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자 비치발리볼의 새 역사를 쓴 신지은(25)의 쉽지 않았던 도전기가 일본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생계를 위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전전했고 비키니를 입고 경기한다는 이유로 도 넘은 악성 댓글에 시달리기도 했다.
일본 스포츠 매체 ‘디 앤서(THE ANSWER)’는 25일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한국 여자 비치발리볼 사상 최초로 16강 진출을 이뤄낸 신지은의 사연을 조명했다.
김정아와 호흡을 맞춘 신지은은 지난 22일 일본 아이치현 헤키난시에서 열린 여자 비치발리볼 D조 2차전에서 말레이시아를 세트 스코어 2-1로 꺾었다. 이번 대회 첫 승과 함께 한국 여자 비치발리볼 사상 첫 아시안게임 16강 진출이라는 성과를 냈다.


‘디 앤서’는 한국 매체의 보도를 인용해 신지은이 걸어온 길을 소개했다. 신지은은 고교 시절까지 실내 배구 아웃사이드 히터로 뛰었던 유망주였다. 하지만 V리그 신인 드래프트를 앞두고 비치발리볼로 방향을 틀었다.
현재 신지은의 SNS 팔로워는 13만 명에 육박한다. 빼어난 실력과 외모로 주목받으며 순탄한 길을 걸어온 것처럼 보이지만 현실은 달랐다.
특히 비치발리볼 경기에서 비키니를 착용하는 것을 두고 일부에서 도를 넘은 비난이 쏟아졌다.
신지은은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한국의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비키니 착용이 규정상 의무는 아니라고 설명하면서도 “비치발리볼의 전통이고 멋이라고 생각해 선택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그 선택을 두고 “노출광이냐”는 등의 인신공격성 악성 댓글에 시달렸다고 털어놓았다. 선수의 경기력과 무관한 복장을 두고 선을 넘은 비난이 이어진 것이다.
더 큰 어려움은 선수 생활을 이어가는 것 자체였다. 국내에서 비치발리볼은 상대적으로 저변이 넓지 않은 종목이다. 안정적인 소속팀을 찾기도 쉽지 않아 훈련과 국제대회 출전에 필요한 비용을 선수 스스로 마련해야 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디 앤서’에 따르면 신지은 역시 생계를 유지하고 해외 대회 출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햄버거 가게와 스키장 등에서 아르바이트를 했고 스포츠 강사로도 일했다. 해외 원정에 필요한 수백만 원의 비용을 직접 마련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안정적인 파트너와 꾸준히 호흡을 맞추기도 쉽지 않았다. 8년 동안 파트너가 9차례나 바뀔 만큼 어려운 환경 속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왔다.

그렇게 버틴 시간은 아시안게임에서 결과로 이어졌다. 김정아와 함께 대회 첫 승을 따냈고 한국 여자 비치발리볼의 아시안게임 첫 16강 진출이라는 이정표도 세웠다.
‘디 앤서’는 여러 어려움과 비판에도 신지은이 선수 생활을 포기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이번 아시안게임 승리의 의미가 더욱 크다고 전했다.
실내 배구 유망주에서 비치발리볼 선수로 새로운 길을 선택한 뒤 생계와 훈련을 병행하며 버텨온 신지은. 쉽지 않은 환경에서도 코트를 떠나지 않았던 시간이 한국 여자 비치발리볼의 새로운 역사로 이어졌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