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 특혜설? 다 좌파 세력 때문" 아르헨 대통령, 폭탄 발언...대표팀 향한 '국제적 비판'에 "美 민주당이 배후" 음모론 제기
OSEN 고성환 기자
발행 2026.07.30 09: 25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국 축구대표팀을 향한 비판을 모두 외국 '좌파 세력'의 탓으로 돌렸다.
영국 '가디언'은 29일(이하 한국시간) "밀레이 대통령은 월드컵 무대 '반(反)아르헨티나 캠페인’의 배후로 미국 민주당을 지목했다. 그는 브라질과 멕시코 정부까지 거론하면서 '자유의 사상이 성공하는 것을 원치 않는 세력'이라고 비판했다"고 보도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지난 20일 미국 뉴저지주 이스트러더퍼드의 뉴욕 뉴저지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결승전에서 연장 승부 끝에 스페인에 0-1로 패하며 대회 2연패가 무산됐다. 페란 토레스가 연장 후반 1분 결승골을 터트리며 스페인에 두 번째 월드컵 우승을 안겼다.

하지만 적어도 밀레이 대통령에겐 아직 월드컵이 끝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국 대표팀을 향한 비판, 아르헨티나 팬들의 인종차별 논란, 리오넬 메시가 이끄는 대표팀이 FIFA로부터 비밀리에 특혜를 받고 있다는 음모론까지 모두 하나의 조직적인 반아르헨티나 캠페인의 결과라고 주장하며 정치적 이슈로 끌고 왔다.
밀레이 대통령은 한 발 더 나아가 그 캠페인의 자금이 미국 민주당과 브라질, 멕시코 정부에서 나왔다고 주장하며 논란을 키웠다. 그는 현지 라디오 인터뷰에서 자신을 '자유지상주의자'라고 소개하며 "그것은 자유의 사상이 성공하는 것을 원치 않는 진보 세력의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증거는 없었다.
심지어 브라질을 방문한 자리에서 브라질 정부를 맹비난하기도 했다. 밀레이 대통령은 좌파 성향의 룰라 브라질 대통령을 '도둑', '죄수'라고 부르며 "최근 반아르헨티나 캠페인 데이터를 살펴보면 가장 많은 공격이 나온 곳은 브라질이었다"고 외쳤다. 
이와 같은 폭탄 발언은 국정 운영에 애를 먹고 있는 밀레이 대통령의 몸부림으로 풀이된다. 가디언은 "아르헨티나의 전문가들은 밀레이가 추락하는 자신의 지지율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이런 서사를 받아들였다고 분석했다. 또 다른 이들은 '진짜 반 아르헨티나 캠페인은 대통령이 전기톱 긴축 정책으로 벌이고 있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 전했다.
아르헨티나 국가과학기술연구위원회(CONICET)의 나탈리아 아루게테는 "밀레이는 이를 좌파를 상대로 한 문화전쟁이라는 자신의 서사에 맞춰 활용하고 있다. 지금 그의 정부는 내부적으로 상황이 악화되고 있다"며 "모든 국민이 좌파 성향 외국 정부들이 조직한 캠페인의 피해자라는 서사는 문제에서 관심을 돌리고 외부의 적에게 시선을 집중시키도록 해주는 역할을 한다"고 짚었다.
물론 아르헨티나가 이번 월드컵 최대 '빌런'으로 지목된 건 사실이다. 미국 배우 새뮤얼 잭슨은 결승전을 앞두고 소셜 미디어에 "친애하는 흑인 여러분, 아르헨티나가 FIFA 월드컵에서 우승하도록 응원하지 마라. 아르헨티나는 역사적으로 가장 인종차별적인 나라 가운데 하나, 아니면 가장 인종차별적인 나라다"라는 글을 올려 논란을 빚기도 했다.
게다가 아르헨티나 선수단은 잉글랜드를 꺾은 뒤 "말비나스 제도는 아르헨티나 땅"이라는 정치적 메시지가 적힌 현수막을 펼쳤고, 결승전 직후에는 스페인 선수들에게 폭력을 휘둘러 공분을 샀다. 특히 결승에서 120분 내내 수비만 한 끝에 루디 푈러로부터 "아르헨티나처럼 축구하는 팀을 절대 원하지 않는다. 그건 축구라곤 할 수도 없다"고 비판받았다.
결국 아르헨티나를 둘러싼 논란은 어느 정도 자초한 감이 있는 셈. 그럼에도 밀레이 대통령이 주장한 조직적 반아르헨티나 캠페인은 많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에게 지지를 받고 있다. 심지어 자신을 밀레이 반대파라고 밝힌 시민 파블로 토레스 역시 가디언을 통해 온라인에서 아르헨티나를 겨냥한 '폭격'이 이어졌고, 그 때문에 분노와 혐오감을 느꼈다고 말했다.
다만 밀레이 대통령의 음모론을 뒷받침할 증거는 전혀 없다. 아루게테는 "대규모 조직적 공작이 있었다는 증거는 보지 못했다"며 "분명 아르헨티나를 중심으로 적대적이고 광범위하며 국경을 넘는 온라인 대화는 존재했다. 브라질이 특히 인종차별 논란에 관해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브라질 정부가 개입했다는 밀레이의 주장은 공개적으로 확인된 증거가 전혀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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