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필러는 어디다 숨겼을까? 기둥 없는 건축물일까? 기둥 없이 건축물을 세울 수는 없다. 대신 기둥을 숨길 수는 있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이 감쪽같이 기둥을 숨기는 마술을 부렸다. 공간은 더할 나위 없이 럭셔리해졌다. 오랜 세월 자동차업계를 출입한 기자들도 제네시스 ‘GV90 네오룬’ 앞에서 한 동안 입을 다물 수 없었다.
제네시스가 최근 ‘GV90 네오룬’과 ‘GV90’을 최초로 공개했다. 공개 행사는 두 갈래로 열렸다.

하나는 현지시간 19일 미국 샌프란시스코 팰리스 오브 파인 아트(Palace of Fine Arts)에서 열린 'GV90 월드 프리미어' 였고, 또 하나는 18일 경기도 용인시 제네시스 수지에서 한국의 미디어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었던 '제네시스 플래그십 SUV 미디어 디자인 프리뷰' 였다. 장소는 달랐지만 ‘GV90 네오룬’에서 받은 충격은 비슷했던 모양이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에는 앞좌석과 2열 좌석 사이의 차체 기둥인 B필러가 없다. 엄밀하게 말하면 '없는' 것이 아니라 숨겨졌다. 어디로? 앞좌석 문짝이다. 앞 문짝의 세로 테두리는 대들보를 받치는 기둥처럼 튼실하다. 도어 내부에 초고강도 듀얼 스틸 빔을 심어 강성을 확보하고, 충돌 에너지를 효과적으로 분산시키는 구조를 만들었다.

B필러를 치워버렸으니 앞뒤 문짝은 광화문의 대문처럼 좌우로 열 수 있게 됐다. 문짝과 차체의 잠금고리는 쇠사슬처럼 강건하다.
뒷좌석의 문짝은 힌지가 독특하다. 앞뒤 차문을 동시에 열거나 닫을 때 궤적이 부딪히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책이다. 뒷문을 열면 문짝은 먼저 바깥쪽으로 슬라이딩 된 후 회전을 한다. 뒷문이 바깥쪽으로 밀린 뒤 열리니 앞문짝과 부딪힐 일이 없다. 앞 문이 닫힌 상태에서 뒷문만 여는 것도 자연스럽다. 제네시스는 이 시스템을 '듀얼 모션 힌지'라고 이름 붙였다. B필러가 없는 차체 구조에 최적화된 방식이다.

제네시스 ‘GV90 네오룬’은 세계 최초 독립 개폐형 히든 B필러 코치도어 ‘네오룬 아치 게이트’를 채택했다.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거대한 럭셔리의 파동이었다. 압도적인 개방감과 넓은 승하차 공간은 지금까지 본 적이 없는 럭셔리를 안겼다. 우리나라의 열악한 주차장 환경을 걱정하는 이들도 나올 법하다. 제네시스는 자동 주차 시스템으로 이 현실을 타개하려 한다.
‘GV90 네오룬(GV90 Neolun)’이 부각되다 보니 ‘GV90’의 존재감이 너무 밀린다. 제네시스 최초의 초대형 플래그십 전동화 SUV이지만 ‘GV90’은 그저 '일반형'으로 불릴 지경이다.
GV90는 2024년 공개된 ‘네오룬’ 콘셉트를 기반으로 개발된 럭셔리 플래그십 전동화 모델이다.
‘GV90 네오룬’에 설치된 ‘네오룬 아치 게이트’는 제네시스만의 환대(Hospitality) 철학을 대변한다. 네오룬 아치 게이트와 스윙 도어는 제네시스가 구현할 미래 럭셔리 모빌리티의 상징과도 같다.
플랫폼은 제네시스의 플래그십 전용인 ‘eMP(Electric Mobility Prime) 플랫폼’을 썼다. 3245mm의 축간거리를 바탕으로 한 넉넉한 실내 공간에는 플랫 플로어와 슬림 칵핏 구조가 들어가 탑승객에게 편안하고 여유로운 이동 경험을 제공한다.

GV90 네오룬에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앞좌석에 전동식 스위블링 시트도 배치했다. 이 시트는 앞뒤 방향이 완전히 바뀌는 180도 회전이 된다. 뒷좌석 탑승객과 응접실 세트에 앉은 것처럼 마주볼 수 있다. 이 기능은 정차 중에만 사용할 수 있으며, 앞좌석이 회전하는 동안 운전대는 걸리지 않도록 앞쪽으로 밀착된다.

탑승객을 효과적으로 보호하기 위해 총 12개의 에어백이 탑재됐으며 실내 모니터링 시스템과 강성을 한층 높인 차체 구조, 안전성을 강화한 배터리가 채택됐다. 세계 최초로 루프 에어백도 들어갔는데, 사고 발생 시 루프 글라스 전체를 덮는다. 중상 위험도가 높은 차량 전복 사고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장치다.
사고시 배터리를 보호하는 구조도 보완됐다. 배터리 전방에 슬라이더 구조를 만들어 전방 충돌 시 모터와 서브프레임 등을 차량 하부로 우회 시켜도록 설계했다. 배터리가 직접 타격되는 상황을 방지한 셈이다. 배터리 자체의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셀 간 열전이를 막는 배터리 열전이 안전 기술(TRP, Thermal Runaway Protection)도 준비했다.
GV90에는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큰 용량인 123.5kWh의 고전압 배터리가 깔린다.
1회 충전 시 주행 가능 거리는 GV90(7인승) 기준 500km(현대차그룹 연구소 측정 기준)이며, 350kW급 급속 충전 시 배터리 용량의 10%에서 80%까지 22분 만에 충전이 가능하다. 전후륜 모터 합산 최고 출력 490kW, 최대 토크 800Nm로 현대차그룹 전기차 중 가장 강력한 성능을 발휘하는 새로운 모터가 탑재됐다.
GV90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듀얼 e-LSD(전자식 차동 제한 장치)가 채택돼 모터의 강력한 동력을 주행 상황에 맞춰 정교하게 제어한다. 전륜과 후륜 모터에 각각 e-LSD가 탑재돼 고속 선회 시 네 바퀴의 힘을 효율적으로 제어한다.

멀티 챔버 에어 서스펜션은 강성 조절이 가능한 에어 스프링을 통해 노면의 충격을 효과적으로 흡수하고 주행 안정성을 높이며, 차고를 상황에 맞게 변경할 수 있다. 모노튜브 타입 듀얼 밸브 전자제어 쇽업소버를 통해 충격을 흡수해야 할 때는 부드럽게, 차체의 움직임이 클 때는 단단하게 감쇠력을 조절해 주행 상황에 맞는 최적의 승차감을 구현했다. 최대 5도 범위 내에서 뒷바퀴를 조향할 수 있는 능동형 후륜 조향(RWS, Rear Wheel Steering)을 탑재해 회전 반경을 중형차 수준으로 줄였다.
GV90는 현대차그룹 최초로 시동 버튼을 없앤 신규 전원 체계가 들어갔다. 도어 핸들을 당기면 차량 전원이 켜지고 도어가 자동으로 열리며 운전자를 맞이한다. 차량에 탑승해 도어를 닫으면 회전형 변속 레버(SBW, Shift By Wire)가 12시에서 2시 방향으로 이동하며 변속 가능 상태가 된다. 또한 크리스탈 스피어 통합 컨트롤러가 회전하고 대시보드 상단의 트위터 커버가 좌우로 열리면서 운전자에게 차량이 주행 가능한 상태임을 직관적으로 전달한다. 별도의 시동 버튼 조작 없이 브레이크 페달을 밟고 기어를 변속하면 바로 주행할 수 있다.
GV90는 현대차그룹의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플레오스 커넥트가 탑재돼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에 걸맞은 인터페이스를 제공한다. 탑승객은 GV90의 디스플레이에서 차량의 다양한 기능을 한눈에 파악하고 직관적으로 조작할 수 있으며, 차량용 AI 에이전트 글레오 AI(Gleo AI)와 자연스럽게 대화하면서 차량 제어, 정보 검색 등 다양한 작업을 손쉽게 수행할 수 있다. 안드로이드 오토모티브 기반의 개방형 운영체제(AAOS, Android Automotive OS)를 토대로 플레오스 앱마켓을 통해 차량 전용 서드파티(3rd party) 앱을 자유롭게 내려받을 수 있다.

GV90는 고요한 실내 공간에 25개 스피커로 구현되는 뱅앤올룹슨 프리미어 3D 사운드 시스템이 탑재돼 공연장에 버금가는 수준의 청각적 만족감을 선사한다. 대시보드 상단 양끝에 위치한 ALT(Acoustic Lens Technology) 트위터와 4개의 헤드라이닝 스피커를 비롯해 미드 레인지 스피커와 우퍼 등 다양한 종류의 스피커가 차량 곳곳에 배치돼 공간감과 몰입감이 극대화된 7.1.4 채널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구현한다.

GV90의 외관 디자인은 한국의 미학을 대표하는 달항아리로부터 영감을 받아 완성됐다.
불필요한 요소를 최소화하고 본질의 미학을 강조하기 위해 비례와 곡선이 완벽하게 조화를 이루는 달항아리의 형태, 여백의 미, 그리고 장인 정신이 GV90 디자인 곳곳에 반영됐다. 제네시스 최초로 GV90에 사용된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는 거대한 클램쉘(Clamshell) 후드 아래 전면부를 가로지르며 럭셔리 플래그십 모델에 걸맞은 독창적이면서도 웅장한 존재감을 보여준다. 윙 페이스 MLA 헤드램프는 레이저 미세 가공을 통해 램프와 차체 간의 경계를 최소화하는 ‘컷리스 공법’이 사용됐으며, 보석 콘셉트의 두 줄 디자인을 통해 미래지향적이면서도 우아한 분위기를 더했다.

하단 범퍼에는 두 층의 지-매트릭스(G-matrix) 패턴을 입체적으로 쌓아 올린 크롬 그릴을 사용해 정교하면서도 고급스러운 디테일을 완성했다.
후면부는 장식적인 요소를 최대한 배제하고 형태의 순수성을 담아내기 위해 GV90 후면 전체를 볼륨감 있게 디자인하면서 달항아리의 유려한 곡선을 차체에 담아냈다. 또한 불필요한 라인을 최소화하고 리어 스포일러를 삭제했으며, 전면부와 동일하게 컷리스 공법을 적용한 면발광 리어 램프와 제네시스 레터링을 통해 매끄럽고 일체감 있는 후면 디자인을 완성했다.

현대자동차그룹 정의선 회장은 “GV90는 제네시스가 생각하는 미래 럭셔리의 방향성을 보여주는 모델로 기술과 디자인, 그리고 고객 경험 전반에 걸친 혁신을 통해 고객에게 더 큰 자유를 제공하고자 하는 철학을 담아냈다”며 “혁신의 가치는 기술 자체가 아니라 인간 경험을 향상시키는 데 있는 만큼 앞으로도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미래 럭셔리의 새로운 기준을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진정한 럭셔리는 사람을 더 자유롭게 하는 데서 시작되며, 아름다움은 그 자유를 완성한다는 믿음을 바탕으로 고객에게 차별화된 가치와 품격 있는 경험을 제공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0c@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