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즈이 20승 5패·야마구치 7연승·미야자키 8전 전승...안세영의 AG 2연패, 적은 라이벌 아닌 '열흘 강행군'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09.09 06: 20

안세영(24, 삼성생명)의 아시안게임 2연패를 가로막을 가장 큰 적은 특정 선수가 아닐지도 모른다. 세계 정상급 경쟁자들을 연달아 무너뜨린 지금, 빡빡한 일정 속 체력과 당일 발생할 변수를 얼마나 완벽하게 통제하느냐가 더 중요해졌다.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배드민턴대표팀 미디어데이가 8일 오후 진천선수촌에서 열렸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안세영을 포함한 남녀 선수 20명이 참석해 대회를 앞둔 각오를 밝혔다.
안세영은 2022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이어 여자단식과 여자단체전 2관왕에 도전한다. 여자단식 정상에 오르면 한국 배드민턴 선수 최초로 아시안게임 단식 2연패를 달성한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안세영은 "전에는 금메달이라는 기대를 많이 받지 않았다. 이번에는 많은 기대를 받고 있다. 선수로서 당연히 금메달을 따면 좋다. 나도 이번 대회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부담은 내려놓고 내가 하고 싶은 경기를 하면서 즐기겠다. 기록을 쓰는 것은 영광이지만, 기록보다 매 경기 내 플레이를 더 잘 보여드리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말뿐인 자신감은 아니다. 안세영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세계선수권과 중국 마스터스를 연달아 무실세트로 제패했다. 여자단식 세계랭킹 1위 자리도 100주 연속 지키고 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마지막 실전이었던 중국 마스터스는 아시안게임을 앞둔 모의고사에 가까웠다. 천위페이와 한웨가 출전하지 않았지만 야마구치 아카네, 왕즈이, 미야자키 도모카 등 아시아 여자단식의 강자들이 대거 참가했다.
안세영은 준결승에서 야마구치를 2-0(21-13, 21-15)으로 꺾었다. 결승에서는 왕즈이를 제압하고 올라온 미야자키를 2-0(21-17, 21-6)으로 완파했다. 특히 2게임을 21-6으로 끝내며 압도적인 경기력 차이를 보여줬다. 세계배드민턴연맹(BWF)도 안세영의 대회 3연패와 시즌 일곱 번째 우승을 집중 조명했다.
상대 전적도 일방적이다. 안세영은 왕즈이와 통산 맞대결에서 20승 5패로 앞서 있다. 최근 14차례 맞대결에서도 13승 1패를 거뒀다. 유일한 패배는 지난 3월 전영오픈 결승에서 나왔다. 세계선수권 준결승에서는 왕즈이를 2-0으로 제압했다.
야마구치를 상대로는 최근 7연승을 달리고 있다. 세계선수권 결승과 중국 마스터스 준결승에서도 한 게임조차 내주지 않았다.
일본의 신성 미야자키와는 8차례 만나 모두 이겼다. 중국 마스터스 결승 결과는 성장세가 가파른 미야자키에게도 아직 안세영의 벽이 높다는 사실을 보여줬다.
천위페이는 중국 마스터스에 불참했지만 아시안게임에서는 다시 만날 가능성이 크다. 안세영은 한때 천위페이에게 7연패를 당했을 정도로 고전했으나 이후 격차를 좁혔고, 이제는 전체 상대 전적에서도 우위를 점하고 있다. 최근 맞대결 흐름 역시 안세영 쪽으로 완전히 넘어왔다.
중국은 개인전에 국가당 최대 2명을 내보낼 수 있어 왕즈이와 천위페이가 출전한다. 한웨 역시 단체전에서 안세영과 맞붙을 수 있는 카드다. 중국 마스터스보다 상대 선수층과 대진의 변수가 커지는 이유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아시아 밖에서는 인도 선수들의 도전도 경계해야 한다. 안세영 역시 "미야자키 도모카나 인도 선수들이 올라오고 있다"라고 직접 언급했다. 특정 선수 한 명을 경쟁자로 정하지 않고 출전 선수 전원을 라이벌로 간주하겠다는 생각이다.
안세영은 "모든 경기에서 만나는 모든 선수가 라이벌이다. 경기에서 어떤 변수가 생길지 모른다. 항상 모든 것을 대비하고 있어야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래서 연습에서도 더 완벽을 추구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가장 뚜렷한 변수는 일정이다. 아시안게임 배드민턴 단체전은 20일부터 24일까지, 개인전은 25일부터 29일까지 이어진다. BWF가 공지한 개인전 일정도 25일부터 29일까지 닷새간이다.
여자단식은 25일 64강을 시작으로 26일 32강과 16강, 27일 8강, 28일 준결승, 29일 결승이 예정돼 있다. 26일에는 하루 두 경기를 치를 가능성이 있다. 단체전 결승까지 올라갈 경우 별도의 휴식일 없이 곧바로 개인전에 돌입해야 한다.
안세영이 단체전과 개인전 모두 마지막까지 살아남는다면 열흘 동안 쉼 없이 경기를 이어가야 한다. 상대 전적에서는 누구에게도 밀리지 않지만, 누적된 피로는 예상하기 어려운 변수를 만들 수 있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
3년 전 항저우에서 안세영은 도전자였다. 이제는 모든 선수가 넘어야 할 세계 1위가 됐다. 안세영은 "3년 전에는 플레이에 대한 자신감이 없었고 경기를 즐기지 못했다. 지금은 경험이 생겼다. 어떻게 하면 이길 수 있는지 알게 됐고, 즐기면서 경기할 여유도 생겼다"라고 자신했다.
이어 "세계 1등은 아무나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원하는 시간에 찾아오는 것도 아니다. 나 자신을 믿고 경기하니 플레이도 달라졌다. 이제는 세계 1위를 지키는 것이 더 쉽다"라고 말했다.
왕즈이와 야마구치, 천위페이, 미야자키까지 안세영을 위협할 수 있는 선수들은 분명하다. 그러나 최근 경기력과 상대 전적을 고려하면 안세영이 가장 강력한 우승 후보라는 사실에도 이견을 달기 어렵다. 경쟁자들과의 싸움보다 열흘간 이어지는 강행군 속에서 자신의 몸과 경기력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지키느냐가 아시안게임 2연패의 마지막 관문이다. /reccos23@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