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인구가 증가하면서 등산스틱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이 하루가 다르게 커지고 있다. 다양한 재질과 구조의 등산스틱이 시중에 판매되고 있음에도 소비자가 합리적으로 제품을 선택하기 위해 필요한 정보는 부족한 상황이다.
한국소비자원(www.kca.go.kr)은 시중에서 판매되고 있는 ‘등산스틱’ 중 두랄루민 재질이면서 손잡이가 일자형인 3단 길이조절 제품(12개 업체 12종)을 대상으로 길이조절부 압축 강도, 손목걸이 하중 강도, 편심하중 강도, 무게, 길이 등을 시험·평가했다.
소비자 설문조사결과, 응답자의 2% 이상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등산스틱 브랜드 12개 중 서울·경기지역 백화점 및 대리점, 인터넷 쇼핑몰을 통해 판매되고 있는 12종을 시험대상으로 선정헸다.
시험·평가 항목 및 방법은 학계, 시험기관, 관련 단체 등의 전문가로 구성된 전문가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결정했다.
길이조절부가 단단히 고정되지 않으면 등산스틱을 짚을 때 폴이 밀려들어가 무게중심을 잃고 넘어질 수 있다. 스틱의 길이조절부를 일정한 힘으로 조인 후 눌렀을 때 폴이 밀려들어가지 않고 어느 정도까지 견딜 수 있는지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를 통해 확인했다.
편심하중 강도가 약하면 등산스틱이 쉽게 휘어져 사용자가 무게중심을 잃고 사고를 당할 수 있다. 소비자가 등산스틱을 짚었을 때 스틱이 휘거나 부러지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등산스틱 중심에서 10㎜ 떨어진 부분에 하중을 가해 편심하중 강도를 측정했다.
산행 중 손목걸이가 쉽게 뜯어지거나 끊어지지 않는지 확인하기 위해 손목걸이 하중강도를 측정했다. 또한 개별 제품에 대해 무게 및 길이를 확인했다.
조사대상제품 12종 중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네파(스피드업 라이트)' 품질이 상대적으로 우수한 편이었다.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제품은 길이조절부 압축강도(3215N), 손목걸이 하중 강도(1715N)가 조사대상 제품 중 가장 컸고, 편심하중 강도는 283N으로 보통 수준이었다. 무게는 246g으로 세 번째로 무거웠고 가격은 1개당 6만 450원(2개 1세트 12만 900원)으로 5번째로 비쌌다.
'네파(스피드업 라이트)' 제품은 가격(4만 8300원/개)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도 손목걸이하중 강도(1455N), 편심하중 강도(304N)가 큰 편이었고,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820N으로 보통 수준이었으며 무게 역시 211g으로 보통이었다. 다만, 해당 제품은 현재 생산이 중단돼 재고 소진 중이다.
'노스페이스(NFN92C03)' '라푸마(AIRLITE II)' '블랙야크(선샤인스틱)' 제품은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제품에 비해 가격은 만 원 정도 더 비싸면서도 길이조절부 압축강도, 편심하중강도, 손목걸이 하중강도 등 핵심 품질측면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졌다.
'노스페이스(NFN92C03)' 제품은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제품에 비해 가격은 9850원 더 비싸면서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약 1/5수준, 편심하중강도는 90% 수준,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약 79%수준에 불과했다.
'블랙야크(선샤인 스틱)' 제품은 '레키(P.소프트라이트 AS)' 제품에 비해 가격은 1만 850원 더 비싸면서 길이조절부 압축강도는 약 30% 수준, 편심하중강도는 90% 수준,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약 66%수준에 불과했다.
'코베아(스톰홀드 3단)' 제품의 경우, 편심하중강도 측면에서 품질이 다소 열등한 측면이 있으나 가격이 3만 7680원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하므로 높낮이가 심한 등산로가 아닌 둘레길 등의 산책용으로는 구매선택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들어 등산스틱의 부러짐, 길이조절부 불량과 같은 등산스틱의 품질에 관한 소비자의 불만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다. 1372 상담센터를 통해 접수된 상담건수는 2011년 13건이었으나 2012년에는 23건으로 증가했다. 이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는 현재 등산스틱과 관련한 안전기준이나 규격이 없다. 소비자원은 소비자의 안전확보를 위해 기술표준원에 관련 기준 제정을 건의할 예정이다.
참고로 일본에서는 제품안전협회가 등산스틱의 안전에 관한 기준을 제정․운영하면서 사업자가 요청할 경우 그 기준을 충족한 제품에 대해 SG마크를 부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번 시험대상이 된 12종의 등산스틱에 대해 일본의 SG기준을 적용해보면, 손목걸이 하중 강도는 전 제품 '기준 이상', 길이조절부 압축하중강도는 '휴몬트(HB-330)'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11개 제품 '기준 이상', 편심하중 강도는 전제품 모두 '기준 이하'가 된다.
우리나라에도 소비자의 안전을 위해 등산스틱과 관련한 안전기준이 마련돼야 할 것이며 등산스틱의 강도 또한 보다 개선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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