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야호'거제 야호' 위협하는 '빵빵' 박상철, "제나 덕에 리센느 입덕 완료!" [단독 인터뷰①]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10.06 11: 17

  ‘거제 야호’ 다음은 ‘빵빵’이다.
리센느 제나의 트로트 메들리가 그룹을 널리 알린 ‘거제 야호’ 영상의 조회수마저 넘볼 기세다. 지난 9월 18일 유튜브 채널 ‘안녕하세요원이입니다잘부탁드립니다’에 공개된 영상은 10월 2일 오전 약 1,467만 회를 기록했다. 같은 시점 채널 인기순에서 1위인 ‘갸루와 거제에 왔습니다(거제 1편)’는 약 1,502만 회. 공개 약 2주 만에 두 영상의 격차는 약 35만 회로 좁혀졌다.
사투리와 유쾌한 캐릭터에 웃던 사람들이 이번에는 제나의 노래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 그 열기는 메들리 속 노래의 원곡까지 향했다. ‘덜컹덜컹 달려간다 시골버스야’로 시작하는 ‘빵빵’이 특히 그렇다. 멜론 성인가요 차트에서 한때 3위까지 오른 데 이어, 10월 1일 하루 집계한 TJ 노래방 트로트 부문에서는 1위를 차지했다.

제나의 목소리로 노래를 처음 만난 사람들이 원곡을 찾아 듣고, 노래방에서 직접 부르기 시작한 것이다. 무서운 역주행을 이어가는 ‘빵빵’의 원곡자 박상철이 OSEN과 만나 소감을 밝혔다. 그는 2000년 데뷔해 ‘자옥아’, ‘무조건’, ‘황진이’, ‘빵빵’ 등으로 사랑받아온 가수다. 2025년 대한가수협회 제8대 회장으로 선출돼 가수들의 목소리를 모으는 역할도 맡고 있다.
여러 세대가 함께 부르는 히트곡을 가진 박상철에게도 이번 반응은 뜻밖이었다. 한참 어린 후배가 자신의 노래를 골랐다는 놀라움, 그 노래를 새롭게 좋아해주는 젊은 청중에 대한 감사가 대화 내내 이어졌다. 사실 자신의 노래를 후배가 불렀다고 들었을 때 박상철이 처음 떠올린 노래는 오히려 ‘무조건’이었다. 젊은 사람들이 자신의 노래를 알기 시작했을 때 반응이 얼마나 커지는지, 그는 이미 ‘무조건’을 통해 경험했다.
'무조건' 돌풍 당시 당시 10대였던 팬들은 어느새 20대 후반과 30대가 됐다. 그 사이 이번에는 ‘빵빵’이 새로운 세대에게 다가갔다. 갑자기 반응이 커지자 자신의 대표곡 '무조건’이 "묻히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고 했다. 오랫동안 대표곡으로 불러온 노래를 다른 자신의 노래가 위협하는, 가수로서는 반가운 고민이었다.
평소 후배가 박상철의 노래를 부른다고 하면 으레 ‘무조건’을 예상했다. 박상철 입장에서도 제나가 ‘빵빵’을 선택한 것은 그래서 더욱 신기했다. 세대 차이가 큰 젊은 가수가 이 노래를 알고, 좋아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부른다는 사실이 원곡자의 관심을 끌었다. 주변에서는 리센느가 요즘 얼마나 주목받는 그룹인지 알려주는 전화가 왔다.
박상철은 "연락을 받고 영상을 찾아보기 시작했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았다. 다시 볼수록 제나가 노래를 맛깔나게 살린다는 생각이 들었다. 변화는 주변의 연락으로도 전해졌다. 노래방에서 ‘빵빵’을 더 많이 부른다는 이야기가 들렸고, 클럽에서도 노래가 나온다는 소식이 왔다"고 설명했다.
원곡자 박상철에게 ‘빵빵’은 꾸준히 불리는 곡이었지만, 최근의 차트 순위를 늘 확인하던 곡은 아니었다. 그는 "나이가 들고 나서 노래방 순위에 신경을 쓰지 않은 지도 오래됐다. 갑자기 노래가 차트에 들어갔다는 이야기를 듣고 어디서 확인해야 하는지 물었다. 이어 7위, 5위, 3위라는 소식까지 들었다"고 미소를 보였다.
제나에게 고맙지 않으냐는 말에 답은 바로 나왔다. 박상철은 “사실 고마운 정도가 아니죠”라면서 "자신의 노래를 좋아해준 것도 고맙지만, 어떻게 이 노래를 알게 됐는지도 궁금했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후배의 선곡이 노래와 원곡자를 함께 다시 불러냈기 때문이다. 박상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제나가 속한 리센느 전체로 번졌다.
“리센느 나오는 거면 다 좋아요 막 누르고 있거든요”는 박상철은 자신의 노래를 부른 후배를 찾아봤다가, 이제는 그 그룹의 영상을 챙겨보는 팬이 됐다고 강조했다. 그가 제나의 노래에서 먼저 짚은 것은 트로트에 대한 이해였다. 단순히 목소리가 잘 어울린다는 칭찬에서 그치지 않았다.
“트로트 가수로 했어도 성공하지 않았을까?” 박상철은 제나에게 그만큼의 매력이 있다고 봤다.  트로트를 오래 좋아하고 불러온 사람처럼 곡을 이해하고 있다는 평가였다. 아이돌이 색다른 장르를 불렀다는 놀라움에 더해, 노래를 부르는 방식 자체가 눈에 들어왔다는 뜻이다. 특히 그는 발음을 이야기했다.
트로트를 두고 흔히 ‘꺾어 부른다’고 하지만, 박상철은 자신의 생각이 조금 다르다고 설명했다.  말의 발음을 정확히 살려 부르면 자연스럽게 울림과 바이브레이션이 생긴다는 것이다. 기교를 먼저 만들어 넣기보다 가사에 담긴 소리를 제대로 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봤다. 제나의 노래에서도 그 정확한 발음을 들었다. 그래서 트로트를 잘 이해하고 부른다고 느꼈다.
원곡과 제나의 노래가 다르게 들리는 이유도 흥미로웠다. 박상철은 ‘무조건’과 ‘빵빵’을 부를 때 오히려 트로트 색깔을 조금 줄이고 싶었다고 했다. 젊은 층이 좋아할 만한 멜로디를 생각했고, 담백하게 부르려 했다. 바이브레이션을 최대한 억제하고 깔끔하게 끊어 부르는 쪽이었다.
제나는 같은 곡을 자신의 발음과 울림으로 살렸다. 원곡자에게는 익숙한 노래였지만, 후배의 목소리에서는 또 다른 매력이 들렸다. 노래만큼이나 눈에 들어온 것은 동작이었다. 제나가 핸들을 잡고 버스를 모는 듯한 모습을 보면서 박상철은 자신의 무대도 떠올렸다.
박상철이 평소 '빵빵'을 부를 때 원래 하던 동작이 있지만, 제나의 표현을 보고 “저도 이렇게 해야 되지 않나?” 싶었다고 한다. ‘덜컹덜컹 달려간다 시골버스야’에서도, ‘동쪽으로 가면’에서도 제나만의 매력을 느꼈다. 후배가 선배의 노래를 배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원곡자가 후배의 동작을 눈여겨보는 장면이다.
‘빵빵’이 새롭게 들리면서 가사를 향한 궁금증도 생겼다. 버스 이야기에서 울리는 것은 ‘경적’일 텐데, 왜 노랫말은 ‘기적’일까. 그는 "원래 노래의 처음 제목은 ‘시골버스’였다. 버스를 타고 달리는 이야기 속에는 서민들의 삶과 함께 잘 살았으면 하는 바람이 들어 있다. 이번에 제나 덕에 예상하지 못한 관심을 만난 걸 생각하면 나에게도 기적이 일어난 것 같다. 리센느와 제나에게 고맙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박상철도 후배의 노래로 답해볼 생각도 있다고 한다. 리센느의 노래를 찾아놓고 직접 불러보려 했다. 하지만 귀에 익숙하지 않은 멜로디와 박자를 따라가는 것은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아직 연습을 많이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에는, 후배가 자신의 노래를 잘 불러준 만큼 자신도 후배의 음악을 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담겼다.
이번 만남이 반가운 이유는 조회수와 순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젊은 아이돌이 선배의 노래를 좋아한다고 말하고, 선배는 그 노래를 부른 후배의 팬이 됐다. 박상철은 새롭게 자신의 노래를 찾아준 10대와 20대에게도 감사를 전했다. 좋은 노래로 열심히 활동하겠다는 말과 함께, 리센느가 더 잘될 수 있도록 자신도 많이 응원하겠다고 했다.
박상철이 대한가수협회장으로서 바라는 신구 가수의 조화도 이 대화에서 가까운 모습으로 다가온다. ‘거제 야호’의 기록을 바짝 따라잡은 제나의 메들리와 다시 불리는 ‘빵빵’ 사이에는 그런 교류가 있다.  리센느 덕에 시작된 역주행. 박상철은 오늘도 후배의 영상을 찾아본다. 노래의 역주행과 함께, 원곡자에게도 새로운 즐거움이 생겼다.
/mcadoo@osen.co.kr
[사진] OSEN DB, 유튜브 캡쳐, 박상철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