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혼을 갈아 넣는 심정으로 정말 절실하게 하고 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마님 강민호가 왼쪽 옆구리 통증을 참아가며 생애 첫 우승을 향한 투혼을 불사르고 있다. 정상적인 타격조차 쉽지 않은 몸 상태지만 특유의 넉살 좋은 표정으로 “괜찮다”며 웃어 보였다. 2004년 프로 데뷔 후 단 한 번도 우승의 기쁨을 누리지 못한 베테랑에게 지금 이 순간은 그 어느 때보다 간절하다.
강민호는 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리는 KT 위즈와의 한국시리즈 3차전에 9번 포수로 선발 출장한다.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강민호는 “경기에 나가서 팀에 도움이 되기 위해 많이 노력하고 있다. 제가 할 수 있는 데까지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박진만 감독이 강민호에게 기대하는 역할은 분명하다. 공격보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투수진을 안정적으로 이끌며 실점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강민호 역시 자신의 역할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께서 제가 포수로서 실점을 최소화하길 기대하고 계신다고 생각한다. 지고 있는 상황에서 주자가 나갔을 때 저 대신 대타를 기용하는 건 당연하다. 제가 할 수 있는 부분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1차전에서 7-8로 석패했지만 2차전에서 연장 12회 혈투 끝에 3-2로 승리하며 시리즈 전적 1승 1패로 균형을 맞췄다. 적지에서 값진 1승을 챙긴 만큼 안방에서 치르는 3차전에 임하는 각오도 남다르다.
강민호는 “굉장히 기쁜 마음으로 대구에 내려왔다. 솔직히 2차전까지 졌다면 많이 힘들었을 텐데 이제 동등한 입장이 됐다. 오늘 경기에 모든 걸 쏟아부어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하겠다”며 “옆구리가 좀 안 좋은데 버티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2차전 도중 최형우에게 생수를 건네는 모습이 화제가 되기도 했다. 강민호는 당시 상황에 대해 “무엇이라도 도움이 되고 싶었다. 영혼을 갈아 넣는 심정으로 정말 절실하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작은 행동 하나에도 우승을 향한 간절함이 묻어났다.
강민호만의 투혼은 아니다. 가을 무대에서 거의 전 경기를 출장하는 좌완 이승민, 팀 승리를 위해 보직 변경까지 기꺼이 받아들인 원태인 등 동료들의 헌신도 강민호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그는 “이승민과 원태인 모두 너무 잘해주고 있다. 모두가 자기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하나의 팀이 됐다는 느낌이 들 만큼 모든 선수가 집중하고 있다”며 선수단의 끈끈한 결속력을 강조했다.
롯데 자이언츠 시절 한솥밥을 먹었던 KT 포수 장성우가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에서 자신을 향해 던진 도발성 발언에도 개의치 않았다.

강민호는 “신경 쓰지 않는다. 지금은 한국시리즈 우승 말고 다른 생각을 할 여유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상대의 신경전에 대응하기보다 오직 우승이라는 목표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이었다.
후배 포수 김도환을 향한 애정 어린 조언도 잊지 않았다. 강민호는 “2차전이 끝난 뒤 김도환에게 ‘야구 인생에서 정말 큰 공부를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다”며 “저도 한국시리즈를 경험하기까지 21년이 걸렸는데 김도환은 어린 나이에 이런 큰 경기를 경험하고 있다. 앞으로 성장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21년의 기다림 끝에 마침내 한국시리즈 무대에 선 강민호. 몸은 성치 않지만 우승을 향한 의지만큼은 어느 때보다 뜨겁다. 타석에서 제 몫을 다하기 어려운 상황에서도 마스크를 벗지 않는 이유는 단 하나다. 오랫동안 꿈꿔온 우승의 순간을 동료들과 함께 맞이하기 위해서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