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상학 객원기자] KBO리그 통산 타율 3할4푼(3476타수 1181안타)으로 3000타석 이상 기준 역대 1위였던 이정후(28·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이지만 메이저리그에선 3할 근처도 가기 어렵다. 3년간 통산 타율 2할7푼(1244타수 336안타)으로 한때 내셔널리그(NL) 1위 경쟁을 했던 올해도 2할7푼6리(539타수 149안타)로 마쳤다.
엄청난 리그 수준 차이를 감안해도 타율이 무려 7푼이나 떨어진 것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출루 머신으로 추신수와도 절친한 조이 보토(43)의 코멘트를 보면 조금 이해가 가능할 것 같다.
지난 2007~2023년 신시내티 레즈에서 17시즌 통산 타율 2할9푼4리(7252타수 2135안타) 356홈런 1144타점 OPS .920을 기록하며 MVP 1회, 올스타 6회, 출루율 1위 7회의 커리어를 쌓은 보토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 ‘MLB 네트워크’를 통해 최근 야구의 변화에 대한 견해를 밝혔다.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25/202609251116772533_6ab66a0d12a6e.jpg)
보토는 개인 통산 4번째 타율 1위에 도전 중인 루이스 아라에즈(필라델피아 필리스)를 언급하며 “지금 야구 시스템은 아라에즈 같은 선수를 좋아하지 않는다. FA로 힘든 시기를 딛고 훌륭한 시즌을 보내고 있는 그에게 찬사를 보낸다”며 “난 아라에즈 같은 선수에게 공감한다. 나 역시 항상 컨택 히터가 되려고 노력했는데 지금은 투수들의 공 회전이나 패스트볼과 변화구의 조합, 수비 시프트 때문에 안타를 치기가 정말 어려워졌다. 팀들이 영리하게 수비 중심으로 팀을 구성하면서 3할은커녕 2할7푼 이상 치는 것조차도 정말 어렵다”고 말했다.
![[사진] 필라델피아 루이스 아라에즈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25/202609251116772533_6ab66a0d7e04d.jpg)
올해 메이저리그 전체 평균 타율은 2할4푼4리에 불과하다. 2020년대 들어 리그 평균 타율 2할5푼을 넘긴 시즌이 없다. 1980년대부터 1990년대, 2000년대 리그 타율이 2할5푼 아래로 내려간 적이 없었던 것과 비교하면 큰 차이. 구속 혁명과 확실한 분업화로 투수들의 위력이 갈수록 상승했고, 시프트 제한에도 불구하고 개개인의 수비력이 향상돼 교타자들이 빈틈을 뚫기 어려워졌다. 세이버메트릭스의 대중화로 타율이 경시되고, 장타와 출루에 중점을 두는 타격이 훨씬 더 높은 평가를 받는 시대이기도 하다.
이런 시대에 8시즌 통산 타율 3할대(.316)를 기록 중인 아라에즈는 몇 안 되는 올드스쿨 타자다. 보토는 “아라에즈는 기본적으로 삼진을 당하지 않고, 라인드라이브를 치며, 반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는 방식으로 해내고 있다. 아라에즈 같은 선수는 앞으로 다시 보기 힘들 것이다”며 “만약 1990년대였다면 그는 타율 3할7푼을 쳤을 것이다. 지난 30년간 모든 게 바뀌었다. 타율 3할을 치던 선수가 요즘에는 2할4푼에서 2할5푼밖에 치지 못하는 현실을 인정해야 한다”고 이야기했다.
이어 그는 “스트라이크존의 변화와 함께 뛰어난 수비와 투구의 조합으로 나온 결과다. 내가 선수로 뛸 때 좌중간으로 타구를 날리면 지명타자를 해야 할 6피트4인치(193cm), 255파운드(116kg)의 덩치 큰 선수가 뛰어가곤 했다. 지금 그 자리는 대학 미식축구팀 코너백 같은 선수들로 바뀌어 타구를 다 잡아낸다. 리그는 완전히 달라졌고, 이게 더 나은 방향이라고 생각하지만 어릴 적 향수에 젖은 팬심은 타율 3할3푼에 30홈런을 원한다. 하지만 이제 우리가 보게 될 것은 타율 2할5푼에 40홈런이다”며 과거처럼 정확성을 겸비한 장타자는 보기 힘들 것이라고 했다.
![[사진] 신시내티 시절 조이 보토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25/202609251116772533_6ab66a0e120e3.jpg)
보토의 발언을 대입하자면 이정후가 1990년대 선수였다면 충분히 3할 타율을 쳤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그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타구 각도와 속도를 고려해 계산되는 기대 타율(xBA)과 실제 타율만 봐도 꽤 차이가 있다.
이정후의 3년간 통산 기대 타율은 2할8푼2리로 실제 타율보다 1푼2리 높다. 올해 기대 타율도 2할8푼8리로 실제 타율보다 똑같이 1푼2리 더 높다.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들에게 걸리는 경우를 자주 볼 수 있다. 수비에 잡히지 않기 위해선 아예 담장 밖으로 넘기거나 더 강한 라인드라이브 타구를 날려야 한다.
이정후만의 문제는 아니다. 메이저리그에서 3할 타자는 이제 한 해 10명도 채 나오지 않는다. 2020년 23명이었던 3할 타자는 2021년 14명, 2022년 11명, 2023년 9명, 2024년 7명, 2025년 7명, 올해 6명으로 계속 줄고 있다. 이정후도 컨택만으로는 살아남긴 시대다. /waw@osen.co.kr
![[사진]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09/25/202609251116772533_6ab66a0e817d0.jp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