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전 KFA가 사실상 '버렸던' 모레노, 마침내 태극전사 지휘...6경기 뒤 아시안컵까지 노린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9.01 15: 00

  3년 전 대한민국 축구대표팀 사령탑 후보로 거론되고도 대한축구협회(KFA)의 연락조차 받지 못했던 로베르토 모레노(48)가 마침내 태극전사들을 이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 사실상 외면받았던 모레노 감독이 이번에는 공개채용 절차를 통과해 한국 축구 최초의 스페인 출신 사령탑이 됐다.
대한축구협회는 1일 천안 코리아풋볼파크에서 2026년도 제7차 이사회를 열고 모레노 감독을 남자 A대표팀 임시 감독으로 선임했다. 모레노 감독을 포함한 코칭스태프 6명의 선임안도 함께 승인했다.
계약 기간은 오는 11월 27일까지다. 모레노 감독은 9월부터 11월까지 세 차례의 A매치 기간에 열리는 총 6경기를 지휘한다. 이후 평가 결과에 따라 아시안컵까지 계약을 연장할 수 있는 조건도 포함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 로베르트 모레노(오른쪽)와 루이스 엔리케 /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모레노 감독과 한국의 인연은 202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대한축구협회가 파울루 벤투 전 감독의 후임을 찾던 당시 스페인 대표팀을 이끈 경험과 루이스 엔리케 감독의 오랜 참모라는 이력을 앞세워 유력 후보로 거론됐다.
실제 협상은 없었다. 당시 OSEN 취재에 따르면 모레노 감독은 자신이 한국 대표팀과 협상하고 있다는 현지 보도에 오히려 놀란 반응을 보였다. 대한축구협회로부터 직접적인 제안을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축구계 관계자는 당시 "모레노 감독은 한국과의 협상 소식에 깜짝 놀랐다. 대한축구협회가 직접적인 제안을 하지 않았고 현지 언론 보도의 정확한 사실관계도 파악하지 못해 답답해했다"라고 밝혔다.
당시 한국행에 관심을 보인 유럽 지도자는 모레노 감독뿐만이 아니었지만 대한축구협회의 최종 선택은 클린스만 감독이었다. 클린스만 감독은 2023년 2월 부임한 뒤 전술 부재와 잦은 해외 체류, 근무 태도 논란에 휩싸였다. 결국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준결승 탈락 이후 약 1년 만에 경질됐다.
3년 전 협상 기회조차 얻지 못했던 모레노 감독은 이번에는 직접 한국 대표팀의 문을 두드렸다. 대한축구협회가 실시한 공개채용에 코칭스태프와 함께 지원했고 서류 심사와 온라인 면접, 대면 협상 및 계약 조건 조율을 모두 통과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대한축구협회가 남자 A대표팀 감독을 공개채용으로 선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협회는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과 홍명보 전 감독의 사퇴 이후 대한체육회 규정에 따라 임시 감독 공개채용을 진행했다.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 위원 일부와 외부 평가위원이 서류 및 면접 심사를 맡았다. 이후 현영민 전력강화위원장이 이끄는 협상팀이 후보자들을 직접 만나 협상했고 지난 주말 모레노 감독과 최종 합의했다.
현영민 위원장은 "이번 임시 감독 선임은 절차적 정당성과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컸다. 대한체육회 기준을 준수하기 위해 상당한 노력을 기울였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모레노 감독은 이미 한국 축구에 관해 높은 이해도를 갖추고 있었다. 다양한 전술적 대안을 제시하는 등 대표팀을 향한 열의도 인상적이었다"라고 평가했다.
모레노 감독은 2014년부터 2017년까지 바르셀로나 수석코치로 엔리케 감독을 보좌했다. 바르셀로나가 2014-2015시즌 트레블을 달성할 당시에도 코칭스태프로 함께했다.
2018년부터는 스페인 대표팀 수석코치로 활동했다. 엔리케 감독이 가족 문제로 팀을 떠나자 감독대행에 이어 정식 감독으로 승격됐고 약 8개월 동안 7승 2무를 기록하며 유로 2020 본선 진출을 이끌었다. 이후 AS모나코와 그라나다, 러시아 FC소치를 지휘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모레노 감독을 보좌할 코칭스태프도 전원 스페인 출신이다. FC소치에서 함께했던 에두아르도 도캄포가 수석코치를 맡고 하신트 마그리냐와 빅토르 브라보 데 소토가 코치로 합류한다. 하비에로 초카로는 피지컬 코치, 라리가에서 10년 이상의 경력을 쌓은 니코 보쉬는 골키퍼 코치를 담당한다.
현 위원장은 "까다로운 과정을 거쳐 선임된 모레노 사단이 대표팀의 분위기를 바꾸고 경기력을 끌어올리는 데 역할을 다해주길 기대한다"라고 전했다.
3년 전 클린스만 감독 선임 과정에서는 후보로만 거론된 채 대한축구협회의 연락조차 받지 못했다. 이번에는 달랐다. 모레노 감독은 공개채용의 모든 관문을 통과해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손에 넣었다. 앞으로 치를 6경기에서는 임시 감독을 넘어 아시안컵까지 동행할 자격이 있는지를 증명해야 한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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