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위즈에 박영현이 있다면 삼성에는 제가 있다”.
쉴 새 없이 마운드에 오르지만 지친 기색은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공에 힘이 더 붙고 자신감도 커졌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의 좌완 이승민이 올가을 눈부신 투구를 이어가며 필승조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다.
이승민은 정규시즌 74경기에 등판해 68이닝을 소화했다. 가을야구에서도 단 한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마운드에 올랐다. 연이은 등판으로 체력적인 부담이 클 법도 하지만 정작 본인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괜찮다. 체력적으로도 별문제가 없다. 오늘 던질 때도 확실히 힘이 잘 실리는 느낌이었다”며 “구속도 잘 나오고, 어쩌면 저는 많이 던져야 어깨가 풀리는 스타일인 것 같다”고 웃었다.

계속된 호투는 자신감으로 이어졌다. 이승민은 “플레이오프부터 결과가 잘 나오면서 자신감이 붙었다. 어떤 상황에서든 제 공을 던지는 데 집중하면 막아낼 수 있다는 믿음이 생겼다”고 말했다.
구위에 대한 만족감도 컸다. 그는 “실투가 나와도 상대 타자가 파울을 치는 경우가 있다. 그만큼 지금 공에 힘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투구 밸런스도 정말 좋다. 좋은 감각을 유지하고 있을 때 계속 던지고 싶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T에 박영현이 있다면 삼성에는 제가 있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잦은 등판에도 흔들림 없는 자신감이 묻어나는 한마디였다.
든든한 동료의 활약도 이승민에게 큰 힘이 되고 있다. 좌완 배찬승은 지난 4일 한국시리즈 2차전에서 1점 차 승리를 지켜내는 등 가을 무대에서 호투를 이어가고 있다.

이승민은 “찬승이가 잘해주면서 제 부담도 조금은 줄었다. 기사에서 제가 고생을 많이 하고 있다고 이야기했던데 밥을 한 번 더 사야 할 것 같다”고 웃어 보였다.
상대 중심타자를 만나도 물러서지 않는다. 리그 정상급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KT의 샘 힐리어드를 상대로도 자신 있게 승부하고 있다.
그는 “힐리어드는 KIA의 해럴드 카스트로와 비슷한 유형이라고 생각한다. 맞더라도 홈런보다는 단타를 내준다는 생각으로 승부하는데 결과가 잘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재활 중인 동료 이호성을 향한 애정도 드러냈다. 이호성은 지난해 가을야구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지만 지난 3월 오른쪽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은 뒤 복귀를 준비하고 있다.

이승민은 “일본 오키나와 마무리 캠프에 가기 전에 호성이와 밥을 먹기로 했는데 시간이 맞지 않아 만나지 못했다. 하루빨리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삼성은 한국시리즈 3차전까지 2승 1패로 앞서 있다. 12년 만의 정상 탈환까지 남은 승리는 단 두 번. 이승민은 안방에서 우승을 확정하고 싶다는 바람을 숨기지 않았다.
그는 “수원은 너무 멀다.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것도 힘들었다”며 “대구에서 바로 끝내고 편하게 쉬고 싶다. 수원 갈 일 없게 만들겠다”고 힘줘 말했다.
정규시즌부터 가을야구까지 누구보다 바쁘게 마운드를 오르내린 이승민. 지칠 법도 하지만 더 던지고 싶다는 그의 시선은 오직 우승을 향해 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