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말 떠나기 싫은데 슬프다".
KIA 타이거즈와 한화 이글스가 23일 광주경기를 마치고 맞트레이드를 전격 단행했다. KIA는 우완 베테랑 불펜요원 이형범을 내놓았고 한화는 베테랑 내야수 하주석을 건넸다. 32살 동갑이다. 한화는 풍부한 경험을 갖춘 불펜보강, KIA는 역시 풍부한 경험을 갖춘 내야수를 얻었다. 윈윈 가능성이 있다.
KIA를 떠나는 이형범은 네 번째 팀에서 새로운 야구인생을 펼치게 됐다. 2012년 NC 다이노스에 입단해 두산 베어스를 거쳐 KIA로 이적했다. 두산에서는 최고의 성적을 올렸지만 다시 내리막길을 걸었다. 2023시즌을 마치고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IA 유니폼을 입었다. 화순고 출신으로 평소 동경해온 프랜차이즈 팀이었으니 애착이 컸다.

트레이드는 이날 경기도중 성사됐다. 원래 이범호 감독이 내야보강을 위해 트레이드를 요청했고 한화와 이틀동안 논의를 했다. KIA는 하주석을 원했고 카드를 맞추면서 한화는 이형범을 선택했다. 한화는 올해 이형범의 활약을 눈여겨보고 있었다. 추격조로 19경기에 멀티이닝까지 소화하면서 평균 자책점 3.00을 기록했다.

필승조 불펜이 크게 흔들리는 상황에서 큰 힘을 될 수 있는 카드이다. 김경문 감독은 "하주석 선수가 KIA로 팀을 옮겼는데 앞으로 좋은 활약하길 바란다. 경험 많은 고참선수인 이형범 선수가 오는 만큼 젊은 선수들이 많은 팀 분위기에 많은 도움을 주길 바란다"며 활약을 기대했다.
이형범은 경기 직후 트레이드 소식을 들었다. 심재학 단장이 직접 더그아웃으로 내려가 트레이드 사실을 알렸다. 전혀 모르고 있던 이형범은 깜짝 놀렸다. 이적 3년 만에 팀에 완전히 적응했고 동료들과 정도 쌓았다. 올해 활약도도 높아지면서 비로소 제몫을 하기 시작해 야구하는 재미도 쏠쏠했다. 갑작스러운 트레이드 소식은 충격 그 자체였다.
그래도 어쩔 수 없는 운명이었다. 받아들일 수 밖에 없었다. 양현종 등 동료 선수들과 그라운드에 나와 함께 포옹하고 사진도 찍으며 짧은 석별의 시간을 가졌다. 취재진과 인터뷰에 응하는 이형범의 눈은 벌겋게 충혈되어 있었다. 떠나는게 너무 아쉬운 마음이 그렁그렁 담겨있었다.


"전혀 예상 못했다.선수들에게 전체 인사할 때 조금 슬펐다. KIA에서 자리를 잡나 싶었는데 떠나기가 그렇더라. 정도 많이 들었고 워낙 친한 사람들도 많이 생겼다. KIA는 정도 많고 끈끈했다. 그래서 떠나기 싫은 팀이었다. 여기서 더 잘하고 싶었다. 올해 잘하게 됐는데 가게되어 아쉽다"며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시라카와가 많이 울더라. 마음이 여린가보다. 나도 마음이 좀 그랬다"며 웃었다. 그러면서도 마음을 다잡고 "야구판은 어쩔 수 없다. 이왕 가게된 것 한화에서 마음 굳게 먹고 잘하겠다. 한화에서 좋게 평가해주셔서 나를 찾았다. 가서 기회 잘 잡아보겠다. 한화를 위해 던지겠다"며 다부진 각오를 드러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