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외국인 투수 크리스 페덱이 에이스의 진가를 발휘했다.
매 이닝 순탄했던 건 아니지만 위기마다 침착하게 돌파구를 찾았다. 특히 실점 위기에 몰렸을 때 더욱 집중력을 발휘하며 KT 위즈 타선을 1점으로 묶었다.
페덱은 4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한국시리즈 2차전에 선발 등판해 7이닝 8피안타 1볼넷 3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했다. 안타 8개를 허용하고도 실점을 최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제 몫을 다했다.

첫 이닝부터 위기관리 능력이 빛났다. 페덱은 1회 선두 타자 최원준과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좌중간 2루타를 허용했다. 김민혁을 내야 뜬공으로 처리한 데 이어 안현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한숨을 돌렸다.
하지만 샘 힐리어드에게 볼넷을 내주면서 2사 1,2루 위기에 놓였다. 여기서 김현수를 좌익수 뜬공으로 유도하며 실점 없이 첫 이닝을 마무리했다.

2회에는 수비 과정에서 아찔한 장면도 있었다. 선두 타자 류현인의 땅볼을 직접 처리한 페덱은 허경민을 유격수 땅볼로 잡아냈다. 이어 한승택의 뜬공을 직접 잡으려다 놓쳤지만 장준원을 헛스윙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닝을 끝냈다.
3회에도 선두 타자 출루를 허용했다. 최원준에게 중전 안타를 맞은 뒤 김민혁의 포수 땅볼 때 선행 주자를 잡아냈다. 이어 안현민의 2루 뜬공 때 1루 주자 김민혁까지 아웃되면서 세 번째 이닝도 무실점으로 넘겼다.
페덱의 무실점 행진은 4회 끊겼다. 선두 타자 힐리어드에게 2루타를 허용한 게 화근이었다. 김현수를 중견수 뜬공으로 처리했지만 그사이 힐리어드가 3루까지 진루했다.
페덱은 류현인을 2루 땅볼로 잡아내며 2사 3루를 만들었다. 그러나 허경민에게 좌익수 앞에 떨어지는 적시타를 허용하면서 첫 실점했다. 1-1. 페덱은 후속 타자 한승택을 포수 파울 뜬공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5회에는 선두 타자 장준원에게 중전 안타를 내줬지만 흔들리지 않았다. 최원준을 1루수 병살타로 유도해 순식간에 주자를 지웠고, 김민혁을 좌익수 뜬공으로 처리하며 공 3개로 아웃카운트 3개를 잡아낸 듯 깔끔하게 이닝을 마쳤다.
이날 투구의 백미는 6회였다. 페덱은 선두 타자 안현민을 삼진으로 돌려세웠으나 힐리어드에게 안타를 맞은 데 이어 김현수에게 2루타를 허용하며 1사 2,3루 위기에 몰렸다. 안타 하나면 역전까지 허용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삼성 벤치도 움직였다. 투수코치가 마운드에 올라 페덱과 대화를 나눴다. 하지만 박진만 감독의 선택은 교체가 아닌 신뢰였다. 페덱은 류현인을 1루 땅볼로 유도한 데 이어 허경민마저 같은 방법으로 처리하며 실점 없이 위기를 벗어났다.
4회 적시타를 때렸던 허경민을 다시 만난 상황에서도 흔들림은 없었다. 가장 큰 고비를 넘긴 페덱은 7회에도 마운드를 지켰다.

한승택과 장준원을 나란히 내야 땅볼로 처리하며 가볍게 아웃카운트 2개를 쌓았다. 최원준에게 우전 안타를 내줬지만 김민혁의 땅볼을 1루수 르윈 디아즈가 처리하면서 이닝을 끝냈다.
페덱은 7이닝 동안 여러 차례 주자를 내보냈지만 대량 실점으로 이어질 만한 상황을 스스로 정리했다. 특히 6회 1사 2,3루에서 두 타자를 연속 범타로 돌려세운 장면은 이날 투구의 가치를 더욱 높였다.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선발 최원태가 2이닝 5실점으로 무너졌던 삼성으로서는 페덱의 긴 이닝 소화가 더욱 반가웠다. 전날 불펜을 일찍 가동해야 했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KT 타선의 공세를 효과적으로 봉쇄했다.
7이닝을 책임진 페덱.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왜 자신이 삼성의 에이스인지 투구 내용으로 보여줬다. 페덱은 1-1로 맞선 8회 좌완 이승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