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을 팔아 69초…맥그리거 복귀전은 경기 아닌 ‘추억 장사’ 참사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2 15: 34

UFC가 다섯 해 동안 키운 예고편은 1분 9초짜리 본편으로 끝났다. 코너 맥그리거의 복귀전은 부활도 복수도 아닌, 이름값만 남긴 메인이벤트 참사였다.
맥그리거는 12일(한국시간)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티모바일 아레나에서 열린 UFC 329 웰터급 메인이벤트에서 맥스 할로웨이에게 1라운드 1분 9초 TKO로 패했다. 5년 만의 옥타곤 복귀는 69초 만에 끝났다.
공이 울리자 맥그리거는 점프 돌려차기를 던졌다. 공격보다 착지가 문제였다. 오른발이 바닥에 닿는 순간 오른쪽 무릎이 꺾였고 그대로 주저앉았다. 할로웨이는 위에서 파운딩을 시도했지만 상대 상태가 이상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거리를 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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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는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한 발도 제대로 딛지 못했다. 균형을 잡으려다 다시 무너졌고 결국 다리를 붙잡았다. 심판은 더 이상 경기를 이어갈 수 없다고 판단했다. 할로웨이의 주먹보다 맥그리거의 착지가 먼저 승부를 끝냈다.
라스베이거스 관중석에서는 야유가 터졌다. 맥그리거는 경기 후 인터뷰도 하지 못한 채 코너의 부축을 받아 옥타곤을 빠져나갔다. 화려했던 입장보다 퇴장이 빨랐다. 남은 장면은 침묵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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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뒤 남은 한 줄도 잔인했다. 이슬람 마카체프는 “코너가 코너를 이겼다”고 적었다. 조롱처럼 들리지만 69초를 가장 정확하게 압축한 문장이었다. 할로웨이는 이겼지만 맥그리거를 꺾었다는 감각조차 얻지 못했다.
맥그리거는 부상 상태로 출전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훈련과 경기 직전까지 킥을 문제없이 찼고 부상은 갑자기 찾아왔다고 밝혔다. 현재 오른쪽 전방십자인대 파열이 의심되지만 정확한 상태는 자기공명영상 검사 뒤 결정된다.
기막힌 악연이다. 맥그리거는 2013년 할로웨이와 첫 경기에서도 왼쪽 전방십자인대를 다쳤다. 당시에는 판정승을 거두고 11개월 만에 돌아왔다. 2021년 더스틴 포이리에와 3차전에서는 왼쪽 다리가 부러졌고, 이번에는 반대쪽 무릎이 무너졌다.
부상 자체는 웃을 일이 아니다. 비판받아야 할 대상은 37세 선수가 고통 속에 쓰러진 장면이 아니라, 69초짜리 위험을 5년짜리 신화로 포장한 UFC의 선택이다.
맥그리거의 마지막 승리는 2020년 1월 도널드 세로니전이다. 이후 포이리에에게 두 차례 패했고 2024년 마이클 챈들러전은 발가락 부상으로 취소됐다. 검사 소재지 보고 의무 위반에 따른 18개월 출전 정지도 올해 3월에야 끝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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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선수를 UFC는 인터내셔널 파이트 위크의 메인이벤트에 올렸다. 현재의 경기력보다 과거의 명성, 랭킹보다 검색량, 경쟁보다 호기심을 택했다. 맥그리거가 들어오는 순간부터 이번 대회는 스포츠보다 복귀 쇼에 가까웠다.
물론 돌발 부상까지 흥행사가 예측할 수는 없다. 그러나 5년 공백과 반복된 하체 부상, 30대 후반의 나이를 모두 알고도 카드 전체를 한 사람의 이름에 걸었다. 데이나 화이트조차 경기 뒤 5년 공백은 이 종목에서 가혹하다고 인정했다. 그 가혹함을 알면서도 가장 큰 무대의 마지막 순서를 맡긴 쪽도 UFC였다.
할로웨이도 피해자가 됐다. 13년 전 패배를 갚기 위해 준비했지만 제대로 된 공방 한 번 없이 승자가 됐다. 그는 상태가 이상한 맥그리거를 계속 공격하려 하지 않았고 심판에게 중단을 요구했다. 승리 기록은 남았지만 복수의 내용은 비었다.
그런데도 벌써 3차전 이야기가 나온다. 부상이 낫고 다시 붙으면 된다는 계산이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다음 상품부터 꺼내는 모습까지 UFC답다. 첫 번째 추억을 13년 뒤 다시 팔았고, 실패한 재대결마저 세 번째 결제로 바꾸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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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그리거는 한때 조제 알도를 13초 만에 쓰러뜨리고 UFC 최초의 두 체급 동시 챔피언이 됐다. 지금은 6년 넘게 승리가 없고 3연패에 빠졌다. UFC는 여전히 과거의 맥그리거를 현재형으로 판매하지만 옥타곤의 시간은 홍보 영상처럼 되감기지 않는다.
38번째 생일을 이틀 앞둔 맥그리거는 MRI 결과를 기다린다. UFC도 답을 내야 한다. ‘노토리어스’는 아직 표를 팔 수 있다. 그러나 69초짜리 참사가 남긴 결론은 선명하다. 흥행력이 곧 메인이벤트 자격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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