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보는 환한 얼굴이었다. 젠지가 2023시즌 이후 첫 정규 시즌 연패로 분위기가 가라앉은 힘겨운 상황에서 극적인 역전승으로 연패를 끊어냈다.
젠지의 맏형 원거리 딜러 ‘룰러’ 박재혁은 위기를 벗어난 데 만족하지 않고, 더욱 더 멀리 바라보겠다고 2026시즌 남은 경기에 임하는 각오를 다졌다.
젠지는 5일 서울 종로 롤파크 LCK 아레나에서 열린 ‘2026 LoL 챔피언스 코리아(LCK)’ 정규시즌 3라운드 레전드 그룹 한화생명과의 경기에서 2-1로 승리했다. 이날 경기 승리로 젠지는 2연패 사슬을 끊어내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경기 후 진행된 LCK POM 인터뷰에 나선 박재혁은 “너무 이기고 싶었고, 승리한 뒤 정말 신났다”라며 “오랜만에 기분 좋게 이겼기 때문에 다 같이 분위기를 올리고 싶어 선수들에게 ‘너무 신난다 얘들아’라고 말했다”고 밝게 웃었다.
최근 팀을 짓눌렀던 연패의 무게에 대해서도 담담하게 털어놨다. 박재혁은 “경기 내외적으로 연패를 하다 보면 팀 분위기가 침울해지고, 경기 내용도 좋지 않게 지면 더 다운된다”면서 “연승할 때나 연패할 때나 똑같은 마음가짐으로 임하려고 했고, 분위기 자체를 신나게 유도하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3세트는 그야말로 벼랑 끝 승부였다. 상대 탑 라이너의 ‘문도박사’에 고전한 데 이어 장로 드래곤 버프까지 넘겨주며 패색이 짙어졌던 상황. 하지만 젠지는 끝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았다.
박재혁은 “상대가 장로 버프를 가져갔지만 타워 공성을 하기엔 무리가 있을 거라 판단했다. 버프 시간만 잘 버티면 우리 턴이 올 거라고 생각했다”며 “이후 오브젝트가 나오는 대로 우리가 먼저 공략하고 있으면 자연스럽게 유리해질 것으로 믿었다”고 침착했던 팀적인 판단을 전했다.
이날 수훈선수로 선정되어 POM을 수상한 소감에 대해서는 “딱히 내가 엄청난 포인트로 받았다기보다는, 맡은 바 임무를 잘 수행해서 받은 것 같다”며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박재혁의 시선은 이미 정규시즌 너머를 향해 있었다. “길게 보고 있다. 당장 다음 경기에서 질 수도, 이길 수도 있지만 계속 잘해야 한다는 생각만 갖고 있으면 플레이오프에 가서 잘할 수 있을 것”이라며 “계속 다 함께 폼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겠다”는 단단한 각오를 전했다.
다음 상대인 KT에 대한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박재혁은 “KT는 기본적으로 라인전을 다들 잘하는 것 같다. 그 부분을 어떻게 유연하게 대처하고 상대를 누를 수 있을지 잘 준비해 오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