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질 발표만 기다렸는데' 맨유, 캐릭 감독 유임 결정!...0-3 참패→리그 16위 추락에도 "한 번 더 기회 준다"
OSEN 정승우 기자
발행 2026.10.28 18: 47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마이클 캐릭(45) 감독의 경질을 보류했다. 홈에서 본머스에 0-3으로 완패한 뒤 구단 수뇌부가 긴급 논의에 나섰지만, 당장 감독을 교체하지 않기로 했다. 다만 최근 경기력과 선수단 내부 갈등, 구단 운영진을 향한 비판까지 겹치면서 올드 트래포드의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영국 'BBC'는 28일(한국시간)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격동의 48시간 끝에 캐릭 감독과 동행을 이어가기로 결정했다"라며 본머스전 패배 이후 구단 내부에서 벌어진 상황을 상세히 보도했다.
맨유는 지난 25일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본머스와의 2026-2027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에서 0-3으로 완패했다. 현재 리그 순위는 16위다. 프리미어리그를 대표하는 명문 구단이라는 명성이 무색한 성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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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종료 후 올드 트래포드의 분위기는 험악했다. 현역 시절 구단의 전설적인 선수로 활약했던 캐릭 감독을 향한 팬들의 지지는 선수단을 향한 분노와 적대감으로 바뀌었다. 맨유 선수들은 경기장을 빠져나가면서 관중들의 야유를 들어야 했다.
캐릭 감독은 가장 늦게 경기장을 떠났다. 궂은 날씨에도 경기장에 남아 있던 팬들과 사진을 찍고 유니폼에 사인을 해줬다. 경기장 안에서 펼쳐진 참담한 경기력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는 자신의 거취에 관한 질문도 나왔다. 오는 31일 첼시 원정에서도 지휘봉을 잡을 것으로 예상하느냐는 질문에 캐릭 감독은 "솔직히 특별히 예상하는 것은 없다. 평소처럼 계속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당시 맨유 내부에서는 캐릭 감독의 유임을 확신하는 사람이 많지 않았다. 코칭스태프조차 자신들이 계속 팀에 남을 수 있을지 의문을 품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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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 감독을 향한 불신은 본머스전 이전부터 쌓이고 있었다. 지난 22일 코모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경기에서 1-4로 참패한 것이 결정적이었다. 구단 역사상 최악의 유럽대항전 경기 중 하나로 평가받는 패배였다.
맨유 팬 매거진 '유나이티드 위 스탠드'의 편집장 앤디 미튼은 당시 경기력을 두고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라는 이름에 대한 모욕"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문제는 경기 결과에만 있지 않았다. 주장 브루노 페르난데스가 공개적으로 캐릭 감독의 전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그는 경기 도중 드러난 문제점을 코칭스태프가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다는 점까지 지적했다.
구단 수뇌부를 향한 선수들의 불만도 표면화됐다. 앞서 수비수 리산드로 마르티네스는 구단이 선수단 보강에 더 많은 투자를 했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제이슨 윌콕스 기술이사에게 "더 많은 것을 기대했다"라고 말했다.
감독의 전술에 대한 주장 선수의 공개 비판, 기술이사를 향한 핵심 수비수의 불만이 이어지면서 맨유 선수단이 통제력을 잃은 것 아니냐는 우려까지 나왔다.
그럼에도 맨유는 코모전 직후 캐릭 감독을 경질하지 않았다. 단 한 경기의 부정적인 분위기만으로 감독을 교체하는 것은 성급하고 충동적인 결정으로 비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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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단은 캐릭 감독에게 본머스전을 통해 반등할 기회를 제공했다. 그러나 결과는 0-3 완패였다. BBC는 본머스전 경기력이 코모전보다 더 나빴다고 평가할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이날 페르난데스는 선발 명단에서 제외돼 벤치에 앉았다. 경기 후에는 소셜미디어에서 "충성스러운 사람이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될 때까지 몰아붙이지 말라"라는 문구가 담긴 게시물에 '좋아요'를 눌렀다.
감독과 주장 사이의 불화설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본머스전이 끝난 경기 당일 밤에도 캐릭 감독의 경질 여부는 결정되지 않았다. BBC에 따르면 최종 판단은 월요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다음날 오전에는 캐릭 감독의 경질 발표가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구단 고위 관계자는 혼란스러운 상황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냉정하고 명료한 판단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본머스전에 선발 출전했던 선수들은 휴식을 부여받았다. 반면 페르난데스와 캐릭 감독은 모두 캐링턴 훈련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페르난데스는 사전에 예정된 치료를 받았고, 캐릭 감독은 비공개로 진행된 21세 이하 팀 경기를 지켜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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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시간 오마르 베라다 최고경영자와 윌콕스 기술이사도 훈련장에 있었다. 두 사람은 구단이 당장 어떤 방향으로 움직여야 할지 논의했다.
BBC는 짐 랫클리프 공동 구단주와 글레이저 가문 역시 이러한 논의에 관여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전했다.
26일 저녁까지도 경질 발표는 없었다. 캐릭 감독은 현지시각 화요일 오전 7시 30분 캐링턴 훈련장에 도착했고, 평소와 다름없이 훈련을 준비했다.
그는 페르난데스를 비롯한 선수들과 함께 훈련장을 방문한 팬들에게 사인을 해주고 사진도 찍었다. 약 4시간 뒤 맨유 구단 관계자들은 캐릭 감독이 첼시 원정에서도 팀을 지휘할 것이라고 확인했다.
다만 이번 결정이 캐릭 감독에 대한 전폭적인 신뢰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맨유 수뇌부는 현재의 부진이 오로지 감독만의 책임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구단은 현재 선수단이 챔피언스리그 진출권에 도전할 만한 전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하지만, 선수들의 경기력이 기대에 크게 미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 맨유 선수는 BBC를 통해 "선수들, 스태프, 모든 사람이 상황을 바로잡고 싶어 한다. 우리 모두 같은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에 페르난데스가 포함돼 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BBC 역시 페르난데스와 캐릭 감독 사이에 어떤 대화가 오갔는지 파악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맨유의 전직 고위 관계자는 BBC에 "보통 상황이었다면 캐릭은 이미 경질됐을 것이다. 최근 두 경기의 경기력은 용납할 수 없는 수준이었고, 팀의 규율도 무너졌다. 감독을 교체하지 않았다는 것은 흥미롭지만 위험한 결정"이라고 평가했다.
감독을 교체하지 못한 현실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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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전을 앞두고 적절한 후임자를 확보하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과거 임시 감독을 맡았던 대런 플레처가 활용했던 일부 지도자들이 현재 1군 코칭스태프에 포함돼 있다는 점도 즉각적인 교체를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거론됐다.
맨유는 실제로 후임 감독 후보들을 검토했다.
BBC에 따르면 에디 하우와 율리안 나겔스만이 대안으로 거론됐다. 다만 하우 감독을 선임할 경우 과거 소속팀 뉴캐슬 유나이티드에 수백만 파운드의 보상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맨유가 그동안 감독 선임과 경질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출한 만큼, 추가적인 보상금 부담을 꺼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전 첼시 감독 안토니오 콘테 역시 맨유 감독직에 관한 논의에 응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구단과 직접적인 접촉은 아직 없었다.
과거 올레 군나르 솔샤르 감독 체제에서 캐릭과 함께 일했던 키어런 맥케나 역시 후보군에 포함될 수 있는 인물이다.
아스톤 빌라의 우나이 에메리 감독도 맨유 내부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맨유는 에메리 감독을 빌라 파크에서 데려오는 일이 쉽지 않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다.
감독뿐 아니라 구단 운영진의 거취도 불투명해지고 있다. 특히 윌콕스 기술이사를 향한 비판이 거세다. 한 구단 관계자는 맨유가 세 시즌 연속 감독을 교체하는 상황에 이른다면 윌콕스 역시 자리를 지키기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물론 윌콕스가 여름 이적시장 예산을 직접 결정한 것은 아니라는 점에서 그를 옹호하는 시선도 있다. 반면 랫클리프가 2024년 초 구단의 축구 부문 운영에 관여하기 시작한 이후 상당한 이적 자금을 지원했고, 개인 자금 3억 파운드(약 5,700억 원)까지 투입했다는 반론도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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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단 구성에 관한 의문도 남아 있다. 맨유는 지난여름 이적시장에서 중원 보강에 집중했다. 그러나 왼쪽 측면 수비와 최전방 공격수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루크 쇼와 베냐민 세슈코의 부상으로 해당 포지션의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왜 구단이 명백한 취약 포지션보다 중원 보강을 우선했는지에 대해서는 충분한 설명이 나오지 않았다.
BBC는 축구계의 또 다른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윌콕스와 베라다 모두 자리에서 물러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랫클리프가 단순한 감독 교체를 넘어 구단 고위 운영진 전반의 개편까지 고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우선 맨유는 캐릭 감독에게 반등의 기회를 주기로 했다.
맨유는 첼시 원정을 치른 뒤 사흘 후 AS로마와 챔피언스리그 경기에 나선다. 이후 최근 상승세를 타고 있는 아스톤 빌라와 프리미어리그에서 맞붙는다.
빌라전 이후에는 2주간의 A매치 휴식기가 찾아온다. 구단이 공식적으로 감독 교체 시점을 정한 것은 아니지만, BBC는 이 기간이 캐릭 감독의 거취를 다시 판단할 가장 유력한 시점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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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릭 감독은 29일 기자회견에 참석할 예정이다. 리그 16위, 최근 두 경기 1득점 7실점, 주장과 감독 사이의 갈등 의혹, 구단 수뇌부를 향한 비판까지. 맨유는 당장의 감독 경질만 피했을 뿐 해결해야 할 문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
캐릭 감독에게 주어진 기회가 얼마나 이어질지는 알 수 없다. 다만 첼시, 로마, 아스톤 빌라로 이어지는 다음 세 경기가 그의 미래를 결정할 중요한 분기점이 될 전망이다. /reccos23@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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