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버 기브 업” 선발 최다연패 불명예 위기 몰린 약관의 투수... 글러브에 아로새긴 잔잔한 울림 [최규한의 plog]
OSEN 최규한 기자
발행 2025.06.18 12: 03

네버 기브 업(NEVER GIVE UP). 포기는 없다. 
올 시즌 지독한 불운과 부진에 시달리는 키움 선발투수 김윤하(20)가 글러브에 자신의 각오를 아로새기고 마운드에 올랐다. 프로 2년차, 약관의 나이에 KBO리그 역대 선발투수 최다연패 신기록 위기에도 씩씩하게 그라운드 가장 높은 곳에서 올라 경기를 이끌었다.
1회 힘차게 공을 뿌리는 키움 선발 투수 김윤하.

키움 선발투수 김윤하가 글러브에 아로새긴 '네버 기브 업'

마운드를 내려오며 야수들에게 공을 전하는 김윤하. 또 다시 패전 위기에 몰렸지만 '네버 기브 업'.

1회 선발 투구를 앞두고 모자를 고쳐쓰는 김윤하.

김윤하의 1회 시작은 산뜻했다. SSG 최지훈 정준재 에레디아를 공 9개 삼자범퇴로 마무리했다. 2회도 1사에서 박성한에게 내야 안타를 내줬지만 실점없이 끝냈다. 3회도 1사에서 석정우에게 안타를 내줬지만 2개의 좌익수 뜬공으로 이닝을 정리했다.
4회가 아쉬웠다. 선두타자 에레디아를 상대로 볼넷을 내줬지만 한유섬을 1루수 병살타로 이끌며 2아웃까지 잡아냈다. 하지만 고명준 상대로 안타, 박성한 상대로 볼넷, 이지영 김성욱에게 연속 적시타를 내주며 2실점했다.
5회 김윤하는 선두타자 최지훈에게 볼넷을 내줬으나 정준재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에레디아와 한유섬을 모두 뜬공으로 잡아냈다. 5회까지 85구 2실점으로 나름 잘 버텼다.
0-2 뒤지고 있는 6회에도 마운드에 오른 김윤하. 그는 선두타자 고명준에게 안타를 맞고 박성한을 볼넷으로 내보내 무사 1, 2루 위기에 몰렸다. 이닝을 마칠 때 마다 더그아웃에서 김윤하를 격려하고 조언을 전한 키움 이승호 투수코치가 마운드를 방문해 김윤하를 결국 교체했다. 이 코치도, 포수 김동헌도 패배 위기에 몰린 김윤하와 함께 진한 아쉬움을 삼켰다. 야수들에게 공을 건네며 마운드를 내려가는 김윤하의 표정에 만감이 교차했다.
3회초를 마치고 김윤하와 대화를 나누는 키움 이승호 투수코치.
김윤하도, 포수 김동헌도 아쉬움을 삼킨다.
기나긴 불운과 부진에도 '포기 하지 않고'
외국인투수 1명으로 시즌을 시작한 키움은 김윤하에게 기대를 걸며 3선발 중책을 맡겼다. 하지만 불운과 부진에 빠지며 지난달 23일까지 10경기 등판에 9연패 수렁. 이날(17일)도 김윤하는 5이닝을 소화하며 선발투수로서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역할은 해냈다. 김윤하는 91개의 공을 던지는 동안 직구(42구), 슬라이더(23구), 포크(11구), 커브(9구), 투심(6구)를 구사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7km. 
‘코리안 특급’ 박찬호의 조카로 잘 알려진 김윤하. 공교롭게도 이날 키움 타선은 ‘박찬호 닮은꼴’ 미치 화이트의 호투에 막혀 6회까지 한 점도 내지 못했다. 이후 키움 불펜은 SSG 타선을 버티지 못하며 1-11 패배, 키움 패전 투수는 김윤하가 됐다. 결국 KBO리그 역대 선발투수 최다연패 신기록이 쓰였다. 
이날 패배로 김윤하는 지난해 7월 25일 두산전 승리(7이닝 2피안타 3볼넷 4탈삼진 무실점) 이후 선발 15연패를 기록했다. 선발 투수로 뛰며 근 1년여간 승리를 챙기지 못했다. 본인도, 팀도 너무나 아쉽고 쓰라린 상황. 키움 홍원기 감독도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승리는 타선의 도움도 필요하고 수비의 도움도 필요하다”면서 “중요한 것은 마운드에서 꾸준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다. 너무 승리에 연연하기 보다는 본인의 투구에 집중해주길 바란다”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선발 최다 연패 위기에도, 씩씩하게 공을 뿌리는 김윤하.
포기 하지 않는 20세 투수 김윤하.
2005년생 20세 투수에게 KBO리그 역대 선발투수 최다연패 신기록이라는 불명예 타이틀은 몸과 마음을 짓누르고 두려움에 휩싸이게 한다. 그럼에도 김윤하는, ‘포기 하지 않는다’는 마음을 모두에게 보여주기 위해 글러브에 새기고 그라운드에 나섰다. 올 시즌 구상이 완전히 어그러지며 KBO리그 순위표 맨 마지막에 자리한 키움. 포기하지 않고 팀을 위해 묵묵히 선발 역할을 수행하는 김윤하의 의지가 잔잔한 울림을 준다. / dreamer@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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