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를 자주 못 보는 걸 빼면 크게 어려운 건 없다".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를 떠나 KIA 타이거즈 유니폼을 입은 하주석은 농담을 건네며 웃었다. 하지만 오랫동안 몸담았던 팀을 떠난 아쉬움은 쉽게 감출 수 없었다. 그럼에도 그는 새로운 팀에 빠르게 녹아들며 자신의 역할을 해내겠다는 각오를 다지고 있다.
하주석은 지난 23일 이형범(한화 투수)과의 1대1 트레이드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신일고를 졸업한 뒤 2012년 한화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14년 만에 처음으로 다른 팀에서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


그는 "오랫동안 뛰었던 팀이라 동료들과 프런트 직원들 모두 정이 많이 들었다. 워낙 친했던 사람들이라 가장 아쉬웠다"면서도 "프로에서는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는 부분이다. 최대한 빨리 팀 분위기에 녹아들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새 팀 적응은 생각보다 빨랐다. 한화 시절 함께했던 김범수와 이태양이 든든한 지원군이 됐다. 특히 김범수는 라커룸 자리까지 챙기며 하주석의 적응을 도왔다.
하주석은 "(김)범수가 가장 많이 신경 써준다. 제가 오자마자 라커룸 옆자리도 비워두고 계속 전화해서 밥 먹자고 하더라"며 "태양이 형도 그렇고, 원래 친했던 (김)선빈이 형과 (나)성범이 형도 있어서 적응하는 데 큰 어려움은 없었다"고 웃었다.
이어 "후배들도 정말 잘해준다.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많이 도와줘서 최대한 잘 어울리려고 하고 있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새 출발은 산뜻했다. 이적 후 첫 경기였던 지난 25일 광주 키움 히어로즈전에서는 첫 타석부터 좌중간 2루타를 터뜨리며 강렬한 신고식을 치렀다.

하주석은 "첫 타석에서 팬들이 제 이름을 불러주시는 걸 듣고 '이제 정말 KIA 선수가 됐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며 "좋은 모습으로 첫인사를 드린 것 같아 기뻤다"고 돌아봤다.
지난 28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에서는 개인 통산 1000경기 출장이라는 의미 있는 기록도 세웠다. 그는 "새 팀에서 1000경기 출장을 달성해 더 뜻깊다"며 "이 기록을 계기로 더 많은 경기에 나가 팀에 도움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올 시즌 대부분을 퓨처스리그에서 보낸 그는 "이적 후 다시 1군에서 뛸 수 있어 감사하다. 팀에서 원하는 역할이 분명해서 저를 데려왔다고 생각한다"며 "포지션과 상관없이 맡은 역할을 잘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IA는 하주석을 2루수와 유격수로 활용할 계획이다. 하주석은 "감독님께서도 수비에서 안정적인 플레이를 해달라고 말씀하셨다. 지난해 처음 맡았던 2루도 이제는 많이 익숙해졌고, 유격수는 원래 뛰던 자리라 자신 있다"고 말했다.

언젠가 친정팀 한화를 상대하게 되면 어떨까. 하주석은 잠시 미소를 지은 뒤 "노시환은 정말 많이 아꼈던 동생이다. 함께하지 못해 아쉽지만 항상 응원한다"면서도 "그래도 경기에 들어가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서로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했으면 좋겠고, 저한테 치면 이빨로도 잡겠다"고 웃으며 강한 승부욕을 드러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