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축구 역사에 남을 치욕의 날이다. 홍명보호의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가나는 28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필라델피아의 필라델피아 스타디(링컨 파이낸셜 필드)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L조 3차전에서 크로아티아에 1-2로 패했다.
뒤이어 우즈베키스탄 역시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K조 조별리그 최종 3차전에서 콩고민주공화국에 1-3으로 역전패했다. 전반 10분 엘도르 쇼무로도프의 선제골로 앞서 나가며 한국에 희망을 안겼지만, 후반 들어 급격히 무너지고 말았다.


이로써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한국 대표팀이 32강에 진출할 수 있는 경우의 수는 완전히 사라졌다. 가나와 콩고민주공화국이 나란히 승점 4로 각 조에서 3위를 차지하면서 와일드카드 경쟁에서 한국을 제쳤기 때문.

이번 대회는 사상 최초로 48개국 체제로 확대돼 치러지기에 각 조 3위 중 성적이 좋은 8개 팀도 32강행 티켓을 손에 넣는다. 조별리그에서 탈락하는 팀은 16개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32강 토너먼트에 한국의 자리는 없었다.
1승 2패, 승점 3, 골득실 -1로 조별리그를 마친 한국은 G조 3위 이란(승점 3, 골득실 0)에도 밀리면서 조 3위 간 경쟁에서 9위까지 추락했다. 남은 알제리와 오스트리아 경기 결과와 별개로 탈락이 확정된 것. 한국으로선 일단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의 발목을 잡아준 뒤 알제리가 밀려나길 기대해야 했지만, 선행 조건부터 무너지고 말았다.
물론 모두 한국 축구가 자초한 결과다. 한국은 지난 25일 멕시코 누에보레온주 과달루페의 몬테레이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A조 최종 3차전에서 남아프리카공화국에 0-1로 패했다.
무승부만 거둬도 32강 직행 확정이 가능했지만, 결과는 충격적인 패배였다. 한국은 후반 18분 타펠로 마세코에게 결승골을 내줬고, 끝내 동점을 만들지 못했다. 그 결과 다른 조의 남은 경기들을 초조히 지켜봐야 하는 처지가 됐다. 반면 남아공은 모두의 예상을 깨고, 한국을 무너뜨리며 역사상 첫 조별리그 통과에 성공했다.

사실 남아공전 패배에도 불구하고 한국의 희망은 남아 있었다. 1차전에서 체코를 꺾으며 승점 3점을 획득한 데다가 골득실이 -1로 낮지 않은 편이었기 때문. 축구 통계 매체 '옵타'는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을 87.76%로 계산했다.
그러나 이후 독일이 에콰도르에 1-2로 역전패하고, 일본-스웨덴 무승부에 이어 호주와 파라과이도 0-0로 비기는 등 불리한 경우의 수만 적중했다. 이집트도 이란과 1-1 무승부에 그치면서 이란이 승점 3, 골득실 0으로 조 3위 간 경쟁에서 한국을 제치게 됐다.
28일 오전 크로아티와 가나의 경기가 끝난 뒤 한국의 32강 진출 확률은 17.84%까지 떨어졌다. 조 3위 12개 팀 중 10위까지 내려앉았다. 한국으로선 남은 K조와 J조 경기에서 오스트리아가 이기거나 알제리의 2골 차 승리, 우즈베키스탄의 5골 차 미만 승리 혹은 무승부가 이뤄져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 J조 경기까지 갈 필요도 없었다. 우즈베키스탄이 콩고민주공화국에 역전패하면서 알제리의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 한국의 생존은 불가능해졌다. 남아공을 상대로 졸전을 펼치며 무릎 꿇은 끝에 32개국 체제도 아닌 48개국 체제에서 조별리그 탈락. 부끄럽지만, 손흥민·이강인·김민재·이재성 등 세계적인 선수들을 지닌 한국 축구의 현주소다.
/finekosh@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