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솔직히 한국이 이겨서 안도했다."
대한민국 남자농구대표팀이 개최국 일본을 꺾고 12년 만에 아시안게임 정상에 오른 가운데 일본에서도 한국의 우승을 축하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결승전을 앞두고 한국 대표팀의 훈련까지 무산시킨 조직위원회의 황당한 운영에 일부 일본 팬들은 "일본을 순수하게 응원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라며 자국 대회 운영을 강하게 비판했다.
니콜라이스 마줄스 감독이 이끄는 한국 남자농구대표팀은 20일 일본 나고야 IG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남자농구 결승에서 개최국 일본을 꺾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2014 인천 대회 이후 12년 만에 아시아 정상으로 돌아왔다. 1982 뉴델리 대회 이후 44년 만에 원정에서 따낸 아시안게임 금메달이기도 하다.
반면 1962 자카르타 대회 이후 64년 만에 결승에 오른 일본은 안방에서 사상 첫 금메달을 노렸지만 한국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경기장을 가득 메운 홈 팬들의 뜨거운 응원을 등에 업었다. 그러나 모든 일본인이 마음 편하게 자국 대표팀을 응원한 것은 아니었다.
이유는 결승전 당일 발생한 황당한 운영 사고였다. 한국은 이날 오전 별도의 체육관에서 슈팅 훈련을 진행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조직위원회가 배정한 버스가 예정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았다. 결국 대표팀은 체육관으로 이동하지 못했고 결승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예정했던 슈팅 훈련을 취소했다.
이번 대회에서 반복된 운영 문제가 결국 금메달 결정전 준비에까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이다.
해당 사태를 다룬 일본 '닛칸스포츠' 기사에는 일본 팬들의 다양한 반응이 이어졌다. 특히 많은 공감을 받은 한 일본 팬의 반응은 상당히 직설적이었다.

그는 "결승전을 앞두고 연습조차 하지 못하게 만드는 전대미문의 허술한 대회 운영에 짜증이 났기 때문에 솔직히 한국이 이겨서 안도했다"라고 적었다.
이어 한국의 에이스 이현중을 향해서도 "상대 선수지만 감탄할 수밖에 없는 플레이의 연속이었다"라고 박수를 보냈다. 해당 댓글에는 140개가 넘는 공감이 달렸다.
한국의 금메달을 직접 축하한 일본 팬도 있었다. 한 팬은 "의도적인 일이 아니었다고 하더라도 이런 일을 겪은 한국은 훌륭했다. 금메달을 축하한다"라며 "아시아의 좋은 라이벌로서 서로 경쟁하며 발전했으면 한다"라고 밝혔다.
조직위원회를 향한 자국 팬들의 비판은 더욱 거셌다.
다른 팬은 이번 사태를 단순한 '운영 트러블'이라고 부르는 것조차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운영 트러블이라고 하면 우발적인 느낌이 들지만 이번 대회에서는 인위적이고 초보적이라고 생각되는 문제와 실례가 너무 많다"라며 "각국 선수들이 필사적으로 준비하고 있는데 개최국이 발목을 잡아서 어떻게 하겠다는 것인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국가와 국가명을 잘못 소개한 사례, 숙박과 식사 문제까지 언급하면서 "과거 일본에서 이 정도로 심각한 대회 운영이 있었는지 모르겠다"라고 꼬집었다.
만약 일본이 결승에서 승리했다면 더욱 큰 논란으로 번졌을 것이라는 반응도 있었다.

한 일본 팬은 "이 상태에서 일본이 이겼다면 한국이 경기 전 훈련을 하지 못한 문제를 엄청나게 지적받았을 것"이라며 "하지만 그런 말을 들어도 어쩔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도대체 운영이 어떻게 되고 있는 것인가"라고 적었다.
자국 대표팀을 응원하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반응까지 나왔다.
또 다른 팬은 "이렇게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도 결과적으로 나고야와 아이치, 더 나아가 일본의 평판을 크게 떨어뜨렸다"라며 "현민과 국민에게 부끄럽고 미안하다는 감정을 갖게 만들고, 순수하게 일본 대표팀을 응원할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들어냈다"라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물론 다른 시각도 존재했다. 일부 팬들은 당초 1만5000명을 기준으로 준비했던 대회 규모가 OCA의 종목 및 엔트리 확대에 따라 1만7000명 수준으로 늘어난 점을 거론하면서 개최 도시만을 비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OCA와 각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에도 책임이 있다는 의견이었다.
일본의 전력이 완전체가 아니었다는 점을 강조하는 반응도 있었다. 한 팬은 "한국이 훈련을 하지 못한 정도로 이길 수 있을 만큼 일본에 전력 차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한국은 주축 선수들이 출전했고 일본은 젊은 선수 중심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다른 팬 역시 "이번 멤버로는 한국이 더 강했다"라고 한국의 우위를 인정하면서 일본의 젊은 선수들이 이번 패배를 성장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한국은 코트 안팎의 악조건을 모두 이겨냈다. 대회 초반에는 장신 선수들에게 턱없이 짧은 침대와 누수 문제까지 발생한 컨테이너 숙소 때문에 호텔로 옮겨야 했다. 마지막 결승 당일에는 이동 버스가 나타나지 않아 슈팅 훈련까지 취소했다.
그럼에도 한국은 흔들리지 않았다. 경기장에서는 1만7000석을 채운 일본 관중의 함성과 야유를 견뎠고, 조별리그에 이어 결승에서도 개최국 일본을 꺾었다.
그리고 그 모습을 지켜본 일본에서조차 "한국이 이겨서 안도했다", "금메달을 축하한다", "이번 멤버로는 한국이 더 강했다"는 반응이 나왔다.
한국이 일본 안방에서 따낸 12년 만의 금메달이었다. 동시에 개최국의 일부 팬들마저 자국의 대회 운영을 비판하며 한국의 승리에 박수를 보낸 결승전이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