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를 받아야지”.
'푸른 피의 에이스' 원태인(삼성 라이온즈 투수)이 새 글러브에 특별한 의미를 새겼다. 글러브 한쪽에 새겨진 '나비'에는 2009년 세상을 떠난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이 담겨 있었다.
원태인은 최근 새 글러브를 맞추며 자신의 사인과 함께 나비 문양을 새겨 넣었다. 단순한 디자인이 아니었다. 그는 "기를 받아야지”라며 짧지만 묵직한 이유를 전했다.


나비는 원태인에게 특별한 존재다. 지난 6월 15일, 그는 자신의 SNS를 통해 어머니 산소를 찾은 사진과 함께 애틋한 마음을 털어놓았다.
"원정이라 기일도 못 챙기는 못난 아들이라 미안해. 할 수 있는 게 이것뿐이네. 이제 엄마가 못난 아들 좀 도와주라”.

당시 원태인은 기대만큼의 결과를 내지 못하며 마음고생이 컸다. 원정 일정 탓에 기일을 제대로 챙기지 못한 미안함까지 더해졌다. 태어나 처음으로 혼자 운전해 어머니 산소를 찾았고, 그곳에서 30분 넘게 속마음을 털어놨다.
그리고 다음날인 6월 16일 대구 키움 히어로즈전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1볼넷 6탈삼진 무실점으로 시즌 3승을 거뒀다. 5월 19일 포항 KT 위즈전 이후 28일 만에 거둔 값진 승리였다.
경기 후 원태인은 방송 인터뷰에서 잊지 못할 순간을 공개했다. "산소에 들어가는데 입구에서 나비 한 마리가 저를 반기듯 날아다녔다. 엄마가 제가 온다고 마중 나온 것 같았다. 그 자리에서 펑펑 울었다”.
이어 그는 "엄마를 향한 그리운 마음도 컸고, 저 스스로도 많이 힘들었던 시기였다. 그런데 산소에서 속마음을 모두 털어놓고 나니 정말 마음이 편해졌고, 그게 다음날 경기에도 큰 영향을 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날 이후 원태인에게 나비는 어머니를 떠올리게 하는 상징이 됐다. 그래서 새 글러브에도 가장 먼저 나비를 새겼다. 마운드에 설 때마다 어머니와 함께한다는 마음, 그리고 다시 힘을 얻고 싶은 간절한 바람을 담은 것이다.
전반기 14경기에서 4승 5패 평균자책점 3.58을 기록한 원태인은 후반기 들어 3경기에서 2승을 거두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새긴 '나비 글러브'와 함께 푸른 피의 에이스다운 모습을 이어갈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