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바랄 게 없다".
삼성 라이온즈의 영구결번 레전드 이승엽 요미우리 자이언츠 타격 코치가 ‘캡틴’ 구자욱을 바라보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현역 시절부터 구자욱이 삼성을 대표할 간판타자가 될 재목이라고 확신했던 이승엽 코치. 한때 ‘포스트 이승엽’이라 불렸던 후배는 이제 삼성의 주장이자 KBO리그를 대표하는 타자로 성장했다.


올 시즌 구자욱의 방망이는 어느 때보다 뜨겁다. 24일 현재 타율 3할5푼5리(346타수 123안타) 14홈런 84타점 70득점 OPS 0.996을 기록 중이다. 타율과 출루율(0.435) 모두 리그 선두다.

특히 여름 들어 폭발력이 절정에 달했다. 7월 20경기에서 타율 4할2리(82타수 33안타) 3홈런 23타점 20득점을 기록했고 이달에도 13경기에서 타율 3할8푼8리(49타수 19안타) 4홈런 11타점 9득점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두 달간 성적을 합치면 33경기 타율 3할9푼7리(131타수 52안타) 7홈런 34타점 29득점. 여름이 깊어질수록 구자욱의 방망이는 오히려 더 뜨거워지고 있다.
일본에서도 친정팀 후배의 활약을 지켜보는 이승엽 코치는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이승엽 코치는 “구자욱도 엄청 잘 치더라. 제가 삼성에서 뛸 때부터 라이온즈를 대표할 간판타자가 될 거라고 봤다. 충분한 자질을 가진 선수”라며 “한때 성장세가 조금 더딘 느낌도 있었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엽 코치와 구자욱의 인연은 특별하다. 구자욱이 삼성의 미래로 주목받던 시절 이승엽 코치는 현역 최고참으로 그와 한솥밥을 먹었다. 당시 구자욱에게 따라붙었던 수식어 가운데 하나가 바로 ‘포스트 이승엽’이었다.
시간이 흘러 이승엽 코치는 은퇴했고 구자욱은 어느덧 삼성의 주장이 됐다. 이제 이승엽 코치가 주목하는 건 구자욱의 타격 능력만이 아니다.
그는 “기사를 보면 이제 간판선수 이상의 자질을 보여주는 것 같다. 더 성숙해진 느낌”이라며 “팀을 생각하는 마음이 참 보기 좋다. 더 바랄 게 없다”고 극찬했다.
‘국민 타자’가 인정할 만큼 절정의 타격감을 과시하고 있는 구자욱. 그렇다면 비결은 무엇일까. 정작 구자욱이 내놓은 답은 특별하지 않았다. 매일 반복하는 루틴과 훈련의 집중도였다.

구자욱은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 ‘라이온즈 TV’를 통해 “꾸준히 루틴을 정확하게 지키고 연습 때부터 집중했던 게 좋았던 것 같다”며 “매일 하는 루틴이 있는데 티배팅 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화려한 변화보다 기본을 반복하는 데 집중한다. 좋은 타격감을 유지하고 있을 때도 자신이 정해놓은 과정을 거르지 않는 게 구자욱의 방식이다.
이제는 그 모습을 보고 배우려는 후배들도 늘었다. 타격에 대해 궁금한 게 생기면 구자욱을 찾아 조언을 구한다.
구자욱은 자신의 노하우를 감추지 않는다. 오히려 서로 배우려고 하는 분위기가 지금의 삼성을 더욱 단단하게 만들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모든 선수들이 그런 것 같다. 서로 다 배우려고 한다. 그러면서 팀이 이렇게 똘똘 뭉치는 것 같고 선수들이 함께 열심히 훈련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때 대선배의 뒤를 이을 ‘포스트 이승엽’으로 불렸던 선수가 이제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선배가 됐다. 자신의 방망이로 승리를 이끄는 데 그치지 않고 경험과 노하우를 나누며 팀 전체의 성장을 돕는다.
그 과정에서 구자욱 역시 한 단계 더 성장했다. 이승엽 코치가 말한 ‘간판선수 이상의 자질’이 바로 이런 모습이다.
‘포스트 이승엽’이라는 수식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만큼 자신만의 길을 만들어온 구자욱. 이제 그는 누군가의 후계자가 아닌 삼성 라이온즈를 상징하는 ‘캡틴 구자욱’으로 전성시대를 열어가고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