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성이 초창기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내야수 권혁빈(21)의 성장세가 심상치 않다. 전반기까지 타율 1할대에 머물렀던 선수가 후반기 들어 4할에 가까운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히어로즈 레전드 출신 이택근 TVING 해설위원은 권혁빈을 키움의 미래를 책임질 선수로 주목했다. 여기에 현역 시절 최고의 수비력을 자랑했던 김재호 SPOTV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의 젊은 시절을 떠올렸다.

대구고를 졸업하고 지난해 프로 무대에 데뷔한 권혁빈은 첫해 1군 22경기에 출장해 타율 1할(20타수 2안타) 1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한 데뷔 시즌이었다.

올 시즌 전반기까지도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는 못했다. 55경기에서 타율 1할6푼8리(131타수 22안타) 9타점 9득점에 그쳤다. 하지만 꾸준히 1군 경험을 쌓은 효과가 후반기 들어 본격적으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권혁빈은 후반기 17경기에서 타율 3할7푼3리(51타수 19안타) 8타점 9득점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 전반기와 비교하면 완전히 다른 타자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이택근 해설위원도 권혁빈의 변화를 주목했다. 그는 자신의 유튜브 채널 '택근브이로그'를 통해 "키움의 후반기 신구 조화가 돋보인다. 특히 가장 눈부신 선수가 권혁빈이다. 전반기 끝날 무렵부터 경험치를 먹이는 상황인데 후반기 들어 좋은 결과로 나타나고 있다. 후반기 성적만 보면 상당히 미래가 밝다"고 평가했다.
더욱 눈길을 끄는 대목은 수비에 대한 평가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현역 시절 '천재 유격수'로 불릴 만큼 뛰어난 수비 능력을 자랑했던 두산 베어스 레전드 출신 김재호 SPOTV 해설위원에게 직접 권혁빈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다.

김재호 해설위원의 머릿속에 떠오른 선수는 다름 아닌 김하성(애틀랜타 브레이브스)이었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대한민국에서 수비를 가장 잘했던 김재호에게 권혁빈에 대한 평가를 부탁했는데 '메이저리그에서 활약 중인 김하성이 초창기 모습과 매우 비슷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물론 현재 완성된 김하성과 비교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프로에서 본격적으로 주전 유격수로 성장하기 시작했던 시절 김하성의 모습이 권혁빈에게 보인다는 뜻이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완성도가 있기 전 김하성의 모습이 권혁빈에게서 보였다는 의미다. 무슨 말인지 조금 이해가 가더라. 김하성이 갓 주전으로 도약했을 때 수비가 거칠었는데 그 모습이 보여진다는 뜻이었다. 저도 비슷한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한발 더 나아가 일본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내야수 사카모토 하야토(요미우리 자이언츠)까지 떠올렸다.
그는 "제 개인적인 느낌은 큰 키에 장타력을 가진 대형 유격수였던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사카모토 하야토가 떠오른다. 유격수로 뛰면서 선 굵은 야구를 했던 사카모토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김하성의 성장 과정과 사카모토의 스타일을 동시에 떠올리게 한다는 것 자체가 이제 프로 2년 차인 권혁빈에게는 상당한 기대가 담긴 평가다.
다만 앞으로 채워야 할 부분도 분명하다. KBO 공식 프로필상 권혁빈의 신체 조건은 185cm, 75kg. 키에 비해 아직 마른 체형인 만큼 체격과 힘을 키운다면 공격에서도 한 단계 더 성장할 가능성이 있다는 게 이택근 해설위원의 생각이다.

이택근 해설위원은 "몸의 완성도가 더 좋아져야 한다. 신인 선수들이 차츰차츰 변하는 게 몸의 완성도와 메커니즘이 변하면서 기량이 향상된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다시 김하성을 언급했다. 그는 "김하성도 신인 시절 마른 체격이었지만 웨이트 트레이닝 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통해 몸의 완성도가 높아지면서 홈런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프로 2년 차 권혁빈에게 당장 김하성이나 사카모토와 같은 성장을 기대하는 것은 이르다. 그러나 전반기 1할6푼8리였던 타율을 뒤로하고 후반기 3할7푼3리의 맹타를 휘두르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주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을 대표했던 유격수에게서 '김하성의 초창기'라는 평가를 받고, 히어로즈 레전드에게 일본을 대표하는 대형 유격수를 떠올리게 했다는 점은 의미가 남다르다. 경험치를 먹고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권혁빈이 키움의 새로운 주전 유격수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