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선수권 금메달은 꿈으로만 생각했다. 하나 덕분에 32살에 금메달을 딸 수 있어 정말 좋다."
이소희(32)-백하나(26)가 세계랭킹 1위를 상대로 이어졌던 5연패를 가장 중요한 무대에서 끊어냈다. 한국 여자복식에 31년 만의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안긴 두 선수는 이번 승리가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을 향한 자신감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소희와 백하나를 비롯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은 25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대표팀은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획득하며 종합 1위를 차지했다.

여자복식 세계랭킹 3위 이소희-백하나는 지난 23일 열린 결승전에서 세계랭킹 1위 류성수-탄닝 조(중국)를 2-0(21-15 21-15)으로 완파했다. 올 시즌 앞선 다섯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했던 상대를 결승에서 제압하며 31년 만에 한국 여자복식 세계 챔피언으로 우뚝 섰다.
이소희에게는 오랫동안 기다렸던 마지막 메달이었다. 앞선 세계선수권에서 은메달과 동메달을 획득했던 그는 이번 우승으로 금·은·동메달을 모두 보유하게 됐다.
백하나는 "오랜만에 우승했는데 이렇게 큰 대회에서 정상에 올라 더욱 기쁘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소희도 "지난해 12월 이후 8개월 만의 우승이다. 조금 오래 걸렸지만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대회에서 우승해 정말 좋다"라고 말했다.
두 선수는 월드투어 파이널을 비롯해 굵직한 무대에서 유독 강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만 세계선수권에서는 이번 대회 전까지 백하나가 메달을 획득한 경험이 없었다.
백하나는 "큰 대회에 강하다는 생각은 해본 적이 없다. 금메달을 따고 보니 정말 큰 대회라는 게 실감 난다"라고 웃었다.
이어 "세계선수권 메달이 한 번도 없어서 걱정했는데 언니가 너무 잘해준 덕분에 좋은 결과를 낼 수 있었다"라고 이소희에게 공을 돌렸다.
이소희는 "그런 부분을 특별히 생각하면서 경기한 것은 아니다. 어떻게 하다 보니 큰 대회에서 좋은 성적이 나온 것 같다"라면서 "앞으로도 큰 대회에서 강한 선수들이었으면 좋겠다"라고 전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08/25/202608250821777421_6a8cd39c8b1c5.jpg)
이번 우승의 의미는 단순히 세계선수권 금메달에 그치지 않는다. 이소희-백하나는 올 시즌 류성수-탄닝을 상대로 다섯 번 만나 모두 패했다. 하지만 여섯 번째 맞대결이자 가장 중요한 세계선수권 결승에서는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이소희는 "올해 한 번도 이기지 못한 상대였다. 그래도 세계선수권 결승이라는 큰 무대에서 승리했다"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어 "다가오는 아시안게임에서도 우리에게 이길 수 있다는 희망이 생기지 않았나 생각한다"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백하나 역시 "5연패 중이어서 걱정이 많았다. 이번에 연패를 한 번 끊어냈기 때문에 다음 맞대결에서는 조금 더 자신 있게 경기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밝혔다.
결승에서는 두 선수의 뚜렷한 역할 분담이 돋보였다. 백하나가 공격 기회를 만들고, 강한 후위 공격을 지닌 이소희가 마무리하는 장면이 반복됐다.
백하나는 "저는 파워가 강한 선수가 아니고 언니는 공격력이 좋다. 내가 앞에서 잘 만들어주면 언니가 뒤에서 해결해줄 것이라고 생각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언니가 정말 잘 때려줬다. 덕분에 나는 앞에서 내 역할에 집중할 수 있었다"라고 말했다.

이소희도 "하나의 전위 플레이가 살아나야 우리 조가 더 쉽게 득점할 수 있다. 그런 경기를 할 때 이길 가능성도 커진다"라면서 "이번 결승에서는 그 부분이 잘 나왔다"라고 분석했다.
세계선수권 은메달과 동메달에 이어 마침내 금메달까지 목에 건 이소희는 백하나에게 다시 한번 고마움을 전했다.
그는 "운 좋게 이전까지 은메달과 동메달을 하나씩 땄지만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꿈으로만 생각했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그 꿈을 32살에 이뤘다. 하나 덕분에 나도 이 나이에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딸 수 있어서 정말 좋다"라고 웃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