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 포수 김건희가 생애 첫 태극마크를 앞두고 설렘과 긴장이 교차하는 마음을 드러냈다. 대만 선수의 도발에는 단호하게 맞받아치며 아시안게임을 향한 승부욕을 숨기지 않았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대표팀 소집을 앞둔 김건희는 11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전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나 “설렘보다 긴장이 더 큰 것 같다”고 씩 웃었다.
김건희에게 성인 대표팀 태극마크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는 “데뷔 후 처음으로 대표팀에 발탁됐다. 최종 명단 발표 직후에는 실감이 안 났다. 그냥 제게 주어진 역할에 최선을 다하자는 생각이었는데 갈수록 긴장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대표팀을 경험했던 팀 내 한 선배에게 특별한 조언도 들었다. 김건희는 “선배님께서 ‘지금껏 야구했던 것과 색다른 분위기일 텐데 그냥 네 몸을 바치고 오라’고 하시더라”며 “아직 무슨 말인지 잘 모르겠지만 막상 가면 그렇게 하고 있지 않을까”라고 웃었다.
낯선 환경에 대한 걱정은 크지 않다. KIA 타이거즈 김도영을 비롯해 한화 이글스 문현빈, 삼성 이재현, LG 트윈스 김영우, 두산 베어스 박준순 등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선수들이 대표팀에 대거 포진해 있기 때문이다.
특히 김건희는 최근 코뼈 골절 부상을 당한 김도영의 상태를 걱정했다. 김도영은 지난 9일 광주 NC 다이노스전에서 번트를 시도하다 타구에 얼굴을 맞았다. 다행히 치료를 마친 뒤 11일 퇴원해 선수단에 합류했다.
김건희는 “도영이 형은 리그 최고의 타자이자 진짜 존경할 만한 형이다. 다쳤다는 소식을 듣고 많이 놀랐다”며 “농담 삼아 ‘홈런 40개 치는 타자가 왜 번트를 대냐’고 했더니 ‘괜찮다’고 하시더라”고 전했다.

이어 “아마 후배들에게 걱정을 끼치지 않으려고 그렇게 이야기한 것 같다. 건강한 모습으로 월요일(14일)에 만나고 싶다. 그렇게 될 것”이라며 “도영이 형과 올스타전에서 함께했는데 경기 전 준비 자세와 야구를 대하는 태도가 정말 남다르더라”고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시안게임에서는 익숙한 얼굴과 적으로 만날 수도 있다. 한화에서 뛰고 있는 아시아쿼터 투수 왕옌청이 대만 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김건희는 “평소에도 이겨야 하는 상대지만 이번에는 국가대항전이니까 더 잘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대만에서 날아온 도발에는 더욱 강한 어조로 응수했다. 대만 매체에 따르면 대표팀에 발탁된 웨이취안 드래곤스 내야수 류지훙은 “우리는 다 군대를 다녀왔다. 그러니까 한국 선수들도 꼭 군대를 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을 획득할 경우 병역 특례 혜택을 받을 수 있는 한국 선수들을 겨냥한 발언이었다.

이를 전해 들은 김건희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다. 그런 말을 할 수는 있는데 공인이 그렇게 쉽게 말을 내뱉을 수 있는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 말에 화가 나는 건 아니지만 공인이면 공인답게 말해야 하지 않나 싶었다”며 “그 선수가 원하는 대로 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생애 첫 태극마크를 앞두고 긴장된다고 했지만 승부욕만큼은 이미 대표팀 모드다. 선배에게 들은 ‘몸을 바치고 오라’는 조언처럼 김건희는 국가대항전에서 모든 것을 쏟아낼 준비를 하고 있다. 특히 대만의 도발까지 전해진 만큼 그라운드에서 결과로 답하겠다는 의지는 더욱 강해졌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