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김도영이 타이거즈 불패의 신화를 써내려갔던 잠실시대가 역사속으로 사라지는 날, 마지막 만루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20일 LG 트윈스와의 준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만루홈런을 터트리며 13-1 승리를 이끌고 MVP에 올랐다. 팀은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준플레이오프는 김도영 신드롬을 낳았다. 이미 시즌 막판부터 조짐이 있었다.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일본과의 결승전에서 부진을 씻는 결승타를 때리고 금의환향했다. 돌아와보니 그대로 홈런 1위였고 LG와 치열한 3위 경쟁을 벌이고 있었다. 분수령이었던 3~5일 LG와 잠실 3연전에서 고우석의 155km짜리 직구를 역전 3점홈런으로 연결시켜 스윕과 역전 3위를 이끌었다.
12일 광주에서 열린 LG와 3위 결정전도 마찬가지였다. 삼진-사구-중비로 침묵했으나 2-2로 팽팽한 가운데 8회말 LG 필승카드 케네디의 직구를 통타해 시즌 45호 중월투런홈런을 터트렸다. 결정적인 한 방으로 준플레이오프 직행 티켓을 이끌었다. 자신의 개인 통산 100홈런 기록을 세우며 홈런왕에 올랐다. 정규리그 MVP에도 성큼 다가섰다.


시즌 막판 계속 김도영에게 당하자 염경엽 감독은 준플레이오프를 앞두고 막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그러나 김도영 신드롬을 예고하는 결과를 낳았다. 김도영은 시리즈에 선착하면서 재충전의 시간을 벌었고 1차전부터 펄펄 날았다. 1-1로 팽팽한 4회 LG 선발 톨허스트를 상대로 2-1 역전 좌월 솔로포를 터트렸다. 6회 무사 1,3루에서 중견수 희생플라이에 이어 8회는 장현식의 포크볼이 실투로 들어오자 5-1로 달아나는 중월 투런아치를 그렸다.
팀은 기선제압에 성공하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2차전에서는 안타는 없었지만 득점에 관여했다. 1회말 1사1루에서 고의 볼넷으로 걸어나가 5득점 빅이닝의 발판을 놓았다. 유격수 땅볼, 사구에 이어 7회는 박재현이 2루타로 출루하자 중견수 뜬공을 날려 3루로 보냈고 나성범의 희생플라이가 나와 6-2로 달아나는데 기여했다.
이제는 김도영을 거르자 카스트로 나성범 김선빈까지 다른 타자들이 힘을 낸 것이다. 백업선수들도 마찬가지였다. 선수들은 시즌 막판 순위 경쟁을 통해 매경기 포스트시즌 같은 경기를 펼쳤다. 그 과정에서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가 줄었고 타선의 짜임새가 오히려 강해졌다.

그렇게 2차전까지 잡고 무대를 서울로 옮겼다. LG도 배수진을 쳐야했다. 디펜딩 챔피언이 자존심을 세우는 설욕의 1승이 필요했다. 카라스코의 호투를 기대하면서 케네디 이우찬 손주영을 뒤에 대기시켰다. 그러나 김도영의 만루홈런에 물거품이 됐다. KIA 2회 공격에서 하위타선이 분발해 3점을 뽑았고 1사 만루 밥상을 차려주었다.
케네디의 3구 직구가 가운데에서 살짝 몸쪽으로 들어오자 여지없이 반응했다. 가운데 담장을 넘어 관중석 최상단에 꽂히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 초대형 홈런이 나왔다. KBO 공식기록위원은 145m를 계측했다. 2001년 두산 우즈가 한국시리즈에서 터트린 역대 포스트시즌 최장거리 타이기록이었다.25년만에 우즈의 기록을 소환한 것이다. 아울러 포스트시즌 김동주를 제치고 최연소(23세18일) 만루홈런 신기록도 세웠다.
KIA는 7-0으로 달아나면서 일찌감치 승기를 쥐었다. 기자단은 97표 가운데 84표로 준플레이오프 MVP 트로피를 안겨주었다. 공교롭게도 잠실구장은 이날 경기를 끝으로 숱한 영광의 순간을 뒤로하고 역사속으로 사라진다. 타이거즈에게 잠실은 한국시리즈 불패의 신화 그 자체였다. 12번 가운데 9번이나 잠실에서 우승을 확정지었다. 그 잠실이 지는 날 김도영이 위안을 안겨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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