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이에요" 웃었던 안세영이 결국 공개한 '세계 최강'의 답...더 훈련하고 준비한 자신을 향한 '무한 신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8.27 03: 19

안세영(24, 삼성생명)이 세계 최강의 자리에 오를 수 있었던 비결은 특별한 기술이나 상대만을 겨냥한 전략이 아니었다. 매일 반복한 훈련과 그렇게 준비한 자신을 끝까지 의심하지 않는 '무한 신뢰'였다.
"내가 어떻게 하면 너를 이길 수 있을까?"
세계랭킹 3위 왕즈이(26, 중국)가 세계랭킹 1위 안세영에게 직접 물었다.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 패한 다음 날이었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6.08.25 /cej@osen.co.kr

안세영은 웃으며 "비밀"이라고 답했다. 그러나 곧 자신이 가진 유일한 해답을 공개했다. 더 열심히 훈련하고, 경기에서는 그 시간을 믿는 것이었다.
안세영은 "나는 항상 경기에서 이기고 싶다. 그래서 더 열심히 훈련한다. 아주 단순하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은 지난 23일(한국시간) 인도 뉴델리 인드라 간디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 여자단식 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 야마구치 아카네(일본)를 49분 만에 2-0(21-17, 21-14)으로 제압했다.
지난 2023년 이후 3년 만에 세계선수권 정상에 복귀했다. 결과만큼 과정도 압도적이었다. 안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단 한 게임도 내주지 않았다. 준준결승 한웨, 준결승 왕즈이, 결승 야마구치까지 세계 정상급 경쟁자들을 모두 2-0으로 꺾었다.
안세영과 왕즈이는 준결승 다음 날 다시 마주했다. 이번에는 코트와 네트를 사이에 둔 상대가 아니었다. BWF가 공개한 영상에서 왕즈이는 일일 기자로 변신해 금메달을 목에 건 안세영을 인터뷰했다.
왕즈이는 준비한 질문을 꺼내기 전 가슴에 손을 얹으며 긴장된다고 말했다. 안세영은 “오늘의 기자군요”라고 인사했다. 치열한 승부를 펼쳤던 두 선수는 웃으며 농담을 주고받았다.
왕즈이가 마지막으로 꺼낸 질문은 단순하지만 가장 본질적이었다. 안세영을 어떻게 이길 수 있느냐는 것이었다. 두 선수는 질문과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지만, 안세영이 내놓은 답은 자신의 경기력을 가장 정확하게 설명했다.
비결은 상대보다 더 특별한 무언가를 갖는 것이 아니었다. 충분히 훈련한 뒤 실전에서 자신을 의심하지 않는 것이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안세영은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자신의 답변에 담긴 의미를 더욱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단순히 정신력으로 버티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준비해온 자신을 신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정신력보다는 훈련한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 중요하다. 자신 있게 경기하는 것이 흐름을 좌우한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훈련해온 나를 믿고 준비한 모습이 경기에서 그대로 나올 수 있도록 자신 있게 플레이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안세영이 말한 자신감은 근거 없는 믿음과 다르다. 반복된 훈련으로 만든 준비를 실전에서도 망설임 없이 꺼내는 능력이다. 세계선수권에서 보여준 ‘무실게임 우승’은 그 믿음이 결과로 이어진 대회였다.
더욱 의미 있는 점은 안세영의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부상 여파로 일본 오픈과 중국 오픈을 연달아 건너뛴 그는 세계선수권을 복귀 무대로 선택했다. 대회가 끝난 뒤에도 통증이 남아 있었다.
안세영은 "아직 통증이 있는 상태였기 때문에 초반에는 움직임에 머뭇거림이 많았다. 하지만 세계적인 선수들과 계속 경기하면서 점차 적응했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빠르게 반응해야 하는 상황이 계속되자 몸도 거기에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런 감각을 다시 찾았다는 점이 좋았다"라고 설명했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8.25 /cej@osen.co.kr
통증이 남은 상황에서는 자신에 대한 확신도 흔들릴 수 있었다. 원하는 방향으로 몸이 움직일지, 빠른 공격에 제때 반응할 수 있을지 알기 어려웠다. 그러나 안세영은 경기를 거듭하면서 훈련으로 만들어온 감각을 되찾았다.
처음부터 우승만을 바라본 것도 아니었다. 경기 감각을 회복하고 몸의 반응을 확인하는 것이 우선이었다. 실전을 치를수록 움직임이 살아났고, 준비한 자신을 믿기 시작하면서 경기력도 더욱 단단해졌다.
왕즈이가 안세영을 이기는 방법을 직접 물은 데는 이유가 있다. 안세영은 이번 승리로 왕즈이와의 상대 전적을 21승 5패로 벌렸다. 최근 14차례 맞대결에서는 13승 1패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했다.
왕즈이는 그 1패를 안긴 선수다.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안세영을 꺾으며 안세영의 결승전 10연승을 저지했다. 올 시즌 안세영에게 패배를 안긴 유일한 선수이기도 하다.
이번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도 안세영을 가장 강하게 몰아붙였다. 첫 게임에서 게임포인트를 먼저 잡았고 24-22까지 이어지는 듀스 승부를 펼쳤다. 안세영의 완벽한 무실게임 우승이 끝날 수 있었던 최대 고비였다.
안세영은 흔들리는 순간에도 자신의 플레이를 포기하지 않았다. 첫 게임을 가져온 뒤 두 번째 게임까지 따내며 다시 한번 왕즈이를 넘어섰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세계선수권대회를 마친 대한민국 배드민턴 대표팀이 25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대표팀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동메달 1개를 수확하며 종합 1위에 올랐다.여자 단식에서 금메달을 딴 안세영이 취재진의 질문을 듣고 있다. 2026.08.25 /cej@osen.co.kr
두 선수는 다음 달 일본에서 열리는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다시 금메달을 놓고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한국과 중국의 여자단식 간판인 만큼 개인전뿐 아니라 단체전에서도 승부가 성사될 수 있다.
왕즈이는 안세영의 답을 들은 뒤 자신도 더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웃으며 다짐했다. 안세영의 답은 마지막까지 달라지지 않았다.
상대를 이기기 위한 비밀을 외부에서 찾지 않았다.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하고, 코트에 들어선 뒤에는 그 시간을 의심하지 않았다. 안세영을 다시 세계 정상에 올려놓은 가장 강력한 무기는 자신을 향한 흔들림 없는 신뢰였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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