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 맞았다” vs “센서 반응 0”…마이애미 뒤집은 벨링엄 동점골 논란
OSEN 이인환 기자
발행 2026.07.13 05: 48

마이애미 상공에서 뚝 떨어진 공 하나가 월드컵 8강을 ‘케이블게이트’에 빠뜨렸다.
잉글랜드는 12일 오전 6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 가든스의 마이애미 스타디움(하드록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8강전에서 노르웨이를 연장 끝에 2-1로 꺾었다. 주드 벨링엄이 동점골과 결승골을 모두 넣었다. 첫 골 직전 공이 경기장 상공의 카메라 케이블을 맞았는지를 두고 양 팀의 주장이 갈렸다.
노르웨이가 먼저 앞섰다. 전반 36분 안드레아스 셸데루프가 잉글랜드 골문을 열었다. 마르틴 외데고르가 중원에서 공격 방향을 바꿨고, 노르웨이는 잉글랜드 수비가 정렬되기 전에 슈팅까지 연결했다.

잉글랜드는 공을 오래 잡고도 노르웨이의 압박을 쉽게 벗어나지 못했다. 엘링 홀란은 최전방에서 잉글랜드 센터백의 패스 길을 막았고 외데고르와 산데르 베르게가 뒤를 받쳤다. 잉글랜드의 패스 속도가 떨어질 때마다 노르웨이가 공을 빼앗아 전진했다.
논란의 장면은 전반 추가시간에 나왔다. 노르웨이 골키퍼 외르얀 뉠란이 길게 찬 골킥이 높이 떠올랐다. 정상적인 포물선을 그리던 공은 중간에서 갑자기 아래로 떨어졌다. 경기장 상공에는 로봇 카메라를 움직이는 케이블이 설치돼 있었다.
잉글랜드가 떨어진 공을 잡았다. 엘리엇 앤더슨을 거쳐 앤서니 고든에게 연결됐고, 고든의 패스를 받은 벨링엄이 안쪽으로 파고들었다. 벨링엄은 수비수를 앞에 두고 오른발로 골문을 열었다. 전광판에는 1-1이 찍혔다.
노르웨이 선수들은 골이 들어간 직후 상공을 가리켰다. 벤치에서도 같은 손짓이 나왔다. 공이 케이블을 맞아 갑자기 떨어졌고 그 지점에서 잉글랜드의 공격이 시작됐다는 주장이었다. 스톨레 솔바켄 감독은 전반 종료 뒤 주심 클레망 튀르팽에게 다가가 항의했다.
경기 규칙은 공이 경기장 위의 외부 물체나 장비에 닿으면 경기를 중단하도록 한다. 케이블 접촉이 확인됐다면 골킥 이후의 공격은 사라지고 드롭볼로 다시 시작해야 했다. 벨링엄의 동점골도 인정될 수 없었다.
심판진은 경기 중 접촉을 확인하지 못했다. 느린 화면에는 공이 케이블 부근을 통과한 뒤 빠르게 낙하하는 모습이 잡혔지만, 케이블에 닿는 순간이 선명하게 찍히지는 않았다. 비디오 판독실도 득점을 취소할 만한 장면을 찾지 못했다.
FIFA는 경기 뒤 공 내부에 장착된 센서 자료를 공개하며 노르웨이의 주장을 반박했다. 공이 외부 물체와 충돌하면 연결구 센서에 이른바 ‘공의 심장박동’과 같은 뚜렷한 파형이 남는다. 벨링엄의 동점골로 이어진 골킥에서는 충격을 나타내는 신호가 나오지 않았다.
솔바켄 감독은 물러서지 않았다. 선수와 코치들이 벤치 앞에서 공이 갑자기 떨어지는 모습을 직접 봤고 궤적도 분명히 달라졌다는 입장이었다. FIFA는 센서를 내밀었고 노르웨이는 눈앞에서 본 공의 움직임을 내밀었다.
토마스 투헬 잉글랜드 감독은 공 내부 장치가 아주 작은 접촉까지 감지할 수 있다며 FIFA의 설명에 힘을 실었다. 노르웨이 벤치는 센서가 모든 접촉을 잡아낸다는 보장이 있느냐고 맞섰다. 영상과 데이터가 서로 다른 인상을 남겼다.
경기는 1-1로 연장에 들어갔다. 잉글랜드는 정규시간 동안 노르웨이의 밀집 수비와 역습에 고전했다. 홀란의 침투를 막는 데 수비 숫자를 많이 썼고 공을 되찾은 뒤 공격 전환도 늦었다.
벨링엄은 연장 전반 3분 다시 골문 앞에 섰다. 모건 로저스가 때린 슈팅을 뉠란이 완전히 처리하지 못했다. 벨링엄은 수비수보다 먼저 흘러나온 공에 발을 대 2-1을 만들었다. 첫 골은 케이블 논란에 묶였지만 두 번째 골에는 다른 설명이 필요하지 않았다.
노르웨이는 남은 시간 홀란과 외데고르를 중심으로 동점골을 노렸다. 잉글랜드는 수비 숫자를 늘리고 페널티지역 안을 잠갔다. 마이애미의 무더위 속에서 120분을 버틴 잉글랜드가 마지막 휘슬까지 한 골 차를 지켰다.
승리는 잉글랜드의 것이었다. 논쟁은 노르웨이 쪽에 남았다. 경기장 장비가 실제로 공을 건드렸다면 심판이 경기를 중단했어야 한다. 센서 자료가 맞다면 공은 케이블 바로 옆을 지나면서 바람이나 회전에 의해 급격하게 떨어진 셈이다.
이번 월드컵은 반자동 오프사이드와 연결구 센서, 확대된 비디오 판독 규정을 사용하고 있다. 기술은 심판의 눈을 보완하기 위해 들어왔다. 마이애미에서는 경기를 촬영하기 위한 케이블과 판정을 돕는 공 내부 센서가 서로 다른 논쟁의 중심에 섰다.
/mcadoo@osen.co.kr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