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줄줄이 출전을 포기하고 있다. 50연승을 달리며 세계 배드민턴을 지배하고 있는 안세영(24, 삼성생명)마저 불참 가능성을 언급했다. 국내 팬들의 기대를 모았던 코리아 오픈에 비상이 걸렸다.
2026 세계배드민턴연맹(BWF) 월드투어 코리아 오픈(슈퍼 500)은 오는 11월 3일부터 8일까지 여수에서 개최된다. 국내에서 열리는 국제대회인 만큼 세계적인 선수들의 출전에 관심이 쏠렸지만, 개막을 일주일 앞두고 주요 선수들의 출전 철회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BWF 홈페이지에 공개된 출전 철회 명단에 따르면 한국 여자단식의 김가은과 여자복식의 백하나-이소희 조가 대회 참가를 포기했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7/202610270904778693_6adfeae5af2c1.jpg)
김가은은 2024년 코리아 오픈 우승자다. 그러나 지난 9월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에서 허벅지 부상에 시달렸다. 당시 여자단체전 준결승 일본전에도 출전하지 못할 정도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여자복식의 백하나-이소희 조 역시 코리아 오픈에 나서지 않는다.
두 선수는 올해 세계선수권대회와 아시안게임을 모두 제패하며 최고의 시즌을 보내고 있다. 코리아 오픈에서는 2024년과 2025년 연속 3위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세계선수권과 아시안게임 우승을 달성한 상승세를 안고 국내 팬들 앞에 설 것으로 기대됐다.
계속된 강행군이 발목을 잡았다. 백하나-이소희 조는 아시안게임 여자복식 금메달을 차지한 이후 이달 열린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 모두 출전하지 않았다. 이어 코리아 오픈까지 참가를 철회하면서 휴식과 회복에 집중하게 됐다.
해외 스타 선수들의 이탈은 더욱 두드러진다.
특히 남자단식에서는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빠졌다. 코리아 오픈 디펜딩 챔피언인 조나탄 크리스티(인도네시아·세계 1위)를 비롯해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쿤라붓 비티사른(태국·세계 2위), 안데르스 안톤센(덴마크·세계 4위), 스위치(중국·세계 6위)가 출전 신청을 마친 뒤 참가를 철회했다.
세계랭킹 1위부터 2위, 4위, 6위까지 상위권 선수들이 한꺼번에 빠지면서 남자단식 흥행에도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사진] ⓒGettyimages(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7/202610270904778693_6adfeb121d0ab.jpg)
선수마다 출전 철회 사유가 모두 확인된 것은 아니다. 다만 1년 내내 세계 각국을 이동하며 국제대회를 치르는 톱클래스 선수들의 체력 부담이 상당한 상황이다.
특히 올해는 아시안게임까지 열리면서 정상급 선수들의 일정이 더욱 빡빡해졌다. 아시안게임 이후에도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 등 주요 대회가 잇따라 열렸다.
문제는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국내 팬들의 가장 큰 관심을 받는 안세영 역시 출전을 확답하지 못하고 있다.
안세영은 지난 25일 프랑스 파리의 아레나 그랑 파리에서 열린 2026 BWF 월드투어 프랑스 오픈(슈퍼 750) 여자단식 결승에서 푸살라 벤카타 신두(인도·세계 11위)를 2-1(16-21, 21-11, 21-12)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이번 우승으로 프랑스 오픈 3연패이자 통산 네 번째 정상에 올랐다. 올 시즌 우승 횟수는 10회로 늘어났고, 연승 기록도 50경기까지 이어졌다.
올해 성적은 66승 1패다. 승률은 무려 98.5%에 달한다.
안세영은 지난 3월 전영 오픈 결승에서 왕즈이(중국)에게 패한 이후 단 한 차례도 패하지 않았다. 세계 최정상급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안세영의 독주는 멈추지 않았다.
승리의 이면에는 몸 상태에 대한 우려가 있다. 안세영은 지난 9월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차지한 뒤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에 연달아 출전했다. 세 대회에서 모두 우승하며 세계 최강의 면모를 과시했지만, 그만큼 체력적인 부담도 쌓였다.
특히 덴마크 오픈 결승에서는 오른발을 삐끗한 뒤 아킬레스건 부위에 통증을 느꼈다.
프랑스 오픈에서도 몸 상태가 완전하지 않았다. 8강전을 마친 뒤 안세영은 "경기를 뛸 수 있다는 것에 너무 감사하다. 몸 상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임하려고 하는데, 많이 힘들기는 하다"라며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프랑스 오픈 결승에서는 오른쪽 무릎과 종아리에 붕대를 감고 경기에 나섰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7/202610270904778693_6adfec1161234.jpg)
첫 게임을 16-21로 내주며 고전했지만, 이후 수비와 경기 운영에서 우위를 점하며 21-11, 21-12로 역전승을 거뒀다.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지만, 몸 상태에 대한 걱정까지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안세영도 휴식의 필요성을 인정했다.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공개한 인터뷰 영상에서 안세영은 한국에 돌아가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질문에 "프랑스 음식이나 한식을 먹을 거 같다. 그다음에는 휴식을 취하면서 내 회복 루틴을 이어갈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그리고 코리아 오픈에 출전할지 더 쉴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리아 오픈 출전을 포기할 가능성을 직접 언급한 것이다.
안세영은 현재 코리아 오픈 참가 신청을 마친 상태로 출전 철회 명단에는 이름을 올리지 않았다. 그러나 실제 대회에 나설지는 회복 상태를 살핀 뒤 결정할 예정이다.
일정도 빠듯하다. 프랑스 오픈 결승이 열린 10월 25일부터 코리아 오픈 개막일인 11월 3일까지는 불과 9일이다. 유럽에서 한국으로 돌아오는 장거리 이동까지 고려하면 충분한 휴식 시간을 확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그럼에도 안세영의 출전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분명하다.
세계랭킹 1위인 안세영은 현재 한국 배드민턴을 대표하는 최고의 스타다. 이번 코리아 오픈은 안세영의 높은 인기에 힘입어 11월 7일 준결승과 8일 결승의 약 2,000석 규모 좌석이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한 상황에서 안세영까지 불참한다면 국내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물론 여전히 볼거리는 남아 있다. 여자단식에서는 야마구치 아카네(일본·세계 2위)와 미야자키 도모카(일본·세계 7위)가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남자복식에서도 세계 1위 서승재-김원호 조와 세계 4위 아론 치아-소 위 익(말레이시아) 조의 출전이 예정돼 있다.
안세영이 코리아 오픈에 출전할 경우 또 하나의 대기록에도 도전하게 된다.
![[사진] 대한배드민턴협회 제공](https://file.osen.co.kr/article/2026/10/27/202610270904778693_6adfec11b4b48.jpg)
안세영은 지난해 여자단식 선수로는 최초로 한 시즌 11차례 우승을 달성했다. 이는 모모타 겐토(일본)가 2019년 세운 단식 선수의 단일 시즌 최다 우승 기록과 타이였다.
올해도 이미 10차례 정상에 오른 만큼 코리아 오픈에서 우승하면 2년 연속 시즌 11회 우승이라는 기록을 세우게 된다.
기록보다 중요한 것은 선수의 몸 상태다. 안세영은 올해 67경기에서 단 한 번밖에 패하지 않았다. 아시안게임 금메달에 이어 덴마크 오픈과 프랑스 오픈까지 연달아 제패하며 최고의 한 해를 보내고 있다. 하지만 계속된 출전으로 발과 다리의 통증을 안고 경기에 나서야 했다.
코리아 오픈 역시 선수에게는 중요한 대회다. 국내 팬들 앞에서 세계 최강의 경기력을 선보일 기회이기 때문이다. 다만 무리한 출전이 몸 상태에 부담을 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외면하기 어렵다.

김가은과 백하나-이소희 조는 이미 출전을 포기했다. 해외에서도 세계적인 선수들이 잇따라 빠지고 있다. 여기에 안세영까지 불참을 선택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코리아 오픈의 스타 선수 이탈 문제는 더욱 커졌다.
50연승과 시즌 10번째 우승이라는 놀라운 기록을 세운 안세영이다. 이제 국내 팬들의 관심은 그가 또 하나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릴 수 있을지가 아니라, 여수 코트에 설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reccos23@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