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약직의 우선 목표는 정규직 전환이 아니었다. 오러클린이 가장 먼저 외친 단어는 ‘우승’이었다.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 임시 외국인투수 잭 오러클린은 지난 11일 수원KT위즈파크에서 열린 2026 신한 SOL KBO리그 KT 위즈와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1피안타 3볼넷 3탈삼진 무실점 98구 호투를 펼치며 시즌 5승(3패)째를 수확했다. 팀의 8-1 완승 및 3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경기 후 만난 오러클린은 “1피안타 경기를 해서 다행이다. 그런데 내가 잘 던진 게 아니다. 뒤에서 묵묵히 수비해준 팀원들에게 공을 돌리고 싶다. 땅볼, 뜬공을 다 잡아줘서 오늘 이런 좋은 결과가 나왔다”라고 승리 소감을 남겼다.

오러클린은 지난 5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에서 개인 커리어 하이인 삼진 11개를 잡았지만, 5이닝 4실점 패전투수가 됐다. 반면 이날은 삼진이 3개로 급격히 줄었으나 1피안타와 함께 6이닝 무실점 승리를 챙겼다.
오러클린은 “삼진 잡는 걸 좋아하고 재미있지만, KIA전에서 결국 못 이기지 않았나. 팀 승리에 어떻게든 도움이 되는 게 낫다”라는 견해를 밝혔다.
호주 국가대표 출신 오러클린은 지난 3월 부상 이탈한 맷 매닝의 대체 외국인투수로 삼성맨이 됐다. 6주 5만 달러(약 7500만 원)에 KBO리그 커리어를 열었는데 기대 이상의 기량을 뽐내며 연장 계약을 두 차례나 성사시켰다. 4월 말 3만 달러(약 4500만 원), 5월 말 10만 달러(약 1억5000만 원) 조건에 사인하면서 오는 7월 16일까지 동행을 연장했다.
오러클린은 “매 경기 집중하면서 안정적인 투구를 펼쳐야 좋은 결과가 나오고, 그 좋은 퍼포먼스로 인해 계약이 연장된다. 연장 계약은 내게 큰 동기부여가 된다”라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외국인투수는 첫 단추를 잘 꿰더라도 상대 팀들의 현미경 분석이라는 암초를 만나기 마련이다. 상대의 약점 공략을 넘어서야 비로소 KBO리그 적응을 마쳤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런데 오러클린은 4월 월간 평균자책점 3.70을 시작으로 5월 3.49, 6월 3.27로 투구가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비결을 묻자 “최대한 경기 플랜에 집중하려고 노력한다. 결과가 안 좋아도 긍정적인 부분을 생각하면서 그 다음 경기를 준비한다. 팀에서 실수가 발생하거나 내가 컨트롤 할 수 없는 부분에 의해 승리를 못 하면 어쩔 수 없는 것이다. 그게 야구다. 내가 할 수 있는 일만 생각하면서 앞으로 나아가면 분명 괜찮아진다”라는 야구철학을 드러냈다.
오러클린에게 끝으로 남은 시즌 KBO리그에서 이루고 싶은 목표를 물었다. 정규직 전환이라는 단어가 나올 줄 알았으나 그는 “삼성에서 뛰면서 우승을 정말 해보고 싶다. 삼성에 멋진 팬들이 정말 많고, 삼성에서 뛰는 게 정말 재미있다. 우승을 목표로 한 번 달려보겠다”라고 남다른 팀퍼스트 정신을 뽐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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