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금메달은 아쉽게 놓쳤으나 뜻깊은 쾌거다. 장세윤(24, KH그룹필룩스)이 한국 유도에 첫 메달을 안겼다.
장세윤은 30일 일본 나고야 아이치 인터내셔널 아레나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유도 여자 52kg급 결승전에서 우즈베키스탄의 시타 카담보에바를 상대로 골든스코어(연장) 접전 끝에 반칙패하며 값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생애 첫 아시안게임에서 제대로 사고를 친 장세윤이다. 1992 바르셀로나 올림픽 국가대표 유희준의 딸인 그는 세계랭킹 41위로 유력한 금메달 후보는 아니었다.

그러나 뚜껑을 열어 보니 달랐다. 장세윤은 16강에서 키르기스스탄의 사비라 코좀베르디에바에 한판승, 8강에서 중국의 슈아오유를 만나 한판승을 거두며 거침없이 질주했다.

4강에서는 홈 팬들의 응원을 등에 업은 일본의 후지시로 코코로를 무너뜨렸다. 후지시로는 세계랭킹 10위로 2026년 타슈켄트 그랜드슬램과 칭다오 그랑프리 우승을 차지한 강자다. 2025 아시아선수권-올란바토르 그랜드슬램에서도 정상에 오른 바 있다.
하지만 장세윤은 주눅 들지 않고 후지시로를 상대로 골든스코어까지 가는 접전을 펼쳤다. 그리고 강점인 막판 뒷심을 발휘하며 후지시로의 세 번째 지도를 유도하며 3지도 반칙승으로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결승에서 만난 마지막 상대는 카탐보에바. 그는 2026년 아시아선수권에서 준우승한 강자지만, 지난 2024년 장세윤과 3번 만나 모두 패한 기록이 있기에 한 명의 우위를 예상하기 어려웠다.
실제로 두 선수는 치열히 맞붙었다. 시작 30초 만에 양 쪽 모두 지도를 받았고, 30초 뒤 장세윤이 두 번째 지도를 받았다. 이후 1분 15초 정도를 남겨두고 카탐보에바에게도 지도가 주어졌다. 승부는 골든스코어에서 갈렸다. 연장 1분 49초 장세윤은 다리잡기로 지도 한 장을 더 받으며 반칙패를 당했고, 경기 후 어머니 앞에서 눈물을 훔쳤다.

한편 남자 60kg급에 출전한 이하림은 16강에서 탈락했다. 2024 파리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엘도스 스메토프(카자흐스탄)를 만나 패하며 금메달의 꿈을 이루지 못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대회 동메달, 2022 항저우(2023년 개최) 은메달을 따낸 그는 유력한 금메달리스트 후보로 꼽혔으나 대진운이 좋지 못했다.
남자 66kg 김찬녕도 아쉽게 메달을 놓쳤다. 그는 16강에서 이란 아볼파즐 마흐무디, 8강에서 대만 린충유를 만나 승리를 거두고 4강에 올랐으나 압두라힘 누트풀로예프(우즈베키스탄)에게 덜미를 잡혔다. 그리고 동메달 결정전에서도 수크롭 보키에(카타르)를 상대로 절반패를 당했다.
여자 48kg급에서는 정수진이 아예 경기를 뛰지도 못하고 실격패했다. 그는 전날엔 계체를 통과했지만, 16강전을 앞두고 무작위로 실시된 계체에서 몸무게 100g이 초과돼 탈락했다. 계체 허용치는 체급의 5%로 정수진은 50.4kg까지 허용되는데 무작위 계체에서 50.5kg가 기록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한국 유도 대표팀은 첫날 장세윤의 은메달을 제외하면 다른 출선 선수들이 모두 메달을 수확하지 못했다. 이번 대회에서 3개 이상의 금메달을 목표로 했지만, 시작부터 '노골드'에 그치면서 아쉬움을 삼키게 됐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