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즈 이후 최고 재능" 이정후와 정반대, 트레이드 실패작이라고 했는데…무서운 뒷심, SF '역대 최초' 보인다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09.09 00: 07

[OSEN=이상학 객원기자] 5년 연속 포스트시즌 탈락이 확정된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는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 악재에 시달렸다. 트레이드 마감일에 셀러로 나서며 주축 선수들을 팔아넘긴 샌프란시스코의 개막전 선발 라인업 야수 9명 중 지금까지 남은 타자는 이정후(28), 라파엘 데버스(29) 단 둘뿐이다. 
시즌 중반까지만 해도 이정후가 샌프란시스코의 타선을 이끌며 내셔널리그(NL) 타율 1위 경쟁을 벌였다. 그때까지 데버스는 기대에 못 미친 성적으로 샌프란시스코를 속썩이고 있었다. 
지난해 6월 중순 샌프란시스코는 4명의 선수를 보스턴 레드삭스에 주고 2033년까지 잔여 연봉 2억5400만 달러도 떠안으며 데버스를 영입했다. 배리 본즈 이후 최고의 좌타자로 기대했지만 올 시즌 중반까지 샌프란시스코의 골칫거리로 전락했다. 지난 6월22일 마이애미 말린스전에선 9회 토니 바이텔로 감독의 대주자 교체 지시를 거부하다 마지 못해 덕아웃으로 들어가며 항명 논란까지 터졌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하지만 그날 이후 데버스는 완전히 달라졌다.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며 빠르게 상황을 수습한 데버스는 이후 68경기 타율 2할8푼6리(248타수 71안타) 24홈런 56타점 OPS 1.016으로 완벽하게 살아났다. 최근 30경기 타율 3할6리(111타수 34안타) 12홈런 30타점 OPS 1.129로 대폭발 중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왼쪽)가 홈런을 친 뒤 이정후와 기뻐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시즌 성적도 145경기 타율 2할6푼(546타수 142안타) 35홈런 92타점 OPS .864로 끌어올리며 뒷심을 보이고 있다. 시즌 후반으로 갈수록 성적이 떨어지고 있는 이정후(타율 .280 9홈런 53타점 OPS .729)와 정반대 그래프를 그리며 샌프란시스코 최고 몸값이자 최고 타자의 위상을 되찾았다. 
지난 8일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전에서도 데버스는 2루타 2개를 터뜨리며 3타수 2안타 1타점 2볼넷으로 활약했다. 2루타 개수를 리그 최다 36개로 늘린 데버스는 지난 2002년 제프 켄트(2루타 42개, 홈런 37개) 이후 24년 만에 샌프란시스코에서 단일 시즌 2루타, 홈런 모두 35개 이상 기록한 타자가 됐다. 
남은 17경기에서 2루타 4개, 홈런 5개를 추가하면 샌프란시스코 구단 최초로 ‘장타 40-40’을 달성하게 된다. 메이저리그에서 가장 최근 2루타, 홈런 모두 40개 넘긴 선수는 지난 2015년 당시 콜로라도 로키스 놀란 아레나도(2루타 43개, 홈런 42개), 토론토 블루제이스 조쉬 도널드슨(2루타 41개, 홈런 41개)으로 11년 전이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왼손 거포들의 무덤으로 악명 높은 오라클파크를 홈으로 쓰면서도 2021년 보스턴 시절 커리어 하이 홈런(38개) 기록을 넘어설 기세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좌타자가 30홈런을 넘긴 것은 2004년 본즈(45개) 이후 처음이다. 
시즌 중반까지 처치 곤란한 악성 계약, 실패한 트레이드로 평가된 데버스이기에 후반기 대반등은 놀랍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 알렉스 파블로비치 기자는 팟캐스트 ‘자이언츠 토크’에서 “엄청난 계약 규모와 타격 부진, 대주자 거부 행동으로 데버스는 충분히 비판받을 만했다. 팬들이 그에게 실망해 트레이드해야 한다고 주장한 것은 부당하지 않았다”며 “하지만 데버스는 그 일을 극복했고, 리더로서 한 단계 올라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하고 있다. 스포츠에선 부진할 때 비판을 받고, 잘할 때는 칭찬을 받는 법이다”고 말했다. 
이어 파블로비치 기자는 “데버스가 지난 몇 달간 보여준 활약은 놀라운 수준이다.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은 선수 중 순수 타격 능력과 공격 재능만 놓고 보면 본즈 이후 최고 수준이다. 샌프란시스코가 블록버스터 트레이드를 단행할 때 기대한 것을 완벽하게 실현해내고 있다”며 “본즈처럼 데버스도 ‘야구 로봇’ 같다. 언론 인터뷰에 나서거나 자기 홍보를 하는 선수가 아니다. 본즈도 그가 말을 하고 싶을 때만 대화할 수 있었다. 그런 점에서도 데버스는 본즈와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라파엘 데버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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