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비상 마녀사냥' 옌스 못 뛰자 설영우 공격? 월드컵 과몰입이 만든 씁쓸한 현실[몬테레이 ON!]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26.06.24 19: 15

마녀사냥이다. 일부 팬들의 분노가 특정 선수에게 집중되면서 비판을 넘어선 공격으로 번지고 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대한민국 축구대표팀은 지난 19일(이하 한국시간) 멕시코 과달라하라 에스타디오 과달라하라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멕시코에 0-1로 패했다.
한국은 개최국 멕시코를 상대로 밀리지 않는 경기를 펼쳤다. 하지만 후반 5분 나온 실점이 끝내 승부를 갈랐다. 골키퍼 김승규와 수비진의 소통 과정에서 나온 실수가 실점으로 연결됐고 한국은 끝내 만회골을 만들지 못했다.

대한민국 홍명보 감독-설영우 2026.06.14 /sunday@osen.co.kr

패배의 충격은 경기 종료 후에도 이어졌다.
일부 팬들은 경기 내용을 냉정하게 분석하기보다 패배의 책임을 특정 선수에게 돌리는 이른바 '범인 찾기'에 나섰다. 그 중심에는 설영우가 있었다.
설영우는 멕시코전에서 왼쪽 윙백으로 선발 출전했다.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했지만 기대했던 만큼의 장면을 만들지는 못했다. 경기력에 대한 평가는 충분히 나올 수 있다. 국가대표 선수라면 비판도 감수해야 한다.
하지만 선을 완전히 넘었다. 설영우의 개인 SNS에는 경기력 평가와는 거리가 먼 댓글들이 쏟아졌다. 국가대표 자격을 부정하거나 인신공격성 발언을 남기는 사례가 이어졌다. 심지어 부상을 언급하는 악성 댓글까지 등장했다.
비판과 비난은 다르다. 경기력에 대한 지적은 가능하지만 선수 개인에 대한 공격이나 저주는 스포츠가 추구하는 가치와 거리가 멀다. 더욱이 설영우 혼자만의 문제로 멕시코전 결과를 설명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이번 논란의 배경에는 옌스 카스트로프를 향한 기대감도 자리하고 있다.
한국 최초의 혼혈 국가대표인 옌스는 이번 월드컵을 앞두고 큰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체코전과 멕시코전 모두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일부 팬들은 옌스의 출전을 원했고, 자연스럽게 같은 포지션에서 뛰는 설영우에게 불만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대한민국 설영우 2026.06.19 /sunday@osen.co.kr
하지만 출전 여부는 철저히 감독의 선택이다. 선수는 주어진 역할을 수행할 뿐이다. 설영우가 옌스 대신 자신을 출전시킨 것도 아니다.
월드컵은 가장 큰 축구 축제다. 동시에 감정이 극단으로 치닫기 쉬운 무대이기도 하다. 승리하면 영웅이 탄생하고 패배하면 희생양을 찾는다.
하지만 대표팀은 특정 선수 한 명이 만드는 팀이 아니다. 승리도 함께 만들고 패배도 함께 감당해야 한다. / 10bird@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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