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홍윤표 선임기자] 『붉은져고리(원제)』는 춘원 이광수, 벽초 홍명희와 더불어 조선의 3대 천재로 불리는 육당 최남선이 펴낸 잡지다. 최남선은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잡지 『소년』(1908년 창간)을 비롯해 『붉은저고리』(1913년), 『아이들 보이』(1913년), 『새별』(1913년), 『청춘』(1914년)을 잇달아 펴내 한국 근대문학 여명기를 살찌웠다.
‘근대의 서지 탐구’의 독보적인 존재인 반년간지 『근대서지』(근대서지학회, 회장 오영식)가 최근 발행한 2016 상반기호(통권 제33호)에서 ‘문학서적을 중심으로 살펴본 근대문헌의 가치’ 시리즈 제4편을 다루면서 잡지의 ‘시장 가치’를 실증한 것은 자못 흥미롭다.
그 글에 따르면 한국잡지의 역사는 『친목회회보』(1896.02)나 『대조선독립협회보』(1896.11) 가운데 어느 것을 효시로 잡더라도 130년을 헤아리게 됐다. “130년은 한국근대출판의 역사와 크게 다르지 않다”고 전제한 글은 “잡지는 문학자료의 고향일 뿐 아니라 풍속사, 미시사(微視史)의 원천이며 출판 미술의 보고”라고 규정했다.

이런 이유로 개인은 물론 문학관이나 박물관, 연구소 등에서 백방으로 잡지를 구하고 있어 시장평가가 크게 높아지고 있다는 평가다. 『근대서지』가 그동안 시집, 소설책, 수필‧평론‧희곡집에 이어 잡지의 실제 시장 가치를 확인해본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이번에 『근대서지』가 『붉은저고리』를 표지로 내건 것은 그 잡지가 좀체 찾아보기 어려운 희귀본이기 때문이다. 반월간으로 통권 12호를 발행한 『붉은저고리』는 그동안 시장에서 유통된 적이 없었는데, 지난봄 경매에서 창간호가 2000만 원에 거래됐다. 『아이들보이』 역시 창간호가 얼마 전 경매에서 2700만 원에 낙찰됐다.
옛 잡지가 고서 시장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것은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일 것이다.
‘문학서적을 중심으로 살펴본 근대문헌의 가치④’는 ‘제1기(1896-1910): 잡지의 출현과 구한말 학회지 시기, 제2기(1910-1919): 무단통치기의 잡지, 제3기(1919-1929): 삼일운동 이후 본격적인 잡지의 시작, 제4기(1929-1945) 신문사 잡지와 암흑기 잡지들, 제5기(1945-) 해방 이후의 잡지들’로 시대를 구분, 그 시기의 대표적인 잡지들을 망라해 실제 시장에서 거래된 가격으로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잡지의 의미와 가치를 따져보고 있다.
우리나라 문예동인지의 효시로 꼽히는 『창조』(1919년)와 『폐허』(1920년), 『백조』(1922년) 등 세칭 3대 문학동인지는 심하게 말하면 부르는 게 값으로 ‘헌책 시장에서 만나기 힘든 보물’이다. 필자에 따르면 “『창조』는 오프라인에서 본 기억이 없고, 동경에서 나온 『창조』(총 9책)보다 『폐허』(총 2책)나 『백조』(총 3책)가 더 귀하다.”
『폐허』는 2호(폐간호)가 무려 2620만 원에 거래된 적이 있고, 『백조』 2호도 771만 원에 경매에서 낙찰됐다.
이처럼 옛 잡지는 원체 귀해 보통 수백만 원에서 수천만 원까지 시장에서 유통된다.

오영식 근대서지학회 회장은 “몇 군데 경매시장과 인터넷 고서점의 거래 실적을 바탕으로, 그나마 부분적인 자료를 갖고 130년 역사의 한국 잡지에 대한 전체적인 조망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라고 토로했다. 그에 덧붙여 “앞의 글에서도 여러 차례 밝혔듯 시장의 평가라는 것은 ‘현장성(그때 당시 그곳의 상황)’에 크게 좌우되는 것이니 절대로 ‘만고불변’의 것으로 착각하면 안 될 일”이라고 조언했다.

“『근대서지』는 책에 관한 책이다. 처음(화보)부터 끝(영인)까지 모두 책에 관한 내용이지만 특히 출판 서지 분야가 대표적”이라고 자부한다. 『근대서지』 2026 상반기호에는 특히 자료의 영인에 더욱 힘을 기울여 권말부록 격으로 『조선동화』(1924) 제1, 2집과 『신문화』 제1집(1951), 『세계미담집』(1928?), 『조선동요신곡집』(1932) 등을 150쪽에 걸쳐 영인, 수록했다.
이미지 제공=근대서지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