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차피 떨어질 거면 차라리 나한테 지는 게 낫다고 농담을 건네고 싶었어요."
친정팀 한화생명을 꺾고 8강 진출을 이뤄낸 BLG '바이퍼' 박도현이 승리의 기쁨과 함께 전 동료들을 향한 복잡미묘한 심경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BLG는 1일(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앨런 크레딧 유니언 오브 텍사스 이벤트 센터에서 열린 '2026 LoL 월드 챔피언십' 스위스 스테이지 5라운드에서 한화생명을 2-0으로 꺾고 녹아웃 스테이지 진출 티켓을 거머쥐었다. 이날 승리의 주역 중 한 명인 박도현은 경기 후 진행된 무대 인터뷰에서 치열했던 승부의 소감과 남은 세계선에 대한 각오를 전했다.

먼저 과거 MSI에서 고배를 마셨던 한화생명을 상대로 거둔 설욕에 대해 박도현은 "한화생명과 경기는 다전제(BO5)가 아니라 3판 2선승제(BO3)였고, 남은 팀들이 짊어진 압박감이 엄청났다"며 "현장 분위기도 달랐기에 충분히 다른 결과를 낼 수 있다고 믿었다"고 돌아봤다.

스위스 스테이지를 치르며 내부적으로 겪었던 소통의 진통에 대해서도 솔직하게 입을 열었다. 직전 매치들에서 각자의 콜이 엇갈리며 삐걱거렸던 점을 짚은 그는 "서로 자기 말만 하느라 들어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패배의 원인을 진단했다. 그러나 벼랑 끝에 몰린 이날은 완벽히 달라져 있었다.
'바이퍼' 박도현은 "이번 경기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냥 같이 하자'는 마음이었다"며 "팀원들이 보는 각에 맞춰 온전히 함께 싸우고 싶었고, 복잡한 생각 없이 게임 자체에만 몰입한 것이 반전의 발판이 됐다"고 승리의 비결을 전했다.
특히 전 소속팀이자 뼈아픈 탈락을 맞이한 한화생명을 상대로 경기를 치른 심경에 대해서는 깊은 아쉬움과 애정을 드러냈다. 박도현은 "만날 확률이 높다는 건 알고 있었지만, 기왕이면 두 팀 모두 8강에 진출하기를 바랐다"며 "운명의 장난처럼 맞붙게 되어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막상 경기가 끝나고 선수들이 퇴장하는 모습을 보니 마음이 정말 무겁고 안타까웠다"고 털어놓았다.
이어 "복잡미묘한 감정이 들었지만, 그래도 웃으며 농담을 하자면 '어차피 떨어질 거면 나한테 떨어지는 게 낫다'고 말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

LPL의 명예를 걸고 나서는 이번 월즈에서 박도현의 시선은 오직 '정상'을 향해 있다. 그는 "당연히 우승하고 싶다. 8강부터는 완전히 새로운 게임이 시작되는 만큼 충분히 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마지막으로 박도현은 팬들과 가족을 향해 뭉클한 진심을 전했다. 그는 "응원해 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며 "현재 어머니께서 암 투병 중이신데, 경기하는 모습을 보시고 힘을 내셔서 빨리 건강을 되찾으셨으면 좋겠다"고 진심 어린 바람을 전했다. / scrapper@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