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되는 날의 울산을 더 자주' 박용우를 다시 부른 진짜 이유...선두 추격 위한 맞춤형 퍼즐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8.20 05: 54

울산 HD가 박용우(33)를 다시 데려온 의미는 단순히 국가대표급 미드필더 한 명을 추가했다는 데 그치지 않는다. 리그 선두 FC서울을 승점 10점 차로 추격하는 상황에서 경기의 속도를 조절하고 후방과 중원을 연결할 수 있는 확실한 '6번'을 확보했다.
울산은 19일 박용우의 영입을 공식 발표했다. 2022년 울산의 17년 만의 K리그1 우승을 이끌었던 박용우는 2023년 여름 알 아인으로 떠난 뒤 3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왔다.
현재 울산은 승점 37점(11승 4무 3패)으로 2위다. 선두 FC서울(승점 47)과 격차는 10점이다. 추격할 시간은 남아 있지만 더 이상 승점을 쉽게 흘려보낼 여유는 많지 않다.

[사진] 울산HD 제공

이번 시즌 울산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박용우 영입의 방향성이 보다 뚜렷하게 보인다.
울산은 공을 안정적으로 돌릴 수 있을 때 높은 수준의 패스 게임을 보여줬다. 지난 5월 부천FC1995전에서는 전체 패스 성공률 90.3%, 중앙지역 패스 성공률 93.2%를 기록했다. 전진패스도 184회 시도해 149회를 성공시키며 81.0%의 성공률을 남겼다.
최근 포항 스틸러스 원정에서도 비슷했다. 울산은 557차례 패스를 시도해 505회를 연결했고 성공률은 90.7%였다. 전체 패스의 57.3%가 중앙지역에서 이뤄졌고 이 구간의 패스 성공률도 91.8%에 달했다. 울산은 이 경기에서 2-0으로 승리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반대 장면도 있었다. 강원FC에 0-2로 패했던 경기에서는 패스 성공률이 76.5%까지 떨어졌다. 특히 수비진영 패스 성공률은 68.0%, 전진패스 성공률은 58.8%에 그쳤다. 후방에서 전방으로 공을 보내는 과정이 매끄럽지 못했다.
인천 유나이티드에 1-2로 패한 경기에서도 울산의 패스 성공률은 82.4%였다. 장거리 패스 성공률은 33.3%, 전진패스 성공률은 65.9%에 머물렀다. 수비진영에서 나온 패스의 성공률 역시 77.0%였다.
단순히 점유율을 높이면 울산이 강해지고, 낮아지면 약해진다는 의미는 아니다. 지난달 FC서울 원정에서는 27.5%의 점유율과 73.5%의 패스 성공률에도 효율적인 공격으로 3-1 승리를 가져왔다. 울산은 상황에 따라 직접적인 축구로도 결과를 만들 수 있는 팀이다.
[사진] Bepro Match Data Report FC서울-울산HD 슈팅&득점
전북현대에 1-3으로 패한 경기에서 울산은 점유율 51.2%, 슈팅 16개를 기록했다. 공을 적게 가진 경기가 아니었다. 패스 성공률도 86.2%였다. 수치만 놓고 보면 경기 운영 자체가 무너졌다고 보기 어렵다. 울산은 이 경기에서 인터셉트가 단 1회에 그쳤고 전북은 10회를 기록했다. 공을 소유한 뒤 다시 빼앗겼을 때 흐름을 끊어내는 부분에서는 큰 차이가 났다.
현재 울산 중원에는 이규성, 보야니치, 토마스, 이진현 등 각기 다른 장점을 갖춘 선수들이 있다. 이규성은 안양전에서 공격진영으로 향하는 패스를 27차례 시도해 24회를 성공시키는 등 전진 연결에서 비중이 높았다. 토마스도 같은 경기에서 14차례 가운데 11회를 연결했다.
박용우는 이들과 성격이 조금 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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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국대 시절부터 센터백과 수비형 미드필더를 오갔고 프로에서는 6번 역할에 정착했다. 상대를 계속 쫓아다니며 태클로 공격을 끊는 전형적인 '청소부형' 미드필더보다는 후방에서 공을 받아 방향을 설정하고 패스를 배급하는 앵커맨에 가깝다.
187cm의 신체조건에서 나오는 힘도 갖췄다. 중앙 수비수 경험이 있어 필요할 경우 수비 라인으로 내려가 빌드업의 시작점이 될 수도 있다.
울산 입장에서 가장 기대할 만한 부분은 이 지점이다.
박용우가 수비형 미드필더 위치에서 중심을 잡아준다면 이규성과 토마스 등 다른 중앙 미드필더들이 조금 더 적극적으로 전진할 수 있다. 센터백이 직접 전방으로 어려운 패스를 시도해야 하는 상황도 줄어들 수 있다. 김영권과 정승현 등 수비진에서 박용우를 거쳐 공격진으로 이어지는 안정적인 패스 길을 하나 더 만들 수 있다.
울산은 이미 포항전에서 90%가 넘는 패스 성공률을 기록할 정도로 공을 다루는 능력이 있는 팀이다. 박용우의 역할은 새로운 축구를 만드는 것보다 울산이 잘되는 경기에서 보여주는 패스 흐름과 경기 통제력을 더 자주 꺼낼 수 있도록 만드는 쪽에 가깝다.
[사진] 울산HD 제공
수비에서도 같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박용우가 합류한다고 울산의 전환 수비 문제가 자동으로 사라지는 것은 아니다. 박용우 역시 적극적인 태클과 넓은 범위의 수비 커버가 가장 큰 장점인 선수는 아니다.
대신 공격 시 후방에 자리를 잡고 1차적인 균형을 유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공을 잃은 직후 상대의 역습 길목을 먼저 차단하고 센터백 앞 공간을 지키는 역할을 통해 수비진이 직접 상대 공격수와 맞닥뜨리는 횟수를 줄여줄 수 있다.
활용법도 다양하다. 수비형 미드필더로 선발 출전해 경기의 중심을 잡는 방법이 가장 먼저 떠오르지만 리드를 지켜야 할 때 센터백 사이로 내려가 사실상 수비 숫자를 늘리는 방식도 가능하다. 반대로 빌드업 과정에서는 센터백 앞에서 공을 받아 좌우로 방향을 바꾸며 상대 압박의 첫 줄을 넘길 수 있다.
무엇보다 적응 기간이 길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박용우는 이미 김영권, 이규성, 정승현 등과 울산에서 우승을 경험했다. 구단과 리그의 특성을 잘 알고 있다는 점은 시즌 중반 이후 합류하는 선수에게 분명한 장점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울산은 최근 포항 원정에서 2-0으로 승리한 이후 안양을 3-1로 꺾었다. 포항전에서는 패스 성공률 90.7%와 유효슈팅 6개를 기록하면서 상대에 유효슈팅을 한 차례도 허용하지 않았다.
박용우가 해야 할 일은 분명하다. '잘 풀리는 날의 울산'을 더 자주 만드는 것이다.
선두와 승점 10점 차. 울산에 필요한 것은 한 경기의 폭발력보다 남은 시즌 꾸준히 승점을 쌓을 수 있는 안정감이다. 3년 만에 돌아온 박용우가 중원과 수비 사이에서 그 균형을 잡아준다면 울산의 선두 추격전에도 새로운 동력이 생길 수 있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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