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쇼트트랙 대표팀의 지휘봉을 잡은 우다징(32)이 과거 라이벌 린샤오쥔(30)을 어떻게 활용할지 관심이 쏠린다. 중국 현지에서는 잦은 부상과 나이를 고려해 린샤오쥔이 500m를 내려놓고 다시 1000m와 1500m에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왔다.
중국 포털 '바이두'는 지난 24일(한국시간) 린샤오쥔이 2030 프랑스 알프스 동계올림픽에 출전하려면 종목과 대표팀 내 역할을 바꿔야 한다는 내용의 칼럼을 게재했다.
중국 국가체육총국 동계스포츠관리센터는 지난 12일 공개 채용을 거쳐 우다징을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했다. 예상하기 어려웠던 선택이다. 1994년생 우다징은 올해 초 선수 생활을 마쳤고 지도자 경험도 사실상 없다.

감독 공모 과정에서는 중국 지도자뿐 아니라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 지도자들도 후보로 거론됐다. 그러나 중국은 은퇴 직후의 우다징에게 대표팀 재건을 맡겼다.
우다징은 현역 시절 남자 500m의 최강자로 이름을 날렸다. 쇼트트랙 역사상 가장 빠른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평가받았고 2018 평창 동계올림픽과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획득했다.
중국 현지 일각에서는 경기력 이외의 배경도 거론한다. 우다징은 2022년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지린성 대표로 선출됐다. 이 같은 정치적 입지가 파격적인 감독 선임에도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다.
우다징의 첫 번째 과제는 2026 밀라노·코르티나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내지 못한 중국 쇼트트랙을 다시 정상권으로 올려놓는 것이다. 세대교체도 피하기 어려운 만큼 대표팀 최고참 가운데 한 명인 린샤오쥔의 거취와 역할이 중요한 문제로 떠올랐다.
두 사람은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경쟁자였다. 평창 올림픽 남자 500m에서 우다징이 금메달을 차지했고, 당시 한국 대표 임효준으로 출전했던 린샤오쥔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린샤오쥔보다 두 살 많은 우다징이 이제는 그의 훈련과 경기 출전 여부를 결정하는 감독이 됐다.
린샤오쥔은 우다징을 향해 "우 형만큼 나를 잘 이해하는 사람도 없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바이두는 선수에 대한 이해와 대표팀을 운영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장 큰 변수는 린샤오쥔의 몸 상태다. 매체는 "린샤오쥔은 허리와 정강이, 발목, 손목, 손가락 등에 걸쳐 아홉 차례 큰 수술을 받았다. 몸은 거짓말하지 않는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린샤오쥔은 30세다. 쇼트트랙 선수로는 이미 전성기를 지난 나이"라면서 "2026 올림픽을 본 사람들은 그가 곡선 주로에서 추월할 때 힘이 떨어졌다고 지적했다. 이는 몸이 보내는 신호다. 아홉 차례 수술을 받았다는 것은 그의 몸을 아홉 차례 절개했다는 의미"라고 짚었다.
바이두가 제시한 해법은 종목 전환이다. 폭발적인 출발과 강도 높은 훈련이 필요한 500m에서 벗어나 과거 강점을 보였던 1000m와 1500m에 다시 집중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계주 대표팀에서 제외하는 방안까지 거론했다. 현재 몸 상태가 더 좋은 젊은 선수를 계주에 투입하고, 린샤오쥔에게는 개인 중장거리 종목과 후배들을 이끄는 역할을 맡겨야 한다는 것이다.
매체는 "우다징이 결단을 내려야 할 시점이다. 린샤오쥔에게 고강도 훈련이 필요한 단거리 대신 중장거리 종목에 전념하도록 할 수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계주팀에서는 린샤오쥔을 제외하고 컨디션이 더 좋은 젊은 선수를 선택하는 방법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중국 대표팀에는 헝가리 국가대표로 올림픽 금메달을 두 차례 획득한 뒤 중국으로 귀화한 류샤오앙도 있다. 류샤오앙에게 단거리를 맡기고 린샤오쥔은 1000m와 1500m에 전념하는 방식으로 역할을 나눌 수 있다는 구상이다.
린샤오쥔에게 중장거리는 낯선 종목이 아니다. 오히려 선수 경력의 출발점이자 전성기를 대표하는 무대다. 그는 한국 대표로 출전한 평창 올림픽 남자 1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중국 귀화 이후에는 부상과 체력 문제를 겪으면서 주력 종목을 500m로 바꿨다. 변화는 한때 성공을 거뒀다. 린샤오쥔은 2024 로테르담 세계선수권 남자 500m에서 정상에 올랐다.

최근 500m의 경쟁 구도는 더욱 치열해졌다. 옌스 판트바우트(네덜란드)와 윌리엄 단지누(캐나다) 등 유럽과 북미의 젊은 선수들이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린샤오쥔이 단거리에서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다.
2030 프랑스 알프스 올림픽이 열릴 때 린샤오쥔은 34세가 된다. 바이두의 주장은 지금처럼 500m와 계주 경쟁을 이어가기보다 체력 배분이 가능한 중장거리와 베테랑 역할에 초점을 맞춰야 네 번째 올림픽 도전이 가능하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다만 대표팀 내 입지를 유지하기 위해 주력 종목을 바꾸고 계주 출전까지 포기하라는 요구를 린샤오쥔이 받아들일지는 알 수 없다. 중국 대표로 올림픽 메달을 획득하겠다는 목표를 이루려면 새 감독이 된 옛 라이벌 우다징과 자신의 미래를 결정해야 하는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