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민이 지켜보는 엄숙한 청문회도 하나의 쇼에 불과했나.
정몽규 전 대한축구협회장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청문회를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과 문자메시지를 주고받은 사실이 공개되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청문회 증인으로 출석하기 전 국회의원과 사전 접촉한 정황이 드러나면서 "국민을 희롱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대한축구협회 관련 청문회 도중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이 정 전 회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가 서울신문 취재진 카메라에 포착됐다. 공개된 문자에서 윤 의원은 "회장님, 국민의힘 윤용근 의원입니다.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 더 잘 배려해 드려야 하는데... 송구합니다"라고 보냈다.

이에 정 전 회장은 "신경 써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 자리 말고 다른 자리에서 인사드리겠습니다. 정몽규 드림"이라고 답했다.

특히 "어제 정 선배님한테 연락받았습니다"라는 문구가 문제다. 청문회를 하루 앞두고 정 전 회장과 국회의원 사이에 연락이 오간 사실이 드러난 셈이다. 이에 청문회의 공정성과 독립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번졌다.
윤 의원 측은 문자 속 '정 선배'가 정몽규 전 회장을 의미한다며 "사람 대 사람으로서 도의적인 차원에서 사과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청문회에서는 대한축구협회를 상대로 강도 높은 질의를 이어갔다"고 해명했다.
이날 청문회에는 정 전 회장과 홍명보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감독 등이 증인으로 출석했다. 정 전 회장은 대한축구협회의 운영 논란과 대표팀 성적 부진에 대해 "책임을 통감한다"고 사과했으며, 홍 전 감독도 대표팀 운영과 관련한 질의에 답변했다.

그러나 청문회 도중 공개된 문자메시지로 인해 정 전 회장과 국회의원의 사전 접촉 사실이 알려지면서 또 다른 논란이 불거졌다. 특히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에서 열리는 청문회를 앞두고 증인과 국회의원이 연락을 주고받은 점을 두고 정치권과 축구계 안팎에서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 jasonseo34@osen.co.kr
사진=국회사진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