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39, 인터 마이애미)를 울릴 뻔했던 로페스 카브랄(24, 트라브존스포르)의 환상적인 득점포가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최고의 골로 뽑히는 영예를 누렸다.
FIFA는 28일(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카브랄이 대회 최고의 골을 수상했다. 그가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32강 아르헨티나전에서 터뜨린 환상적인 골이 '2026 FIFA 북중미 월드컵 현대 골 오브 더 토너먼트'로 선정됐다"고 발표했다.
네덜란드 로테르담 출신인 카브랄은 인구 52만 명의 소국인 카보베르데를 대표해 이번 월드컵 무대를 누볐다. 그는 왼쪽 수비를 책임지며 카보베르데의 32강 진출에 힘을 보탰다. 카보베르데는 조별리그에서 '무적 함대' 스페인과 0-0, 우루과이와 2-2, 사우디아라비아와 0-0 무승부를 거두며 조 2위로 토너먼트에 올랐다.

카보베르데의 32강 상대는 '디펜딩 챔피언' 아르헨티나였다. 그리고 카브랄은 이 경기에서 오른발 슈팅 한 방으로 자신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다. 그는 마이애미 스타디움을 가득 메운 6만5000여 관중 앞에서 알렉시스 맥 알리스터를 절묘하게 제친 뒤 골키퍼 에밀리아노 마르티네스 골키퍼가 손쓸 수 없는 골대 상단 구석으로 공을 감아차 넣었다.

그 덕분에 카보베르데는 연장전 스코어를 2-2로 만들며 메시의 아르헨티나를 턱끝까지 위협했다. 다만 이변을 완성할 순 없었다. 카보베르데는 카브랄의 강력한 감아차기 슈팅으로 동점을 만들었지만, 연장 후반 터진 디네이의 자책골로 패하며 탈락을 피하지 못했다.
그럼에도 자랑스럽게 월드컵 무대에서 퇴장한 카브랄. 그는 경기 후 "상대를 제친 순간 공간이 보였다. 그래서 '한번 때려보자'고 생각했다"며 "나는 양발 슈팅이 모두 좋은 편이다. 공간이 보였고 골대 상단을 노렸다. 그쪽을 향해 정확하게 찼다"고 자신의 골을 되돌아봤다.
또한 카브랄은 "공이 골대 상단으로 날아가는 걸 보는 순간 '내가 방금 무슨 짓을 한 거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믿을 수가 없었다. 팀 동료들을 바라보니 모두가 머리를 감싸 쥐고 소리를 지르며 기뻐하고 있었다"며 "나도 아무 생각 없이 달리기 시작했다. 그제서야 월드컵에서 엄청난 골을 넣었다는 사실이 실감났다"고 밝혔다.
득점한 카브랄이 달려간 곳은 어머니와 여자친구가 있는 관중석이었다. 그는 "모두가 월드컵에서 골을 넣는 것을 꿈꾸지만, 이런 방식으로, 이렇게 큰 무대에서, 이런 강팀을 상대로 넣는 건 정말 놀랍고 행복했다"며 "달려가 보니 어머니는 울고 계셨고, 내가 바로 앞에 있는지도 모르셨다. 충격으로 기절하셔서 주변 사람들 모두가 어머니를 돌보고 계셨다"고 말했다.

그리고 월드컵 최고의 골까지 수상한 카브랄. 그는 후보에 오른 엘도르 쇼무로도프(우즈베키스탄), 윌손 이지도르(프랑스)를 제치고 팬들의 가장 많은 선택을 받았다. 그 덕분에 카브랄은 또 다른 프랑스 풀백인 뱅자맹 파바르에 이어 이 상을 받은 두 번째 수비수가 됐다.
FIFA에 따르면 브라질과 레알 마드리드의 전설적인 풀백 마르셀루도 카브랄에게 표를 던졌다. 카브랄은 "경기가 끝난 뒤 마르셀루에게 메시지가 왔다. 그는 내 가장 큰 우상 중 한 명이다. 항상 존경해 왔다"며 "그는 내 골을 대회 최고의 골로 투표했다고 했다. 난 '정말 감사하다. 어떻게 감사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너무 영광이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그는 '네 경기를 보는 건 즐거웠다. 정말 좋은 선수다'라고 했다. 정말 믿을 수 없었다. 말문이 막혔다"고 기뻐했다.
FIFA 역시 "카브랄의 축구 인생도 믿기 어려울 만큼 극적이었다. 불과 3년 전만 해도 그는 독일 5부리그에서 뛰었고, 쓰레기봉투를 임시 커튼으로 사용할 정도로 어려운 생활을 했다. 그의 '인생 역전' 이야기는 이제 축구계에서 가장 권위 있는 개인상 가운데 하나를 수상하는 것으로 완성됐다"고 헌사를 바쳤다.
한편 카브랄은 소셜 미디어를 통해 다시 한번 감사인사를 남겼다. 그는 "월드컵을 앞두고 이 대회에서 골을 넣는 것이 내 꿈이라고 말한 적 있다. 하지만 대회가 끝났을 때 내 골이 최고의 골로 선정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며 "이건 내 여정에서 또 하나의 단계일 뿐이다. 앞으로도 계속 열심히 노력하고, 더 많은 골을 넣고, 더 많은 것을 이루며, 카보베르데를 자랑스럽게 대표하겠다고 약속드린다. 1%의 가능성. 99%의 믿음"이라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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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ESPN, 카브랄 소셜 미디어.