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쇼는 유난 떨고 난리였는데…이런 투수 처음 봤다" 다저스 거포도 당황, 트레이드 안 했으면 큰일났을 뻔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26.10.12 00: 11

[OSEN=이상학 객원기자] 사이영상을 3차례 수상하며 LA 다저스의 원클럽맨으로 은퇴한 클레이튼 커쇼(38)는 현역 시절 자신의 선발 등판 날 무척 예민한 것으로 유명하다. 평소에는 선수들과 농담하며 늘 웃는 얼굴이지만 선발 날만 되면 되면 표정이 굳고 말을 붙이기 힘들 만큼 날카롭게 굴었다. 말하는 힘도 아끼며 등판 준비를 위해 온신경을 곤두세웠다.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선발투수들은 대개 그런 성향이 있는데 커쇼는 유독 심했다. 
커쇼에게 익숙한 다저스 선수들에게 사이영상 2연패 투수 타릭 스쿠발(29)은 신선한 존재로 여겨진다. 지난 8월 트레이드 마감일을 앞두고 다저스에 합류한 스쿠발은 커쇼와 달리 등판 날에도 평소처럼 아무렇지 않게 선수들과 대화한다. 
커쇼와 8년을 같이 뛴 다저스 거포 3루수 맥스 먼시(36)가 두 선수를 비교했다. 지난 11일(이하 한국시간)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NLCS) 1차전을 하루 앞두고 가진 공식 인터뷰에서 먼시는 트레이드 이후 스쿠발에 대해 알게 된 점에 대해 “선발투수들은 보통 등판 날에 큰일을 치르는 것처럼 유난인데 스쿠발은 그렇지 않다. 등판 날에도 이렇게 평소처럼 평온한 투수는 본 적 없다. 정말 신선하고 멋진다”고 말했다. 

[사진] LA 다저스 타릭 스쿠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어 먼시는 “스쿠발은 등판일에도 태도나 마음가짐, 클럽하우스에서 다른 선수들과 어울리는 방식이 바뀌지 않는다. 마운드 위에서 그렇게 경쟁심 강하고 열정적인 선수가 평소와 똑같이 지내는 게 놀랍다. 이런 모습은 정말 보기 드물다”며 “(이적 후) 첫 등판 때부터 스쿠발은 내게 다가와 질문을 했고, 경기와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를 꺼냈다. 무슨 내용이었는지 기억이 나진 않지만 그건 나를 완전히 당황시켰다”고 떠올렸다. 
[사진] LA 다저스 맥스 먼시와 클레이튼 커쇼가 2024 월드시리즈 우승 후 포옹을 하고 있다.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커쇼를 8년간 가까이서 지켜본 먼시에겐 너무 낯선 일이었다. “커쇼와 오랜 세월을 함께했는데 스쿠발은 정반대였다. 야수들은 선발투수들이 유난을 떨며 난리법석인 모습을 보며 웃곤 한다. 야수들이 매일 선발투수들처럼 행동한다면 어떻겠나? 물론 선발투수들은 팀에서 핵심 선수들이고, 그들 없이 이길 수 없다. 그들만의 루틴이 있고, 다 그럴 만한 이유가 있어 그렇게 행동할 것이다. 그들이 어떤 루틴을 하든, 어떤 모습을 보이든 우리는 받아들일 준비가 됐다. 어쨌든 스쿠발과 커쇼는 경기 당일 루틴에서 있어선 이보다 더 다를 수 없을 정도”라는 게 먼시의 말이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도 “어떤 선발투수들은 경기에 너무 집중한 나머지 모든 감정이 하나의 거대한 공처럼 뭉쳐지곤 한다. 반면 스쿠발은 훨씬 다다가기 편하고, 사람들과 잘 어울린다. 그러다 마운드에 오르면 또 집중력과 강렬함을 보여준다. 어느 쪽이 옳고 틀리다고 할 순 없지만 등판 날에도 편하게 이야기할 수 있는 투수가 있다는 건 기분 좋은 일이다”고 말했다. 
당사자인 스쿠발은 이에 대해 “커리어 초반에는 선배 선수들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보게 된다. 거의 대부분 헤드폰을 끼고 있고, 다른 사람들과 별로 말을 하지 않았다. 주변 사람들도 그들을 건드리지 않고 피하곤 했다. 자연스럽게 ‘빅리거들은 다 이렇게 하는구나’ 싶어 나도 따라했다. 하지만 그게 오히려 나를 피곤하게 했다. 2~3회쯤에 정신적으로 지쳐있는 나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가면을 쓴 것 같다고 해야 할까, 원래 내 모습이 아닌 것 같았다”고 돌아봤다. 
[사진] LA 다저스 타릭 스쿠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2022년 부상을 당한 뒤 더는 그렇게 하지 않기로 결심했다. 스쿠발은 “미신 같기도 하고, 경기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 않는 사소한 것들에 너무 많은 신경을 쓰고 있었다. 헤드폰을 벗고, 원래 내 모습 그대로 동료들과 어울리는 게 정신적 해방감을 줬다. 경기 시작 4시간 전부터 완전히 집중한 상태를 유지하려고 애쓰는 게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느꼈다. 그냥 나 자신으로 있다 경기가 가까워지면 그때 집중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스쿠발은 12일 밀워키 아메리칸패밀리필드에서 열리는 NLCS 1차전 선발로 나선다. 어쩌면 그는 지난 여름 트레이드 마감일에 다저스가 아닌 밀워키에 갈 수도 있었다. 밀워키도 창단 첫 월드시리즈 우승 도전을 위해 스쿠발을 노렸지만 결국 다저스에 밀렸다. 라이벌의 전력 강화를 막았다는 점에서도 다저스에는 의미 있는 트레이드였다. 
로버츠 감독은 “밀워키는 리그 최고 성적을 거둔 팀이다. 7전4선승제 시리즈에 스쿠발이 상대편 마운드에 있었다면 시리즈 양상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고 말했다. 먼시도 “제이콥 미저라우스키와 스쿠발을 연이어 상대하는 건 전혀 즐겁지 않았을 것이다. 안 그래도 밀워키 투수진이 매우 좋은데 스쿠발 같은 사이영상 2회 수상자가 없다는 사실에 정말 감사하다”며 안도했다. /waw@osen.co.kr
[사진] LA 다저스 타릭 스쿠발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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