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할도 칠 것 같다".
준플레이오프에 선탁한 KIA 타이거즈는 지난 14일 광주-기아 챔피언스필드에서 대비 훈련을 시작했다.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을 비롯한 클린업트리오를 화력을 거론하면 해럴드 카스트로의 타율 이야기를 꺼냈다. "내가 볼 때는 내년에는 4할도 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섞인 전망이었다.

카스트로는 올해 99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7리 21홈런 88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23을 기록했다. 장타율 5할6푼4리에 비해 출루율은 3할6푼4리로 좀 낮은 편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두 달동안 자리를 비웠지만 복귀 이후 탁월한 컨택에 장타능력까지 과시하며 클린업트리오의 주축으로 활약했다.
이범호 감독이 KIA가 기대했던 중장거리형 타자로 20홈런 이상은 충족했다. 100타점은 실패했지만 경기수를 감안하면 충분히 달성했다고 생각해도 무방하다. 클러치 능력도 증명한 것이다. 여기에 1루수로 안정된 수비력까지 과시하며 특급 외인타자의 조건에 부함했다.

이 감독은 "내년 풀타임으로 뛰면 30홈런은 충분히 가능할 것이다"며 "오히려 잘하면 4할 타율도 할 수 있다고 본다"고 깜짝 진단했다. 이유에 대해 "몸통 스윙이 너무 좋다. 그리고 메이저리그에서 통한 타자아닌가. 여기서는 이 볼 저 볼 다 건들다보니 안타가 안되는 타구가 많다. 주자가 없으면 더 그런다"고 설명했다.
거꾸로 말하자면 선구안이 있기에 좀 더 참아내고 골라내는 타격을 한다면 올해보다 훨씬 높은 타율과 출루율을 기록할 것이라는 진단이었다. 그렇다면 내년 시즌에는 롯데 레이예스와 안타왕을 경쟁할 수도 있다는 말이다.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한 이강철 KT 감독도 시즌 도중 카스트로와 상대하면서 "너무 잘 친다. 던질 곳이 없더라"고 극찬한 바 있다.
이 감독의 전망은 비단 내년 시즌만 국한하지 않는다. 17일부터 열리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그 능력을 발휘해달라는 부탁의 의미도 포함했다. 타순은 4번 아니면 5번이다. 주로 김도영 바로 뒤에 포진한다. 테이블세터진과 김도영이 만는 찬스를 해결해달라는 것이다. 이미 시즌 중 자주 연출해준 장면이다.

상대는 위험한 김도영에게 좋은 볼을 주지 않고 견제를 할 것이다. 그래서 더욱 가을야구에서 카스트로의 방망이가 중요해졌다. 카스트로가 침착한 선구안을 바탕으로 정교하고 강한 타격을 해준다면 쉽게 경기를 풀어갈 수 있다. 어쩌면 KIA 가을야구의 성적표가 카스트로에게 달려있을지도 모른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