의 전장이 4745mm였다. 아반떼의 전장이 뉴 EF쏘나타보다 길어졌으니 차급을 뛰어넘었다는 표현이 과장은 아니다.

프리미엄 가치에 대해 연구개발본부 MSV프로젝트1실 양유찬 실장은 이렇게 말했다.
“아반떼는 오랜 시간 대중차의 기준을 끌어올려 온 현대차의 글로벌 베스트셀링 세단”이라며 “디 올 뉴 아반떼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기존 강점인 디자인과 실용성, 효율성을 더욱 강화하고, 성능 개선과 첨단 디지털 사양 적용을 통해 차급 이상의 프리미엄 가치와 기술 경험까지 전달하는 글로벌 탑티어 모델로 완성했다.”
차체가 커지면 여러 가지의 구색이 같이 따라와야 한다.
먼저 차체 구조 및 강성 보강과 안전 사양 고도화다.
신형 아반떼의 전면 범퍼 백빔에 핫스탬핑 강판을 적용하고 좌우 끝단 길이를 연장해 차대차 충돌 시 에너지 분산 성능을 높였다. 대시부에는 이중 보강 구조를 넣었다. 터널부와 패널의 두께 및 강도도 보강했다. 측면 충돌 안전성 강화를 위해 B필러 내·외측 패널의 두께를 각각 증대했으며, 사이드실은 이중 단면 구조로 보강하면서 내부 멤버 위치에 격벽형 보강 구조물인 벌크헤드를 설치했다.
차체 주요 부위에 1기가파스칼(GPa)급 이상의 핫스탬핑 및 초고장력 강판 적용을 확대해 차체 전체에서 초고장력 강판이 차지하는 비율을 기존 52.6%에서 58.7%까지 끌어올렸고, 평균 인장 강도도 718MPa로 4.7% 높였다.
기존에 없던 기능도 넣었다. 전자식 변속 레버(SBW) P단 긴급제동 기능을 신형 아반떼에 처음으로 도입했다.
신형 아반떼의 스티어링 휠 뒤쪽에 배치된 변속기 끝에는 주차시 누르는 P단 버튼이 있다. 이 버튼을 긴급제동용으로 쓸 수 있게 한 게 'P단 긴급제동' 기능이다. 풋 브레이크를 미처 밟을 수 없는 긴급한 상황에서 P단 버튼을 꾹 누르면 차를 감속 후 정차까지 시킬 수 있다. 운전자가 P 버튼을 누르고 있는 동안 차량의 가속이 제한되고 네 바퀴에 유압 제동이 작동하며, 차량 속도가 시속 1km 미만으로 내려가면 전자식 파킹 브레이크를 체결한다.
디 올 뉴 아반떼에는 페달 오조작 안전 보조 기능도 기본으로 장착된다.
현대차 최초로 내비게이션 기반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2(NSCC 2)를 탑재하고 기억 후진 보조(MRA), 10에어백, 후석 시트벨트 프리텐셔너 등 동급 최고 수준의 사양도 넣었다. NSCC는 과속구간, 과속 방지턱, 교차로 등 특정 구간에서 자동 감속되도록 하는 기능인데, NSCC 2는 이 기능이 고속도로 뿐만 아니라 일반도로에서도 작동한다.
‘디 올 뉴 아반떼’ 승차감에도 프리미엄을 시도했다. 서스펜션을 최적화하고 흡차음재 확대로 정숙성을 강화했다.
전륜 서스펜션에는 주파수 감응형 밸브(SFD3)를 채택해 차체 움직임이 크게 발생하는 저주파 영역에서는 차체 거동을 안정적으로 제어하고, 잔진동이 반복적으로 유입되는 고주파 영역에서는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잔진동을 정제하도록 했다. 유압제어 리바운드 스토퍼(HRS2) 기능도 들어가 과속방지턱과 같은 큰 충격 에너지가 유입될 때 충격감을 완화토록 했다. 가솔린 2.0 모델의 후륜 서스펜션에는 내부 유체의 저항을 활용해 충격 에너지를 흡수하는 하이드로 부싱을 심었다.
핸들링 성능 측면에서는 전륜 스트럿 상단의 차체 마운팅부에 4점 스트럿 링을 넣어 국부 강성을 높였다. 선회 시 차량의 민첩성을 향상시키는 한편, 스티어링 진동을 줄여 탄탄한 조향감을 구현했다. 차체 하부에는 터널 스테이를 넣어 선회 시 언더바디 변형을 최소화함으로써 코너링과 차선 변경 상황에서 차량이 더욱 선형적이고 안정적으로 반응하도록 했다.
정숙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대시 흡음 패드 차음 성능 강화, 후륜 멤버 부싱 최적화, 흡음 타이어 채택 등의 노력을 했다. 윈드쉴드와 전석 도어에 이중접합 차음 글라스를 채택하고 A·B필러부와 아웃사이드 미러 폴딩부의 실링 구조를 보강했다.

하이브리드 모델은 경쾌한 동력 성능과 우수한 연비를 동시에 누릴 수 있게 했다.
하이브리드 전용 3세대 스마트스트림 1.6 GDI 엔진과 2세대 6속 DCT 변속기에 최고 출력 45kW의 구동모터(P2)와 1.49kWh 고전압 배터리를 새롭게 조합해 목적을 이뤘다.
‘배기 일체형 실린더 헤드’로 배기열을 효율적으로 제어했으며 엔진 작동 영역에 따라 오일 공급량을 가변 제어하는 ‘연속가변 오일펌프’를 채택해 불필요한 구동 손실을 최소화했다. 혼합기를 더 강하게 압축해 동일한 연료로 더 많은 에너지를 끌어낼 수 있도록 유효 압축비를 상향하고, 350bar 고압 연료 분사 시스템으로 연료를 더욱 미세하게 분사하게 했다. 연소 효율을 극대화한 결과 엔진 자체의 연비를 약 2.9% 개선했다.
변속기에는 팰리세이드 하이브리드에 적용한 구동모터 역구동 방식의 후진 기능을 반영해 기존 R단 관련 부품을 삭제했다. 덕분에 중량과 마찰 요소를 줄이고 전달 효율을 높였으며, 후진 질감도 더욱 부드럽게 개선했다.
이 같은 개선을 통해 디 올 뉴 아반떼 하이브리드의 시스템 합산 출력은 157PS로 기존 대비 16PS 높아져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발진 가속 성능은 5.8%, 시속 80km에서 120km까지의 추월 가속 성능은 16.7% 향상됐으며, 최고 속도도 187km/h로 높아졌다. (※ 연구소 자체 시험 기준)
공인 연비는 아직 정부 기관의 인증치가 나오지 않았지만 현대차측에서는 기존 모델보다 약 10% 이상 개선된 수준이 나올 것이라 기대했다.
디 올 뉴 아반떼는 16대 9 비율의 14.6인치 및 12.9인치 디스플레이를 기반으로 한 플레오스 커넥트와 생성형 AI 에이전트 ‘글레오 AI’, 오픈형 앱 마켓을 적용해 보다 진보된 디지털 사용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단순한 엔트리 세단을 넘어 기술 경험까지 두루 갖춘 모델로 진화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디 올 뉴 아반떼는 고객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공간과 안전, 주행 성능, 효율 전반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차급 이상의 프리미엄 가치를 제공하는 모델”이라며 “앞으로도 더 많은 고객이 현대차의 진보된 기술을 보다 친숙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상품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